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MBC의 ‘김여진 출연 취소’ 움직임에 대한 논평(2011.7.1)
등록 2013.09.2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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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진’ 놔두고, ‘김재철’ 나가라
 
 

MBC가 이번에는 배우 김여진 씨의 라디오 출연을 문제 삼고 나섰다.
지난달 27일 MBC는 김 씨가 오는 18일부터 <시선집중> 월요일 코너 ‘보수:진보 토론’의 진보쪽 패널로 발탁됐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그런데 이틀 뒤 29일 열린 임원회의는 ‘결정되지 않은 사실’을 홍보했다며 이우용 라디오본부장과 이진숙 홍보국장을 문책하기로 했다.
이날 임원회의에서는 ‘돌발적인 행동 때문에 김 씨는 출연이 안된다’는 말이 오갔다고 알려졌다. 김 씨가 ‘홍대 청소노동자’, ‘반값 등록금’ 등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발언해 온 데 대해 불편함을 드러낸 것이다. 이우용 본부장과 이진숙 국장에 대한 문책은 김 씨의 출연을 취소하기 위한 모양새 갖추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는 PD의 권한인 출연자 선정을 임원회의가 논의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선집중> 제작진은 김 씨의 출연 취소가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그동안 MBC의 행태로 보아 김 씨의 출연은 불투명하다.
 
이미 MBC는 김미화 씨, 김종배 씨 등 정권에 밉보인 방송인들을 퇴출시킨 바 있고, 여기에 대해 비판 여론이 일자 ‘친여성향’의 김흥국 씨를 퇴출시켜 ‘물타기용’이라는 빈축을 샀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사회적인 발언을 하는 인사들의 출연을 제도적으로 막는 규정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MBC가 내놓은 ‘방송심의규정’ 개정안을 보면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에 대하여 특정인이나 특정단체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지지 또는 반대하거나  유리 또는 불리하게 하거나 사실을 오인하게 하는 발언이나 행위”를 할 경우 고정출연을 제한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보수적이든 진보적이든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은 누구나 자신의 견해를 표명할 권리가 있다. 방송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한 시민적 권리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출연을 금지당해선 안된다. 그러나 MBC는 정부에 비판적인 인물, 정권이 싫어할만한 방송인들을 퇴출시키고, 이것이 문제가 되자 ‘물타기용 퇴출’을 슬쩍 끼워 넣더니, 이제 대놓고 ‘블랙리스트’까지 내놓았다. 그리고 김여진 씨를 이 블랙리스트의 첫 희생자로 삼으려 들고 있다.
 
MBC가 이런 구시대적 행태를 반복할수록 시청자들은 이 정권과 이 정권의 ‘낙하산 사장’에 대해 분노할 뿐이다. 반면 김여진 씨를 비롯한 소셜테이너들의 가치는 더욱 빛나게 된다.
김재철 씨를 비롯한 사측은 어리석은 출연자 통제, 직원 통제 시도를 당장 중단하는 게 이 정권이나 자신들을 위해 현명한 선택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 정권 아래 공영방송들로부터 퇴출당한 김미화, 김제동 씨 등의 사례가 어떤 역풍을 초래했는지 기억해보기 바란다.
아울러 다시 한번 말하지만 MBC에서 나가야 할 사람은 김재철 씨다.
MBC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명예를 실추시키기로 따지자면 ‘청와대 쪼인트 사장’만한 사람이 어디 있는가? 존재 자체가 정권 편향적이고 불명예인 인물이 사장 자리에 앉아 정권의 비위나 맞추고, 직원들의 비판 목소리를 단속할 궁리나 하고 있으니 MBC의 위상이 무너지지 않을 수 없다. <끝>
 

2011년 7월 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