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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료 인상 강행의 ‘들러리’로 전락한 KBS 시청자위원회 및 일부 전현직 시청자위원들을 규탄하는 논평
등록 2013.09.2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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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변단체’ 전락한 시청자위원회, ‘시청자’ 참칭말라
 
 
 
KBS시청자위원회가 수신료 인상의 ‘들러리’로 전락했다.
지난 9월 30일 21기 KBS시청자위원회가 임시회의를 열어 ‘수신료 인상 찬성’ 의견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보도에 따르면 21기 시청자위원들은 임기가 시작된 9월 1일 KBS 측으로부터 수신료 인상에 대한 설명을 듣고, 30일 임시회의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이병순‧김인규 사장 체제에서 구성된 20‧21기 시청자위원회에 대해 그동안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명박 정부의 코드에 맞는 인사들이나 KBS 입장을 대변해줄 만한 인사 등으로만 구성돼 시청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는커녕 ‘청부사장’, ‘특보사장’의 방패막이 역할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시청자위원회가 수신료 인상에 들러리를 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21기 시청자위원회의 ‘수신료 인상 만장일치 찬성’은 이 같은 우려가 기우가 아니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지금 수신료 인상에 대해 시민사회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고, 80%에 이르는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음은 시청자위원들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이명박 정권에 장악된 KBS가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수신료 인상’은 그야말로 염치없는 요구다. 그럼에도 시청자위원회는 한차례의 회의로 ‘수신료 인상 만장일치 찬성’ 결론을 내렸다. 권력과 ‘나팔수 방송’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관변단체의 행태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한편 KBS 지역국에서도 전‧현직 시청자위원들을 ‘수신료 인상 명분 쌓기’에 들러리 세우려는 움직임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5일 부산에서는 KBS부산총국 전‧현직 시청자위원들로 구성된 ‘KBS부산시청자네트워크’가 창립되었다. 이 네트워크는 창립 취지문에서 “수신료 현실화를 위한 여론 수렴과 여건 조성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KBS부산총국은 ‘시청자네트워크’가 출범했다는 뉴스를 내보내면서 ‘난시청 해소사업과 지역방송 위상 강화 등 공영방송으로서의 위상을 다지기 위해서는 수신료 현실화가 필수적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여론형성을 주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2일에는 서울에서 전국 KBS시청자네트워크를 출범시켜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출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앞서 9월에는 KBS진주방송국 전‧현직 시청자위원 30여명이 참여하는 ‘KBS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결성됐는데, 이 모임은 ‘KBS 수신료 현실화와 이에 따른 KBS진주방송국을 비롯한 지역국의 활성화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창원에서도 9월 27일 전‧현직 시청자위원들이 참여하는 ‘KBS를 사랑하는 모임’ 발족식이 열렸다고 한다.
수신료 인상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는 이 때, 이런 모임을 만드는 이유는 뻔하다. ‘시청자’라는 이름을 내세워 수신료 인상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시민사회가 수신료 인상을 놓고 ‘찬-반’으로 맞서는 양 호도하려는 것 아닌가?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이 이제 시청자위원회를 ‘관변단체’로 전락시키고, 전직 시청자위원들까지 동원해 수신료 인상에 들러리 세우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군부독재 정권 시절 관변단체를 동원해 여론을 조작하려 들었던 구시대의 악몽이 떠오른다.
시청자위원회를 구성하는 목적은 ‘시청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다(방송법 제87조). 수신료 인상에 대한 최소한의 여론 수렴도 없이 ‘만장일치 찬성’을 결정한 21기 시청자위원회, ‘KBS를 사랑하자’며 해괴한 단체를 만들어 수신료 인상에 들러리 선 일부 전·현직 시청자위원들은 더 이상 ‘시청자’를 참칭하지 말라.
KBS가 권력에 장악돼 독립성과 공정성을 상실하고 국민의 신뢰는 급락했는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는커녕 수신료 인상에 들러리나 서겠다는 사람들이 어떻게 시청자를 대변한단 말인가?
<끝>
 

2010년 10월 11일
KBS수신료인상저지범국민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