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한나라당·민주당 KBS 수신료 인상안 처리 야합을 규탄하는 논평(2011.6.22)
등록 2013.09.25 16:00
조회 296
 
민주당, ‘수신료 인상 야합’ 철회하라
- 국민은 한나라당 뜻대로 수신료 인상 못해준다
 

22일 오후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KBS 수신료 인상안 ‘표결처리’를 합의했다. 사실상 수신료 인상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날 한나라당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와 민주당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일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KBS 수신료 1천원 인상안은 28일 오후에 열리는 문방위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노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은 물리적 저지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법안심사소위에서 벌어진 수신료 인상안 날치기를 ‘무효’라며 반발하고, ‘수신료 인상의 전제조건’ 운운하던 민주당이 순식간에 야합의 당사자가 된 데에 분노를 넘어 비애를 느낀다.
노 원내수석부대표는 “수신료 인상 선결조건인 정치적 중립성과 프로그램 편성 자율성, 경영 투명성 등을 논의하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방송법도 논의한다”는 말로 명분도 실리도 없는 야합을 얼렁뚱땅 넘기려는 모양이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이틀 전 20일 민주당은 수신료 인상의 5대 선결 조건을 내놓고, 이 조건이 선행되지 않으면 수신료 인상안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물론 우리는 민주당의 선결조건이 수신료 인상의 전제조건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정체성을 회복하기 전까지는 수신료 인상을 논의할 수 없다는 게 우리의 기본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자신들의 손으로 만들어서 내놓은 ‘부실한’ 전제조건조차 관철시키지 못하고 한나라당과 KBS에 무릎을 꿇었다.
어제 KBS가 민주당에 보냈다는 답변의 내용은 오만함의 극치였다. KBS는 지배구조 개선과 같이 자신들의 책임소관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만 ‘노력하겠다’, ‘협조하겠다’는 수준의 답변을 했고, 보복인사 철회․비판프로그램 복원과 같은 핵심적인 요구에 대해서는 아예 무시하거나 ‘지금도 권력 비판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억지를 부렸다. 그런데 이런 KBS의 답변을 받고도 민주당은 수신료 인상안 처리를 약속해주었으니, 제1야당이 자신들의 위신을 스스로 내팽개친 꼴이다.
민주당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방송법 논의’ 운운하지만 결국 수신료 인상은 이명박 정권 아래 벌어진 KBS 장악 만행과 그 참담한 결과를 모두 용인해주는 것이다. 또한 이 정권의 끔찍한 방송장악이 마치 어느 정권 아래서나 반복되어온 ‘제도의 부실’인 양 몰아감으로써 자신들의 발등을 찍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MB특보사장’ 김인규의 KBS 내 입지를 튼튼하게 만들어주고 내부 견제세력들을 무력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특보사장’ 김인규와 KBS가 얼마나 무서웠기에 여당 원내대표도 머뭇거리는 일을 이토록 ‘용감하게’ 밀어붙였는지 묻고 싶다. 
 
우리는 오늘의 참담한 야합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를 통해 민주당을 살려준 국민들에게 내놓을 것이 ‘수신료 인상 야합’밖에 없었단 말인가? 마지막 기회다. 손학규 대표, 김진표 원내대표는 지금이라도 야합을 철회하고 한나라당의 수신료 인상 강행에 맞서라.
더 이상 ‘소수’를 핑계대지 말라. 수신료 인상에 반대하는 국민이 80%에 이른다. 이 물가폭등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날치기 하는 수신료 인상을 저지한다고 해서 민주당을 비난할 국민이 과연 몇 명이나 될 것인가? 민주당이 최소한의 사고 능력이 있다면 수신료 인상 저지가 국민의 지지를 받는 길임을 알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기어이 ‘정권 나팔수’ KBS의 수신료 인상을 용인하겠다면 우리도 민주당 지도부와 수신료 인상에 ‘공모’한 의원들에게 그에 걸맞는 책임을 묻겠다. 국민의 심판은 언제나 냉정하다.
 
끝으로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한마디 덧붙인다.
한나라당의 뜻대로 수신료 인상안이 본회의를 통과한다 해도 ‘끝’이 아님을 명심하라. 수신료 인상의 ‘주범’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 아울러 다시 한번 밝히지만 우리는 ‘정권 나팔수’, ‘친일 미화방송’ KBS의 수신료를 호락호락 올려주지는 않을 것이다.  <끝>
 
 

2011년 6월 2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