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KBS의 4대강 공사 홍보 ‘관제성 특집방송’ 제작에 대한 논평(2011.9.28)
등록 2013.09.25 16:31
조회 356
KBS, 지금이 ‘4대강 완공 축하쇼’ 벌일 때인가
 
 

KBS가 또 다시 4대강 공사를 홍보하는 ‘관제성 특집방송’ 제작에 나섰다.
10월 22일로 예정된 4대강사업 완공에 맞춰 <영산강>(가제)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송한다는 것이다. 전용길 KBS 콘텐츠본부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4대강 공사가 개방되는 시점에 맞춰 치수관리 효과와 함께 환경문제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 방송 될 것”이라며 <영산강>이 4대강 사업 홍보성 다큐멘터리임을 숨기지 않았다.
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에 따르면 9월 중순 윗선에서 느닷없이 <환경스페셜> 제작팀에 4대강 사업의 긍정적인 측면을 담은 프로그램 제작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앞서 8월 방송된 <환경스페셜> ‘강과 생명’ 편이 4대강 사업의 부정적인 측면을 담았다며 여기에 ‘균형을 맞추는 차원’에서 4대강 사업의 성공적 측면을 담은 다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고 한다. 제작팀이 이를 거부하자 사측은 외주제작사를 동원해 <영산강>의 제작을 추진 중이다.
뿐만 아니라 KBS는 완공식 생중계까지 검토하고 있다. 전 콘텐츠본부장은 “(완공식)중계방송 여부에 따라 다른 4대강 프로그램 제작도 논의될 것”이라고 말해 도대체 4대강 공사 완공을 띄우는 보도와 프로그램을 얼마나 쏟아낼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KBS는 이명박 정권이 4대강 공사를 시작할 때부터 ‘들러리’ 노릇을 해왔다.
2009년 11월 KBS는 이 대통령이 참석한 ‘영산강 기공식’을 방송3사 중 유일하게 생중계했다. 이 때문에 당초 예정되어 있었던 K리그 축구 경기 앞부분이 잘리는 비정상적인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KBS가 이 기공식 생중계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지 알 수 있다.
이후 4대강 ‘속도전’이 강행되고 온갖 부작용이 터져 나오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KBS 뉴스는 4대강 공사의 부작용은 외면한 채 홍보에 앞장섰다. 2011년 사례만 들어도 일일이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다. 11명의 노동자가 ‘4대강 속도전’ 과정에서 숨졌지만 보도 하지 않았고, 4대강 공사로 빚어진 경북 성주 참외재배단지 침수와 경북 구미 단수사태를 보도하면서 ‘4대강’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반면 완공된 ‘보’를 홍보하거나 ‘4대강 아류사업’으로 비판받는 지천정비사업을 지속적으로 띄우는 데는 적극적이었다. 심지어 장마철 침수피해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극히 일부 지역의 상황을 부각해 ‘4대강 사업의 둑 높이기로 수해를 막았다’는 보도도 내놨다.
시사프로그램의 형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KBS의 주요 시사프로그램들 중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이 다뤄진 경우는 극히 적었다. 지난해 <추적 60분> ‘사업권 회수 논란, 4대강의 쟁점은?’ 편은 예고편까지 내보내고 두 차례나 불방됐다가 안팎의 극심한 반발에 떠밀려 가까스로 방송되기도 했다.
KBS는 국토해양부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가 만든 ‘4대강 홍보 광고’를 가장 많이 내보낸 방송이기도 했다. 2009년~2010년 KBS는 국토해양부로부터 9억 4500만원의 ‘4대강 사업 홍보’ 광고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4대강 공사를 다뤄온 KBS의 행태는 말 그대로 ‘정권 나팔수’, ‘정권 부역 방송’이었다. 그런데 KBS는 이것으로도 부족해 완공식 생중계를 검토하고, 4대강 공사 완공을 ‘축하’하고 ‘홍보’하는 프로그램들을 제작하겠다고 한다. 제작팀이 거부하면 외주에 맡기고, 완공 시점을 맞추기 위해 편성제작회의에서 기획안도 통과되지 않은 상태로 프로그램 제작을 강행하는 등 온갖 무리수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김인규 씨를 비롯해 이 정권의 부역세력들이 ‘MB정권과 마지막까지 함께 가겠다’는 뜻을 천명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김인규 씨와 KBS에 경고한다. 4대강 완공식 생중계를 비롯한 모든 홍보성 프로그램을 중단하라. 지금 공영방송이 ‘4대강 완공 축하쇼’ 행각이나 벌이고 있을 때인가?
자고 나면 정권의 측근 비리가 터져 나오고, 경제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위기 상황이다. 국민을 잘 살게 해주겠다던 정권은 국민에게 ‘전기 불은 제대로 들어올지’를 걱정하게 만드는 극도의 무능을 드러내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폭로된 미국 정부의 비밀문서들이 담고 있는 이 대통령과 고위 관료들의 언행은 국격을 떨어뜨리고 국민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그야말로 온 나라가 총체적 위기 상황인 이 때 ‘공영방송’ KBS가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정권의 치적을 홍보하는 ‘4대강 특집 프로그램’이나 쏟아낸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짓이다.
그럼에도 KBS와 김인규 씨가 기어이 ‘4대강 완공 축하쇼’로 이명박 정권에 충성을 다하겠다면, 국민들도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것이다. <끝>
 
 
2011년 9월 2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