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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방송통신위원회 구성에 대한 논평(2011.2.25)- 민주당, 또 ‘제 발등 찍기’ 할텐가?
오는 3월 말 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2기 방통위 구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우리는 2기 방통위 구성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최시중 씨는 연임이 아니라 ‘탄핵’의 대상이다
또 최시중 씨와 여당 추천 위원들은 KBS 수신료를 인상해 ‘조중동 종편’에 광고를 몰아주겠다는 저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지난 22일 KBS 수신료 인상안에 ‘추가 인상’, ‘광고 축소’라는 의견을 덧붙여 국회로 넘겼다.
이 같은 방통위 파행의 중심에 최시중 씨가 있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만약 이명박 정권이 또 다시 최 씨를 연임시킨다면 우리는 ‘조중동 방송 취소 운동’과 함께 ‘최시중 탄핵 운동’에 나설 것이다. 아울러 국민의 힘으로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고, ‘MB시대 언론장악’의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작업을 통해 최시중 씨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 한편 최 씨와 함께 이 정권의 방송장악, 언론통제, ‘조중동 방송’ 만들기에 부역한 송도균, 형태근 위원도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방송의 독립성과 공익성을 인식하고 방송산업의 발전을 고민하는 인물을 방통위원으로 앉힐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결국 2기 방통위원회는 공영방송을 더 처참하게 파괴하고 ‘조중동 방송’에 추가 특혜를 몰아주려는 ‘친MB’ 인물들이 다수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수(常數)’로서의 악조건에 맞설 수 있는 유능한 야당 추천 방통위원이 필요다. 그러나 지금까지 민주당의 방통위원 추천 결과는 참담했다. 중도 사퇴해 ‘박근혜 싱크 탱크’에 참여한 이병기 씨에 대해서는 언급할 가치도 없다.
2008년 이명박 정권이 집권하자마자 시작된 ‘정연주 축출’은 MB식 방송장악의 첫 단추였다. 그러나 불법과 반칙으로 KBS 이사회를 장악하고 정연주 사장을 쫓아내는 일련의 KBS 장악 과정에서 야당 추천의 이경자 위원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시작부터 허무하게 밀려버린 이후 연이은 방송장악과 언론통제, 방송구조 개편 과정에서 야당 추천 방통위원의 존재감을 찾기 어려웠다.
한편 짧은 기간 양문석 위원이 보여준 행보는 우리를 혼란에 빠뜨렸다.
양 위원은 처음 참석한 회의에서 ‘월드컵단독 중계’와 관련해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SBS에 대한 과징금 부과를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결국 SBS 과징금은 절반으로 깎였다. 또 양 위원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최시중 씨가 밀어붙인 ‘종편 기본계획 의결’에도 동의했다. 당시 이경자 위원이 위헌‧부당한 절차 추진에 항의하여 퇴장했는데도, 양 위원은 무슨 연유에선지 그 회의에 계속 참석해 기본계획 통과에 들러리를 서주었던 것이다. 기본계획 의결이 ‘조중동 종편’ 나눠주기의 물꼬를 트는 일이고, 이 정권이 종편선정 절차를 그토록 무리하게 강행하는 이유가 2011년말 조중동 종편이 방송을 시작해 그 다음해 4월 총선, 12월 대선에서 한나라당 정권재창출을 위해 ‘맹활약’해줄 것을 기대하기 때문임을 모르지 않았을 양 위원의 이런 태도는 우리에게 충격을 주었다.
한겨레신문은 25일 방통위 평가 기사에서 양 위원에 대해 “애초 기대했던 만큼의 견제능력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고 보도했다. 야당 추천 위원들이 ‘소수’로서의 어려움이 컸으리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야당 추천 위원들이 힘을 합쳐 대응 방안을 공조하고, 최선을 다해 저항할 수 있는 데까지 저항하는 모습을 기대했다. 하지만 야당 추천 위원들의 활동은 기대 이하였다.
그런데 이번에도 심상치 않은 소문이 떠돈다. 공천 포기의 대가로 KBS 출신 조 아무개 씨에게 방통위원 자리를 약속했다는 둥, 어느 계파에서 밀고 있는 아무개가 유력하다는 둥 구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정계와 언론계에 떠도는 이런 불미스러운 소문에 대해 진실을 밝히고, 투명하고 민주적인 추천 과정을 거치기 바란다.
민주당이 이번에도 방통위원 추천에 실패한다면 그것은 ‘제 발등을 찍는 꼴’이 될 것이다.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의 방송장악, 방송구조개편의 상당 부분이 방통위를 통해 관철되고 실행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계파간 나눠먹기’, ‘특정 집단의 로비’, ‘내 사람 심기’ 따위의 구태로 방통위원을 추천한다면 그 업보는 부메랑이 되어 총선, 대선에서 민주당과 국민에게 치명상을 입힐 것이다. 민주당의 선택을 지켜보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