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청와대의 <추적60분> ‘4대강’ 편 외압에 대한 논평(2010.12.14)14일 KBS 새 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정치외교부 보고(2010.12.3)’라는 정보보고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청와대 김연광 정무1비서관이 “수신료 좀 분위기가 안좋다. 물가 등 애기 나온다. 거기에다 홍보 쪽은 물론이고 김두우 기획관리실장도 KBS가 천안함 추적 60분 이어 경남도 소송 관련 추적 60분을 하는 등 반정부 이슈를 다룬다며 KBS가 왜 그러냐고 부정적인 보고(를) 했다. 그런 분위기도 참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밖에도 문건에는 김 비서관이 한나라당의 예산안 날치기 처리 일정까지 언급한 것으로 나와 있다.
김 비서관이 예산안 날치기를 알고 있었고, 홍보(수석)·기획관리실장 등이 보고했다고 한 점 등에 비춰볼 때 청와대 최고위층이 예산안 날치기를 앞둔 상황에서 <추적60분> ‘4대강’ 편 방송 사실을 보고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새 노조는 이런 내용의 정보보고가 올라간 3일 이정봉 보도본부장이 조대현 부사장에게 <추적60분> ‘4대강’ 편의 방송 보류 검토를 건의했다고 폭로했다. 청와대의 외압이 ‘불방 결정’에 작용했다는 얘기다.
지난 8일 <추적60분> ‘4대강’ 편이 불방되었을 때 이미 짐작했던 일이다. 권력의 외압이 작용했거나 권력의 눈치를 살핀 것이 아니라면 아무런 문제없이 제작되어 방송을 앞두고 있던 ‘4대강’ 편이 갑작스럽게 ‘방송 보류’로 불방된 이유를 설명할 길이 없었다.
오늘 새 노조가 공개한 정보보고 문건은 그 존재 자체가 ‘특보사장’·‘낙하산 사장’ 체제의 KBS에 강력한 외압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런 분위기를 참고하라”는 말이 ‘나팔수 방송’ KBS 간부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겠는가? 나아가 홍보수석, 기획관리실장까지 <추적60분>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면 청와대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4대강’ 편에 대한 외압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KBS 사측은 “제작 가이드라인과 심의규정에 따라 보류결정을 내렸을 뿐”이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우리는 지난 9일 논평을 통해 KBS가 심의규정 운운하는 것이 얼마나 설득력 없는 주장인지 지적한 바 있다.
KBS는 지금이라도 진상을 고백하고 당장 <추적60분> ‘4대강’ 편을 방송하라. 국민을 바보로 생각하지 않고서야 객관적인 외압의 정황이 드러난 상황에서도 ‘심의규정’ 운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아울러 김인규 씨는 더 이상 KBS를 망가뜨리지 말고 당장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라.
이명박 정권에도 다시 한 번 엄중히 경고한다. 방송에서 손을 떼라.
아무리 언론을 통제하고 방송을 장악한다 해도 국민을 속이고 국정을 농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미 이명박 정권은 경제무능, 안보무능, 굴욕외교, 민주주의 파괴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더 이상 언론통제와 방송장악으로 비판 목소리를 억누르고 무능을 감추려 해봐야 헛수고다.
국민의 눈과 귀를 막는 일에만 열을 올린 무능 정권의 끝은 뻔한 것이다.
2010년 12월 1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