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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미디어홀딩스의 미디어렙 설립을 규탄하는 논평(2011.10.28)
등록 2013.09.2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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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미디어렙’은 조중동방송과 “한통속 되겠다”는 선언
 

 
SBS의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이하 SBS홀딩스)가 기어이 직접 광고영업에 나섰다. 어제(27일) SBS홀딩스는 광고판매대행사인 ‘미디어 크리에이트’를 법인으로 설립해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을 이사회가 의결했다고 밝혔다. 조중동 종편에 더해 SBS까지 방송광고 시장에 직접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SBS홀딩스는 ‘종편과의 본격적인 경쟁 상황에서 고품질의 콘텐츠 제작을 위한 안정적인 재원확보’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조중동 종편들이 광고 직접영업에 나서게 된 상황에서 SBS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SBS홀딩스가 종편과의 경쟁에 따른 SBS 콘텐츠의 질을 걱정했다면 오히려 시민사회, 언론노조 등과 함께 조중동 종편의 직접 광고영업을 금지하는 미디어렙법 제정과 종편 특혜 저지에 힘을 보태는 게 마땅했다.
SBS홀딩스가 지금 미디어렙을 만들겠다고 나선 것은 지상파 방송사인 SBS의 사회적 책임 따위는 내팽개친 채 조중동 종편과 함께 방송광고 시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이제 SBS는 조중동 종편과 ‘한 통속’으로 지역방송과 중소매체, 신문 매체를 제물로 삼아 게걸스런 광고 잔치를 벌이려는 집단으로 전락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SBS홀딩스의 미디어렙 설립은 SBS가 미디어렙법 공백 상태를 광고 직접영업의 ‘기회’로 노린다는 시민사회와 언론계의 의구심을 기정사실로 만들었다. 나아가 장차 미디어렙법 논의에서 SBS가 ‘이미 미디어렙이 만들어져서 영업을 하고 있다’는 현실을 무기삼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의 법 제정을 압박할 우려도 크다.
다른 한편으로 SBS홀딩스의 주주들은 겉으로는 SBS의 양질의 콘텐츠 운운하면서 뒤로는 ‘미디어렙을 통해 SBS에서 발생한 수익을 손쉽게 챙겨갈 수 있다’는 기대를 채우려 할지 모른다.
우리는 방송광고 시장을 파행 경쟁으로 몰아넣고 방송을 한낱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SBS홀딩스와 SBS의 행태를 지켜만 보지 않을 것이다. 비록 지금까지는 미디어렙법 논의가 파행을 빚고 있지만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 과정에서 미디어렙은 언론계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가 될 수밖에 없다.
시민사회는 조중동 종편의 미디어렙 의무위탁을 비롯해 ‘방송의 제작·편성과 광고의 분리’라는 방송 공공성의 대원칙에 기반한 미디어렙 체제를 세우는 데 매진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방송광고 시장을 혼란으로 몰아간 SBS홀딩스의 미디어렙은 정리될 수밖에 없으며, 그로 인해 SBS홀딩스와 SBS가 입게 되는 유무형의 피해와 손실은 전적으로 광고 직접영업을 주도한 세력의 책임이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은 바로 이런 경우를 이르는 말이 될 것이다. <끝>
 
 
 
2011년 10월 2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