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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의 ‘미디어렙법 재협의’ 방침에 대한 논평(2011.12.27)
등록 2013.09.2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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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에 굴복 말고 올바른 미디어렙법 제정에 지혜를 모으자
- 광고취약매체 지원을 위해 조속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조중동종편 무한특혜로 얼룩진 미디어렙법안에 대한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의 이른바 ‘타협’안이 사실상 무산됐다. 민주통합당은 오늘(27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미디어렙법안에 대한 당론을 결정하려 했으나, 여러 의원들과 최고위원들의 반대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민주통합당은 ‘한나라당과의 재협의’ 방침을 밝혔지만 현실 가능성은 낮다. ‘연내처리를 하라’는 일각의 압박에도 원칙을 견지한 정동영 의원과 지도부의 노력을 국민들이 평가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한나라당이 내놓은 △1공 다민 △조중동종편 미디어렙 의무위탁 2년 유예 △방송사 지분출자 40% 허용 등의 법안이 미디어렙의 취지 자체를 부정하는 것임을 누차에 걸쳐 밝혔다. 아울러 민주통합당이 한나라당의 압박에 밀려 이와 같은 법안에 굴복해선 안된다고 촉구해왔다.
그런 점에서 민주통합당이 오늘 의원총회에서 조중동종편 특혜법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연내처리를 하라’는 일각의 압박에도 원칙을 견지한 정동영 의원과 지도부의 노력을 국민들이 평가할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민주통합당에 몇 가지 당부를 덧붙이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조중동종편에게 무한특혜를 주는 미디어렙법안은 결코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언론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연내처리’에 방점을 두고 미디어렙법안 처리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현실이다. 미디어렙의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는 미디어렙법이 만들어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이 사태를 초래한 한나라당은 여전히 뒷짐을 진 채 ‘지금이라도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라’고 버티고 있다. 우리는 미디어렙법 제정을 간절히 바라는 광고취약매체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이를 약점으로 삼아 한나라당이 밀어붙이는 조중동특혜 미디어렙법안에 굴복할 수는 없는 일이다.
둘째, 광고취약매체에 대한 지원 대책을 하루라도 빨리 만들어야 한다.
미디어렙법이 제정되지 못했을 때 지역방송, 종교방송 등이 겪을 어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여야가 발 벗고 나서야 한다. 다행히 광고취약매체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데에는 여야가 의견이 다르지 않다고 하니 조속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시민사회가 도울 일이 있다면 적극 나설 것이다.
 
자사 미디어렙을 설립한 SBS와 SBS의 뒤를 따르겠다고 밝힌 MBC에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올바른 미디어렙법이 제정될 때까지 자사 미디어렙 설립 움직임을 당장 중단하라. 조중동종편의 약탈적 광고 직접영업만으로도 우리 방송시장은 혼란에 빠질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방송의 공공성을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할 지상파 방송이 ‘우리도 미디어렙을 갖겠다’고 나서는 것은 조중동방송과 다름없는 처신이다. 특히 MBC가 지금 상황에서 ‘자사 미디어렙 설립’ 방침을 들고 나온 것은 한나라당의 누더기 법안이라도 연내입법하자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꼴이다.
더 이상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말고 지상파 방송, 공영방송으로서 최소한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라. 자사 미디어렙 설립 시도를 중단하고 올바른 미디어렙법 제정을 위해 시민사회와 함께 나서자. 그렇지 않으면 MBC, SBS도 국민들로부터 방송시장을 망친 공범으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일(28)일 또 다시 민주통합당이 의원총회를 연다고 한다. 오늘 의원총회에서 어렵게 결정한 ‘미디어렙법 재협의’ 방침 결정을 뒤집는 일이 없길 바란다.
<끝>

 
2011년 12월 2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