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KBS 이사회의 수신료 인상 논의에 대한 논평(2010.9.29)
등록 2013.09.2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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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회는 수신료 인상 논의를 당장 중단하라
 
 

KBS이사회가 수신료 인상을 기정사실로 놓고 ‘인상 규모’를 따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27일 <미디어스> 보도에 따르면 여당 추천 이사들은 ‘4600원 인상안’을, 야당 추천 이사들은 ‘인상폭 1500원 이하’를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7월 KBS 이사들이 수신료 인상과 관련한 ‘4가지 합의’를 내놓았을 때 시민사회가 우려했던 바가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당시 여야 추천 이사들은 △수신료 인상 방안 논의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양측은 KBS 사측이 제시한 1안 ‘6500원(광고 전면 폐지)’, 2안 ‘4600원(광고 20% 유지)’을 포함하며 수신료 인상 방안에 대해 충분히 논의한다 △수신료 인상방안에 대한 논의와 의결은 양측이 합의하에 처리한다는 내용을 합의했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은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사회가 ‘연내 수신료 인상’을 전제로 일정한 수준에서 인상 폭을 타협해 정기국회에 넘기려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후 KBS이사회의 행보는 ‘충분한 논의’는커녕 수신료 인상의 절차적 명분을 쌓기 위한 요식 행위에 불과했다. 여론 수렴과는 거리가 먼 형식적인 공청회에 이어, 8월 말에는 파행이 뻔히 예상되는 3주짜리 ‘한국방송 공정성·독립성 확보방안 연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나섰다.
우리는 KBS의 공정성·독립성 훼손 원인이 이명박 정부의 KBS 장악에 있는 만큼 이런 식의 ‘연구위원회’로 KBS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보장할 수 없음을 지적했다. 아울러 이사회가 진정으로 KBS의 공정성과 독립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면, 공론의 장에서 KBS의 ‘원상회복’을 포함한 공정성·독립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방안을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KBS이사회는 이 같은 제안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더니, 어느 새 수신료를 2000원 올릴 것인지, 1000원 올릴 것인지를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미디어스> 보도가 사실이라면 4600원 인상을 주장하는 여당 추천 이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 야당 추천 이사들 역시 ‘수신료 인상의 들러리를 섰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1000원이든 2000원이든 현재 상태에서 수신료 인상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부당하다. 공영방송의 시스템은 붕괴되고, ‘특보사장’ 아래 정권의 나팔수 노릇이나 하고 있는 KBS가 무슨 수신료 인상을 운운한단 말인가? 물가폭등, 전세 폭등으로 서민들의 등골이 휘어지는 이 때 KBS가 하고 있는 일이 도대체 무엇인가? 추석연휴 첫날 대통령 내외를 토크프로그램에 출연시켜 ‘인간적 모습’을 부각해주고, 정권이 치적으로 내세우는 ‘G20’을 띄워주며, 총리 후보자의 허물을 덮고 물타기 하는 데에나 몰두하는 게 KBS의 행태다. 이런 KBS를 위해 가뜩이나 얄팍해진 국민의 지갑을 열라고 하는 게 가당키나 한가.
다시 한번 분명히 밝혀둔다. 수신료 인상 논의는 권력에 장악된 KBS를 정상적인 공영방송으로서 되돌린 후, 충분한 여론 수렴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만의 하나 KBS 이사회가 지금 상태에서 수신료 인상안을 처리한다면 국민적 저항만 불러올 것이다.
한편, 언론계 일각에서는 오늘(29일) 정기이사회에서 여당 추천 이사들이 4600원 인상안을 강행 처리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신료 인상안이 연내에 국회를 통과하려면 무리를 해서라도 9월 중에 강행처리 할 것이라는 얘기다.
긴 말이 필요 없다. 여당 추천 이사들이 수신료 인상안을 강행처리 하는 순간, ‘수신료 인상은 물 건너갔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거듭 촉구한다. KBS 이사회는 지금이라도 수신료 인상 논의를 중단하고 시민사회와 함께 KBS 정상화를 위한 논의에 나서라. 이것이 ‘공영방송’ KBS를 위해 이사들이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일이다. <끝>
 
 
2010년 9월 29일
KBS수신료인상저지범국민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