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작가 해고 즉각 철회하라!
170여 일간의 MBC 파업이 끝났다. MBC 언론노동자들이 정부의 언론장악 시도에 맞서 공정방송을 만들겠다는 처절한 사투였다. 이 투쟁에 정규직인 PD, 기자, 아나운서 등만이 참여한 것은 아니다. MBC 간판 시사프로그램 < PD수첩>의 작가들도 뜻을 같이 해 펜을 놓았다. 프리랜서 신분인 작가들의 제작 거부 사실은 많은 시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비록 김재철 사장을 몰아내진 못했지만 공정방송과 MBC 정상화를 위해 170일간 흔들림 없는 투쟁을 벌인 그들의 노력은 언론사에 남을 만하다. 하지만 김재철 사장과 경영진은 이들이 복귀하자마자 보복인사라는 칼을 휘두르고 있다. 파업기간 중에 해고된 최승호 PD만이 아니라 기존 < PD수첩>팀의 피디들은 모두 대기발령, 정직 등 중징계를 받았다. 참으로 치졸하고도 파렴치한 행태다. 그리고 급기야는 PD수첩 작가들도 전원 해고 됐다. MBC 사측은 < PD수첩> 작가들의 아이템이 진부하고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를 들어 해고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측이 밝힌 이유는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 ‘검사와 스폰서’, ‘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 ‘김종익씨 민간인 사찰’, ‘기무사 민간인 사찰’, ‘오세훈의 한강 르네상스’ 등 < PD수첩>의 프로그램들은 시사프로그램임에도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다른 언론들이 제대로 비판의 날을 세우지 못했을 때에도 성역 없는 감시와 비판으로 오히려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김재철 사장은 시청자를 만족시키는 것보다 이명박 정부 눈에 드는 것이 더 중요했던 모양이다. 대법원이 무죄판결을 내린 광우병 보도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해 빈축을 산 것도 모자라 PD들을 제작 현장에서 내쫓고, 정권에 비판적인 아이템 등은 방송에 내보내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더니 파업이 끝나자마자 < PD수첩>을 지켜왔던 작가들을 해고한 것이다.
야만의 사회를 상식의 사회로 만들기 위해 애를 써왔던 < PD수첩>, < PD수첩>의 피와 살을 만들었던 작가들, 그들의 해고는 < PD수첩>을 아예 없애겠다는 시도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치졸하고도 파렴치한 행태를 보여 온 김재철 사장이 도대체 앞으로 어떤 일들을 벌여나갈지 모르겠으나 작가 해고는 파렴치한 작태의 최고임에 틀림없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김재철 사장에게 부끄러워하라고 말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일 것이다.
작가적 양심과 시대의 양심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해온 작가들의 해고는 부당하고 부당하다. MBC는 작가들의 해고를 즉각 철회하고, < PD수첩>을 정상화시켜야 할 것이다.
우리는 공정한 방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온 작가들을 지지하며, 그들의 해고가 철회될 때까지, 연대해 우리 시대의 정직한 사관으로 성역 없는 비판을 계속 할 수 있도록 지켜낼 것이다. <끝>
2012년 7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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