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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G20 올인’ 보도 행태에 대한 민언련 논평(2010.11.11)
등록 2013.09.2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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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MB’와 ‘G20’ 밖에 안보이나
- '공영방송'답지 못한 KBS가 국격을 떨어뜨린다

 
 
KBS의 ‘G20 올인’ 보도행태가 눈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다. 
G20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10일, KBS 메인뉴스를 보면 지금 우리사회에 G20 외엔 아무것도 없는 듯 하다. KBS는 16건의 G20 관련 보도를 내보냈다. 전체 뉴스 시간 46분 19초(스포츠뉴스 제외)의 약 62%를 차지했다. (※표1 참조)
 

보도 내용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KBS는 각국 정상들의 입국 소식, 경호 상황 등 행사와 관련한 소식을 단순 보도하는 데 대부분의 뉴스를 할애했다. G20 정상회의 의제와 관련한 보도는 [이슈&뉴스]<G20환율 힘겨루기> 정도였고, G20에 대한 비판적 접근은 찾아볼 수 없었다. (※표2 참조) 기껏 G20 기간 동안 실시될 ‘자동차 자율 2부제’에 대해 정부의 홍보가 부족하다는 보도가 한 건 있었을 뿐이다. 
 
그러면서 KBS는 G20과 관련한 대통령 동향을 4꼭지(단신2개) 편성해 ‘어느 때 보다 분주한 대통령 모습’을 부각했다.
<양자 정상회담 시동>(이재원 기자)은 “의장국 정상인 이명박 대통령, 양자 정상 외교로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러시아, 호주 정상을 잇따라 만나 G20 역할 증대,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며 대통령의 일정을 소개했다.
심지어 <막바지 점검>(최재현 기자)에서는 뉴스가 진행되고 있는 ‘현재’ 대통령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다뤘다. 보도는 이명박 대통령이 “약 30분 전에 청와대 영빈관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을 환영하는 국빈만찬을 마쳤다”면서 “지금은 본관 집무실에서 내일 있을 역사적인 행사들에 대비해 마무리 점검 작업에 여념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한미 FTA 협의 진행상황과 환율 문제 등을 협의하고 있는 G20 셀파 회의 진행상황 등을 보고 받고, 내일 실시할 각종 연설 원고도 점검하는 등 어느 때보다도 분주한 개막 전야를 보내고 있다”며 대통령의 ‘노고’를 강조했다.
“청와대 직원들도 퇴근을 미루고, 긴장감 속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단신 <노동계 협조 당부>에서는 이 대통령이 국제 노동계 대표들을 만나 “G20의 가장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는 일자리 창출”이라고 밝혔으며 장석춘 한국노총,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경제 외교를 나갈 때 함께 가면 외국인들이 한국을 믿고 투자를 많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단신 종합 <교황, 이명박 대통령에게 G20 격려 서한>에서는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이 대통령에서 보낸 서한 내용을 보도했다.
 
또 KBS는 G20을 통해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경제효과도 ‘수십조’라는 등의 일방적인 주장을 별도 꼭지로 다루면서 ‘G20 효과 띄우기’에 앞장섰다.
<경제 효과 수십조 원>(서영민 기자)은 G20을 통해 “직접적인 경제효과는 천억원대”, “더 큰 효과는 국가 이미지 상승으로 인한 부가 효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국격 상승은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이로 인해 상품수출이 늘면서 수십조 원의 경제효과를 낸다는 것이 경제연구소들의 분석”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중심 국가로 ‘우뚝’>(김승조 기자)은 “1997년 12월, 국가부도 위기에 놓여있던 우리나라는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로 결정”했지만 “13년이 지난 지금, 입장은 완전히 바뀌었다”, “G20의 의장국이 된 우리나라는 IMF의 구제금융 방식 개선과 지분개혁까지 요구해 관철시켰다”면서 정부의 ‘치적’으로 추켜세웠다. 또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환율 문제 등 세계 경제의 현안에서 선진국과 신흥국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조정자의 역할도 맡게 됐다”며 “선진국들이 만든 세계경제 질서에서 소외됐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중심국가로 자리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KBS는 낯 뜨거운 자사 홍보 보도도 내놨다. <고화질 HD 50개국 생중계>(박진원 기자)는 “G20 주관 방송사인 KBS는 세계 50개국에 고품격 HD방송을 중계함으로써 국격을 한 차원 더 높인다”며 자사의 ‘첨단 G20 방송’을 자랑했다.
 

KBS의 ‘G20 올인’ 보도 행태는 비단 10일 하루의 문제는 아니다. 또 MBC, SBS의 G20 보도 역시 문제가 크다. 대부분의 보도가 G20에 대한 소개나 준비상황을 다뤘고, G20에 대한 정부의 과잉 대응 및 그로 인한 기본권 침해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공영방송’ KBS의 ‘G20 올인’, ‘G20 띄우기’ 행태는 방송3사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다. 이같은 경향은 우리단체가 지난 11월 1일부터 9일까지 방송3사의 G20 관련 보도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 기간 동안 KBS의 G20 보도는 방송3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또 G20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는 단 한건도 없었다. 30건 가운데 28건이 행사 홍보나 진행상황 단순 전달, 대통령 동정이었다.
 
KBS는 자사가 ‘G20 주관방송사’라고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KBS는 ‘G20 주관방송사’이기 전에 ‘공영방송’이다. 1박 2일 G20 행사에 몰두해 우리사회의 주요한 의제들을 외면하고, G20을 빙자해 ‘정권 홍보’, ‘대통령 띄우기’에 앞장서는 것까지 정당화될 수 없다.
또 KBS가 진정 ‘G20 주관방송사’라면 G20에 대한 심층취재를 해야 마땅하다. 그 과정에서 G20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도 담고, 정부의 과잉대응으로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지적하는 것이 정상이다. KBS의 지금 행태는 ‘G20 주관방송사’가 아니라 정권의 입맛에 딱 맞춘 ‘G20홍보 방송사’의 행태일 뿐이다.
정권에 장악된 ‘공영방송’ KBS의 이런 모습이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끝>
 
 
2010년 11월 1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