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조중동특혜’․‘SBS특혜’ 미디어렙법안 재논의를 촉구하는 논평(2012.1.19)
등록 2013.09.25 16:51
조회 328
누더기 미디어렙법, 이대로는 결코 안된다
 
 

오늘(19일) 오전 10시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아울러 한나라당은 민주통합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같은 날 오후 3시에 본회의를 개최하겠다고 한다.
 
법사위가 열리면 ‘조중동특혜’, ‘SBS특혜’ 미디어렙법안이 다뤄지게 된다.
지난 13일 미디어렙 지분제한을 규정한 13조 3항의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던 한나라당은 또 다시 민주통합당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제13조 3항의 ‘일간신문(특수관계자 포함)’을 ‘일간신문(방송사업자를 제외한 특수관계자 포함)’으로 바꿀 것을 법사위에 요구했고, 이를 철회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법안의 핵심 내용을 뜯어고치는 이런 요구를 ‘자구 수정’이라고 밀어붙이는 한나라당은 ‘조중동의 당’이 틀림없다.
 
민주통합당은 아직까지 한나라당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미디어렙법 처리’자체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굴복’ 또는 ‘야합’을 할지 모른다.
실제로 민주통합당은 한나라당의 요구를 수용하는 대가로 조중동종편의 미디어렙 유예기간을 ‘사업자 선정일로부터 3년’으로 바꾸는 안을 언급하고 있다. 즉 조중동종편의 유예기간을 4개월 정도 줄이는 것과 조중동종편의 미디어렙지분 출자 40%를 허용하는 것을 바꾸자는 얘기다. 1000을 내주고 1을 얻겠다는 이런 황당한 발상을 ‘협상 카드’로 내놓는다는 자체가 민주통합당의 무능을 거듭 드러내는 꼴이다.
 
지난해 12월 21일 임시국회가 열린 후 지금까지 미디어렙법 논의는 야합과 파행의 연속이었다. ‘제작편성과 광고영업의 분리’라는 미디어렙의 대원칙이 깨지고 조중동종편과 SBS에게 엄청난 특혜를 부여한 법안이 만들어지면서 방송사들의 밥그릇 다툼은 제어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정당들은 오늘은 이 방송사의 눈치를 보고 내일은 저 방송사의 눈치를 보는 무능과 무책임의 극치를 보였으며, 얼마나 졸속으로 법안을 만들었는지 자신들이 만든 법안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 있는지도 모르는 황당한 사태가 계속 벌어졌다.
 
이대로는 안된다. ‘조중동특혜’ ‘SBS 특혜’ 법안을 폐기하고 다시 원칙으로 돌아가 재논의해야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이 있다.
민주통합당과 언론노조, 종교방송 등이 문자 그대로의 ‘연내처리’ 프레임에 빠짐으로써 어떤 일이 벌어졌나? 한나라당은 자신들의 모든 요구를 관철시킨 데 이어, KBS 수신료 인상까지 들고 나왔고, 법사위에서 또 다시 법안을 고치겠다고 생떼를 쓰고 있다. 그 사이 ‘연내처리’는커녕 한 달의 시간이 흘러버렸다. 시간은 시간대로 보내고, 협상의 주도권은 빼앗긴 것이다.
더 이상 한나라당에 끌려가면 안된다. 지금이라도 지역방송 등 광고취약매체들에 대한 ‘응급조치’를 마련해 시행하는 동시에, 미디어렙의 취지를 살린 법안으로 만들기 위한 논의에 나서 당당하게 원칙을 주장하고 요구해야 한다. 지금 한나라당은 심각한 위기에 빠져있고 이들에 대한 국민의 원성은 하늘을 찌른다. 민주통합당이 이런 한나라당에 굴복해 ‘조중동특혜’, ‘SBS 특혜’ 미디어렙법을 통과시킨다면 엄청난 굴욕일 뿐 아니라, 한나라당과 조종동에 야합한 정당이라는 지탄을 받을 것이다.

민주통합당의 한명숙 대표를 비롯한 새 지도부들은 ‘누더기 미디어렙법’을 지금이라도 전면 재논의 한다는 방침을 천명하고, ‘제작편성과 광고영업의 분리’라는 미디어렙 원칙에 입각한 법을 만드는 데 나서야 한다. 그것이 민주통합당이 ‘민주당’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주는 길이다.
민주통합당이 끝내 ‘조중동특혜’와 ‘SBS특혜’로 얼룩진 미디어렙법을 한나라당과 함께 처리하거나 또는 한나라당의 처리를 방조한다면 ‘누더기 미디어렙법’으로 인한 재앙적 결과에 대해 책임을 나누게 될 것이다. 특히 미디어렙법 협상과 법안 합의 과정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김진표 원내대표와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문방위 의원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물을 것이다.
 
한나라당에도 거듭 경고한다. 지금 한나라당 처지가 조중동방송과 SBS에 특혜를 챙겨줄 때인가? 자신들의 살 궁리나 하라. 침몰하는 배와 같은 한나라당이 몇몇 방송사에 잘 보인다고 살아남을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제대로 된 미디어렙법을 조속히 만드는데 협조해도 부족할 판에 마지막 순간까지 조중동방송을 챙기겠다는 한나라당의 행태에 국민들은 진저리를 치고 있다. <끝>
 
 
2012년 1월 19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