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 및 조중동 보도에 대한 논평(2011.10.27)
등록 2013.09.2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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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박원순 흔들 생각말고 “너나 잘 하세요”

 
 
26일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야권단일 후보가 7% 이상의 차이로 승리했다.
‘검증’을 빙자해 박 후보를 음해한 한나라당의 온갖 네거티브 공세, 사실상 ‘한나라당 도우미’로 전락한 선관위의 선거 방해 행태, 조중동과 ‘MB나팔수’ 방송사들의 극심한 편파보도는 이번에도 통하지 않았다. 
 

MB정권·한나라당·조중동·방송3사의 ‘4연패’
 
6․2 지방선거, 4․27 재보궐 선거,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이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 조중동과 방송3사는 4연패(連敗)의 쓴 맛을 보게 됐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보다 면밀한 분석이 나오겠지만, SNS로 소통하고 연대한 젊은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해 이명박 정권을 심판했다는 데 대해서는 이견을 달기 어렵다. 그런데 이 같은 선거 경향은 결코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우리는 지난 6·2 지방선거와 4·27 재보선 이후 누차에 걸쳐 한나라당의 선거 참패가 의미하는 바를 지적하며 이명박 정권과 조중동, 방송3사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명박 정권의 무능과 불통, 반민주적 국정운영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는 ‘선거날만 기다린다’고 할 정도로 극에 달해있다는 사실, 이런 분노를 색깔론, 북풍몰이와 같은 구태의연한 행태로 결코 덮을 수 없다는 사실, 조중동과 방송3사의 편파보도는 한나라당과 함께 유권자의 심판을 받을 것이며 민심을 왜곡하는 이들의 보도는 정권에 ‘독’이 될 뿐이라는 사실 등등을 수없이 말했다. (※우리단체 2010년 6월 3일 논평·2011년 4월 28일 논평 참조)
이런 경고를 어디 우리만 했겠는가. 우리사회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많은 양심 세력들이 입에는 쓰지만 약이 되는 충언을 해왔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고 이번 선거에서도 네거티브 공세, 색깔공세에만 매달렸다. 조중동과 방송3사는 이런 행태를 거들고 나섰을 뿐만 아니라 ‘MB 내곡동 사저 의혹’을 비롯해 여당에 악재가 될 만한 의제들에 대해서는 물타기를 하거나 ‘해명’에 나섰다.
결국 유권자를 바보 취급한 이들의 행태는 또 한번 혹독한 심판을 받은 것이다. 
 

조중동, 민심 외면하고 벌써부터 ‘박원순 흔들기’
 
놀라운 것은 ‘4연패’라는 냉정한 현실 앞에서도 이들이 보이는 아전인수격의 행태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또 다시 ‘한나라당은 패배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내놔 네티즌들로부터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아무리 선거 패배의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 해도, 이 시점에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한나라당의 낡은 실상을 보여주는 일이다.
조중동의 행태도 만만치 않다. 27일 조중동은 사설을 통해 박원순 시장의 ‘이념’을 거듭 트집 잡으며 ‘진보세력만의 시장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해묵은 논리를 또 꺼내들었다.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박원순을 흔들어보겠다’고 나선 꼴이다. 동아일보는 “공약을 재검토하라”는 노골적인 주장까지 폈다.
더욱 어이없는 대목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향한 이들의 ‘훈수’다. 조중동은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과 함께 ‘선수’로 뛰었다. 그래놓고는 자신들은 아무 상관없는 일인 듯, 선거 결과를 두고 한나라당을 꾸짖고 민주당을 조롱했다.
조선일보는 이 대통령, 박 전 대표, 나 후보를 ‘패배한 세력’으로, 민주당을 ‘밀려나는 세력’으로 규정하면서 “새 활로를 뚫지 못하면 주저앉거나 밀려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앙일보는 한나라당을 향해 선거 패배를 “반성하라”고 꾸짖으면서 집권 여당의 ‘무능’이 아닌 ‘무기력’을 우려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는 “제1야당이면서도 후보를 내지 못했다”, “불임정당” 운운하며 야권연대를 폄훼하는 한편 “내년 총선에서 이런 수모를 겪지 않으려면 스스로를 채찍질하라”고 충고했다.
동아일보의 질책은 절절하고 비장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민심의 저류를 읽지 못하는 동맥경화에 걸려 있는데도 그동안 자각 증상이 없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라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새로 창당한다는 자세로 임하지 않으면 실패는 예약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4연패’ 조중동이 민주당 비웃다니
 
이런 조중동의 행태를 보고 있으니 “너나 잘 하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조선일보의 눈에는 “새 활로를 뚫지 못하면 주저앉거나 밀려날” 세력이 한나라당과 민주당 밖에 보이지 않는가? 이념을 떠나 많은 매체들과 전문가들이 SNS의 영향력을 강조하면서, ‘조중동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한다. 조중동이야말로 새 활로를 뚫지 못하면 주저앉거나 밀려날 대표적인 집단인 것이다. 혹여 조선일보가 종편 진출을 ‘믿는 구석’으로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조중동의 영향력 위축은 ‘조중동 보도에 대한 신뢰의 위기’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는 “후보를 내지 못한 민주당의 수모”를 비웃지만, 어쨌든 민주당은 야권연대라는 명분으로 승리를 나눠가졌다. 반면 신문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한다는 조중동의 노골적인 ‘한나라당 밀어주기’는 번번이 참패했다. 우리가 볼 때 진짜 수모는 조중동이 겪고 있다.
동아일보는 제 얼굴에 침을 잘도 뱉는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민심의 저류를 읽지 못하는 동맥경화”에 걸린 게 누구 ‘덕분’인지 한번쯤 생각해봐야 했다. 대통령을 비롯한 이 정권의 사람들에게 조중동은 세상을 보는 거의 유일한 통로가 아니었던가?
 
조중동이 말로만 한나라당을 꾸짖으며, 민주당을 비웃고 박원순 시장을 흔들 때가 아니다. 한나라당의 거듭되는 참패는 조중동의 참패이자 위기다. 조중동이 이 사실을 부정하며 악의적인 왜곡보도를 거듭한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이명박 정권과 함께 주저앉게 될 것이다. 무모한 ‘박원순 흔들기’를 포기하고 제 살 길이나 도모하라. <끝>
 
 

2011년 10월 2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