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4.27 재보선 여권의 불법‧관권선거 축소‧외면하는 방송3사 메인뉴스에 대한 논평
등록 2013.09.2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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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한나라당 ‘선거도우미’ 전락한 방송3사
- 한나라당 불법은 축소‧은폐, 연일 “여야 진흙탕”
 
 
 
한나라당의 불법‧관권선거를 방조하던 방송3사 보도가 선거운동 막바지로 가면서 더욱 노골적인 ‘한나라당 편들기’ 행태를 보였다.
 
26일 강원도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5일 저녁 원주의 한 식당에서 35명의 선거구민을 모아 10만8천원 상당의 참석자 일부의 식대를 제공하고 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과 최욱철 전 의원을 불러 선거운동을 벌인 혐의로 권 모 씨를 원주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권 씨는 한나라당 당직자로 최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며, 최 전 의원은 이번 재보선을 앞두고 엄 후보의 선대위 고위직에 영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 을에서는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 측의 불법 전화홍보가 적발됐다. 26일 선관위는 김해시 내동에 있는 한나라당 연락사무소에서 김태호 후보 지지를 부탁하는 전화 선거운동 현장을 적발해 조사 중이다. 선관위에 신고된 장소가 아닌 곳에서 전화홍보를 벌이는 것은 불법이다. 이 외에도 울산 동구청장 선거에서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회사 측 관리자가 노동자들에게 한나라당 후보 지지를 유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서울시 중구청장 선거에 나선 한나라당 중구청장 최창식 후보 측 선거 사무원 허수덕 중구 의원이 자원봉사자들에게 식대를 제공한 혐의로 중구 선관위에 고발당했다.
 
이처럼 선거운동 막판 여권의 불법 선거운동이 극으로 치달았지만, 방송3사 메인뉴스는 이를 축소‧외면하면서 여야의 ‘진흙탕 싸움’으로 호도했다. 또 야당 의원의 ‘막말’을 크게 부각해 여권의 불법‧관권선거 행태를 물타기 했다. KBS는 한나라당 강원도지사 엄기영 후보 측의 불법선거운동이 또 적발된 사실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KBS는 25일 <막판 공방 혼탁>(박상민 기자)에서 제목부터 ‘공방․혼탁’을 부각하고 나섰다. 보도에서도 ‘고발전이 이어졌다’며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허위 여론조사 유포’ 의혹을,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불법 콜센터 운영’ 의혹을, 국민참여당은 특임장관실의 ‘선거개입 의혹’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여야의 고발 상황을 단순 나열하는데 그쳤다.
26일 <막판 대혼전>(곽희섭 기자)에서도 “부동층을 잡기 위한 원색의 비방전과 맞고발 사태도 계속됐다”며 한나라당의 최종원 의원 고발, 허용한도를 넘은 엄 후보의 문자메시지 발송과 평창동계올림픽 서명 자료를 불법 전화 홍보에 사용한 사실 등을 함께 나열했다. 엄 후보 측의 불법 향응제공 적발 사실, 김태호 후보 측의 불법 전화홍보는 쏙 뺐다.
 
MBC와 SBS도 ‘거기서 거기’였다.
MBC는 25일 <혼전..고발난무>(김병헌 기자)라는 제목으로 강원도지사 선거와 김해을 선거에서 벌어진 여야의 ‘고발’과 ‘공방’만을 단순 전달했다.
26일 <마지막 표심잡기>(김세진 기자)에서는 “한나라당은 민주당 최종원 의원이 원주 유세 중 야당이 총선에서 이길 경우 대통령 부인 등이 감옥에 갈 거라고 근거 없이 비방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출신 보좌관이 유권자들에게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고발된 것을 거론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고 양측의 주장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김해을 김태호 후보 측의 불법 전화홍보 적발 사실은 보도하지 않았다.
 
SBS도 25일 <진흙탕 싸움‥고발 난무>(정성엽 기자)에서 여야의 “진흙탕 싸움”으로만 몰면서 ‘고발’과 ‘공방’을 단순 전달했다.
이어 26일 <‘줄줄이 감방’ 발언 논란>(박세용 기자)은 정부와 한나라당의 불법‧관권선거가 아닌 민주당 최종원 의원의 발언에 초점을 맞췄다. 보도는 최 의원이 24일 지원유세에서 “특유의 거친 입담으로 이 대통령 일가를 도둑에 비유한 뒤, 엄기영 후보까지 비난했다”며 최 의원의 육성을 전한 뒤, 최 의원의 발언을 비난하는 한나라당 측의 주장을 자세하게 전했다. 이어 민주당은 엄 후보 측이 5번까지 가능한 홍보문자를 9번 발송했다고 주장했고, 한나라당은 ‘후보와 무관한 사람이 보냈다’고 해명했다는 여야 공방을 다뤘다. 엄 후보 측의 향응제공, 김태호 후보 측의 불법 전화 선거운동 부대 적발 사실은 마지막에 짧게 덧붙였을 뿐이다.
 
지난 25일 우리는 여권의 불법‧관권선거를 방조하는 방송3사의 재보선 보도 행태를 지적하며, 단 이틀만이라도 제대로 비판보도 해 줄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방송3사는 이 같은 당부를 외면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노골적인 ‘여당 감싸기’ 행태를 보였다.
정권과 여당의 심각한 불법은 축소‧외면하면서 야당 의원의 ‘막말’은 부각하는 행태, 선거판을 무조건 여야의 ‘이전투구’로 다뤄 본질을 은폐하는 행태, 선거 공약이나 정책에 대한 어떠한 평가도 찾아볼 수 없는 부실보도 행태 등등 방송3사의 이번 선거보도를 보면 ‘MB정권에 무릎을 꿇고 언론의 역할을 포기했다’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이번 선거의 결과를 떠나 방송3사는 우리 방송사에 부끄러운 기록을 또 남겼다. 민심의 심판이 두려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이명박 정권의 불법‧관권선거를 방송3사가 노골적으로 비호했다는 사실이다. 훗날 우리 사회가 이명박 정권에 의한 민주주의와 방송독립성 훼손을 바로잡을 때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일이 또 하나 늘어난 셈이다.  <끝>
 
 
 
2011년 4월 2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