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박근혜 후보의 MBC 정상화 약속 파기에 대한 논평(2012.11.14)
등록 2013.09.26 11:02
조회 394
박근혜 후보는 김재철 퇴출 약속 저버리고,
 
끝내 썩은 동아줄에 정치생명을 걸 것인가?
 
 
 
오늘(14일) MBC노조가 지난 6월 경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MBC정상화를 위해 나눴던 합의 내용을 공개해 파문이 일었다. 오늘 MBC노조의 내용공개는 지난 8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서 ‘쪼인트 사장’ 김재철 씨 해임안이 부결되는 과정에서 박근혜 후보 측과 청와대가 여당 측 이사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폭로에 이은 것이다.
 
앞서 지난 8일에 열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는 김재철 해임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여당측 이사들의 반대로 부결되었다. 애초 여당 측 김충일 이사의 주도로 ‘김재철과 MBC노조 현 집행부를 동반 사퇴시키고, 양측이 제기했던 고소고발을 취하’하는 내용이 담겨있는 결의안이 추진돼 10월 25일 여야추천 이사들 과반수가 동의한 결의문이 채택될 전망이었다. 하지만 23일 저녁 김무성 박근혜 후보 선대위총괄본부장과 청와대 하금렬 대통령실장이 여당 측 김충일 이사에게 정치적인 압박을 가했고, 갑자기 여당 측 이사들이 입장을 바꾼 것이다.
 
오늘 MBC노조가 공개한 내용에는 이러한 결의안 추진과 그 부결에 이르는 과정의 이면이 낱낱이 드러나 있다.
MBC노조에 따르면 파업 150여일에 달하던 6월 20일 새누리당 이상돈 비상대책위원이 ‘박 후보로부터 MBC 파업사태 해결에 대한 역할을 부여받았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박 후보가 “김재철 퇴진을 위해서는 조합이 먼저 파업을 풀고 업무에 복귀할 것”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해왔다고 한다.
이에 MBC노조는 “박 후보가 MBC 문제에 대해 공개적인 언급을 할 것과 약속을 보증하기 위해 여야 원내대표 수준의 합의”를 먼저 이행할 것을 제시했다고 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6월 22일 기자들에게 “(MBC)노사가 서로 대화로서 슬기롭게 잘 풀었으면 좋겠습니다. 파업이 징계 사태로까지 간 건 참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합니다”라고 발언했고, 같은 날 이상돈 위원은 “노조가 명분을 걸고 들어오면 나중 일은 제가 책임지고 하겠습니다”라는 박 후보의 메시지를 MBC노조에 전달했다.
 
한편, 국회에서도 19대 국회 개원 조건으로 “8월 초 구성될 새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가 방송의 공적 책임과 노사 관계에 대한 신속한 정상화를 위해 노사 양측 요구를 합리적 경영 판단 및 법 상식과 순리에 따라 조정, 처리하도록 협조한다. 이를 위해 언론 관련 청문회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개최되도록 노력한다”는 여야합의를 도출했다. 사실상 MBC에 대한 청문회 개최와 김재철 퇴진을 합의한 것이다.
이후 박 후보는 7월 10일 대선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MBC 파업이 안타까운 일, 방송과 언론의 공정성은 확보돼야 하고 독립성과 자율성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MBC 사태를 재차 언급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7월 17일 MBC노조는 박근혜 후보의 약속을 받고, 파업을 잠정중단하고 업무복귀를 했다.
 
그러나 박근혜 위원장이 약속했던 ‘MBC정상화’는 지켜지지 않았다. 오히려 새누리당과 박근혜는 김재철의 방패막이 역할을 자임했다. 새누리당의 뒤에 숨은 김재철은 국정조사는 물론 최근 환노위 청문회도 불참하는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묻는다. 막상 대선 후보가 되고 나니 ‘김재철의 MBC’를 유지하는 것이 대선가도에 유리하겠다는 판단으로 약속을 어긴 것인가? 그래서 여당측 방문진 이사들을 겁박해 ‘쪼인트 사장’ 김 씨를 유임시킨 것인가? 박근혜 후보가 답을 내놓아야 할 때다.
김재철을 해임하여 공영방송 MBC를 정상화하는 데 지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부당한 정치적 압력에 대한 해명과 더불어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경위를 밝혀라. 그리고 MBC 문제와 관련해 국민을 기만하고 혼란에 빠뜨린 데 대해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라. 그렇지 않으면 박근혜 후보가 입버릇처럼 말해왔던 ‘신뢰와 원칙의 정치인’이라는 말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 될 것이다.
 
박 후보는 김재철의 대선편파보도라는 눈 앞의 썩은 고기를 얻기 위해, 약속과 대의를 버리고 끝내 썩은 동아줄에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 것인가? 박 후보는 다가오는 대선, 국민들의 냉정하고 처절한 심판이 있을 것임을 잊지 말라.<끝>
 
2012년 11월 1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