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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금품수수 혐의 수사에 대한 논평(2012.1.3)
등록 2013.09.2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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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씨, 이쯤 되면 물러나라
- 검찰은 ‘최시중 금품수수 의혹’ 철저하게 수사하라

 
 

검찰이 방송통신위원장 최시중 씨를 금품 수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3일 <한국일보>는 ‘검찰이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 김학인 씨가 2009년 EBS 이사로 선임되는 과정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최고위층에게 로비자금으로 억대 금품을 건낸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김 씨는 학생들이 낸 교비 200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로 현재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최시중 씨의 억대 금품 수뢰 의혹은 ‘터질 것이 터진 것’이다. 그동안 최 씨는 방통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언론탄압과 방송장악에 앞장섰고 그 과정에서 온갖 전횡을 일삼아왔다. 그 중에는 KBS를 비롯한 공영방송 이사진 구성 문제도 빠질 수 없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공영방송이사추천위원회 구성, 심사기준 및 자격조건 공개 등 공영방송 이사진 구성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최 씨는 KBS 이사회와 MBC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EBS 이사진 구성 등에서 ‘밀실인사’, ‘MB정권 코드인사’를 밀어붙였다.
억대 금품로비를 펼친 것으로 알려진 김학인 씨는 지난 2009년 EBS이사로 선임됐는데, 당시에도 EBS 이사진 구성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높았다. EBS시청자위원회는 “전문성이 결여된 부적격 이사진”이라고 비판했고, ‘EBS중견사원모임’은 “교육방송 관련 전문성과 각계 대표성은 도외시한 채 떡 갈라먹듯 구성”됐다고 질타했다. 하지만 최 씨는 이런 비판과 반발에도 이사진 선임을 밀어붙였다.
한편 김학인 씨가 금품을 건낸 ‘창구’로 지목된 인사는 최 씨의 ‘양아들’로 불려온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좌관이다. 정용욱 씨는 최 씨의 최측근으로 지난 대선 당시 최 씨와 함께 MB캠프에서 활동했고, 언론위원회 위원도 지냈다. 이후 최 씨가 방통위원장이 된 후에는 정책보좌관으로 일하며 ‘실세 중의 실세’로 위세를 떨쳤고, 조중동종편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런 정 씨가 지난 10월 돌연 방통위를 그만두고 해외로 출국해 ‘도피성 외유’라는 의혹이 제기되어 왔다. ‘양아들’ 정 씨를 통해 로비를 벌인 김 씨가 실제 EBS 이사로 선임됐다는 점도 최 씨의 연루 의혹을 짙게 한다.
최 씨는 방통위 보도자료를 통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해당 언론사에게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나 지금 최 씨가 할 일은 이런 게 아니다. 최 씨가 지난 4년간 이명박 정권의 언론통제와 방송장악에 앞장섬으로써 시민사회의 퇴진 요구를 받아왔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에 더해 부적격 인사를 교육방송 이사로 밀어붙여 횡령혐의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이것만으로도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할 일이다. 그런데 이런 부적격 인사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최 씨가 억대의 로비자금까지 받았다는 의혹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최 씨가 할 일은 딱 하나 뿐이다.
지금까지 최 씨가 저질러온 일만으로도 퇴진의 이유는 차고 넘친다. 당장 방통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 검찰 수사에 충실히 협조하라. 최 씨가 아무리 부인하고 반발한들 이 정권 인사들의 비리에 분노하고 있는 국민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검찰은 이번 한번이라도 제대로 된 수사를 해 바닥으로 떨어진 국민의 신뢰를 조금이라도 만회해 보기 바란다. 이번에도 어물쩍 면죄부를 주는 수사를 한다면 검찰에 대한 국민의 반감과 불신은 수습할 수 없는 지경이 될 것이다.

<끝>

2012년 1월 3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