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MBC 이상호 기자 해고에 대한 논평(2013.1.16)
등록 2013.09.2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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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은 MBC에서 벌어지고 있는 언론인 학살을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
 
 

MBC가 어제(15일) 이상호 기자에게 최종 해고통보를 했다. 이 기자가 지난해 12월 18일 ‘MBC가 북한의 김정남 씨 인터뷰를 추진하고 있다’는 허위사실을 트위터에 올려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고, 팟캐스트 발뉴스를 진행하여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를 들어 이 기자를 해고한 것이다.

사측은 이 기자에 대한 징계를 정당화하기 위해 ‘방콕 특파원인 허무호 기자가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 있다는 소문이 있어 확인했을 뿐 김정남을 만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허무호 기자는 1월 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말레이시아에서 김정남 씨를 5분간 만났다고 시인했다. ‘MBC가 김정남과의 인터뷰를 추진하고 있다’는 이 기자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이상호 기자가 대선을 앞두고 MBC가 김정남과의 인터뷰를 추진한 사실을 알린 행위는 공익을 위한 사실공표에 해당한다. 이는 ‘회사의 명예실추’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행위이자, 저널리스트로서 감당해야할 당연한 책무를 이행한 공익적 행위이다. 발뉴스의 제작과 진행 역시 ‘품위유지 위반’과 무관한 공익적 행위이다.

이 기자에 대한 해고는 헌법의 가치를 파괴하는 ‘언론자유 탄압’이자, 법치를 비웃는 ‘불법해고’이다. 정권에 불리한 사실을 말하는 기자의 입을 막고, 목을 죄고, 거리로 내쫒는 행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이미 일상화된 일이고, 낙하산 사장의 척결과 방송의 독립성·공정성 보장이 뒷전인 한 박근혜 정부에서도 계속될 수 있는 일이다.

입바른 소리 잘하는 이상호 기자는 이미 낙하산 사장 김재철 씨의 눈 밖에 나 자회사로 좌천된 상태였다. 지난해 이상호 기자가 진행하던 <손바닥 뉴스>는 BBK 관련 속보와 파이시티 현장 르포를 다루려다 프로그램이 폐지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1월 13일자로 자회사 파견기간이 끝났지만 당사자에게 파견연장 통보나 사유 설명도 없이 그를 자회사에 계속 묶어둔 상태였다.
결국, MBC는 눈엣가시 같은 이상호 기자를 MBC 뉴스에서 강제 퇴출시키고, 결국에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갖다 붙여 그냥 해고시켜버린 것이다. 이는 또 한 명의 비판 언론인을 해고시키는 것으로 일방적이고 맹목적인 ‘충성심’을 새누리당 정권에 과시하여 자신이 여전히 쓸모 있는 충견임을 보여주려고 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MBC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품위를 훼손한 사람, 언론인의 이름을 수치스럽게 만든 사람은 이상호 기자가 아니라 김재철 씨와 그 하수인들이다. 독립적이고 공정해야 할 공영방송 MBC를 정권의 전리품으로 갖다 바치고, 정권의 흉기로 타락시킨 이들이야말로 해고 1순위 대상자들이다. 국민들은 MBC에서 벌어지고 있는 언론인 학살을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끝>
 
 
2013년 1월 1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