국정원의 ‘박원순 제압’ 불법 정치공작 의혹
…조중동·MBC, 왜 침묵하나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치적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여당과 정부기관 등을 총동원하는 해야 한다는 문건이 폭로됐다. 14일 한겨레신문은 ‘서울시장의 좌편향 시정운영 실태 및 대응방향’이라는 문건에 “박원순 서울 시장이 취임 이후 세금급식 확대, 시립대 등록금 대폭 인하 등 좌편향․독선적 시정운영을 통해 민심을 오도, 국정 안정을 저해함은 물론 야세 확산의 기반을 제공하고 있어 면밀한 제어방안 강구긴요”라고 적혀있다면서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관련 예산 집행실태 철저 점검”, “여당 소속 시의원들에 시 예산안에 대한 철저한 심의 독려”등 헌법기관을 활용한 정치공작 차원의 대응방향이 제시돼있다고 보도했다. 문건에는 ‘학부모단체를 통해 무상급식 문제를 공론화’해야 한다거나, “박 시장에 대한 불만 여론이 어느 정도 형성될 때까지 자료를 축적해, 적기에 터뜨려 제압하는 등 단계적․전략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지시하고 있어 ‘정치공작’시도도 나타났다.
15일 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이 문건에 대해 “국정원이 작성한 문서가 확실하다는 전․현직 직원들 의견을 토대로 볼 때 실제 국정원 문건일 가능성이 높다”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로 국정원 국익전략실에서 작성됐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한겨레신문도 “문건 작성 형식이나 글씨체, 약물 등이 국정원 문건과 유사하고 문건 내용대로 실행된 정황도 적지 않(한겨레, 사설/5.15)”다며 국정원이 해당 문건을 작성했을 것이라 추정했다.
국정원이 ‘야세 확산의 기반’이 되고 있다는 이유로 박 시장의 정책과 행보를 정부기관등을 동원해 공격해 온 것이 사실이라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이어 또 하나의 심각한 국기문란 사건이다. 이른바 ‘박원순 제압 문건’의 작성 시기가 박 시장 당선 한 달 뒤인 2011년 11월인 것을 고려해볼 때 국정원이 대선 때 뿐만 아니라 상시적으로 ‘야세 확산’을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해왔음이 확인되는 것이다. 이는 국정원이 특정세력의 정권연장과 이해를 위한 도구로 전락한 것으로 국정원의 근간이 흔들리는 일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조중동과 공영방송 MBC는 이 사건을 아예 보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 검찰의 철저한 조사로 문건 작성의 주체와 실행여부가 반드시 규명돼야 함에도 이를 국민들에게 알려 공론화시키기보다는 은폐하는데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한 구체적 증거들이 드러날 때에도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않았다.
사실을 전달하고, 권력 남용에 대한 견제․감시를 하는 것이 언론 본연의 역할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 국정원의 행위를 감싸거나 감추는 것은 역할을 방기한 것을 넘어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이다. 정권 비호에만 눈이 멀어 기본적인 역할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끝>
2013년 5월 1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