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MBC 사장 김재철 씨의 ‘MBC파업’ 관련 기자회견에 대한 논평(2010.4.19)
등록 2013.09.25 15:07
조회 306
김재철 씨,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
 
 
 
18일 MBC 사장 김재철 씨가 기자회견을 열어 ‘무노동 무임금’ 등을 주장하며 MBC노조 파업에 대한 강경입장을 밝혔다. 김 씨는 이번 노조 파업사태를 촉발시킨 자신의 잘못에 대해 한 치의 반성이나 양보의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
그는 노조와의 약속을 깨버리고 황희만 씨를 부사장으로 임명한 데 대해 “1년 후 회사에서 원하는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면 내가 인사권이 있으니 바꿀 수 있을 것”, “황희만이 나보다 나이도 어리고, LA특파원 등을 지내 글로벌한 생각을 갖고 있다. 나와 사이도 나쁘지 않고 그의 능력도 안다”는 등 철회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김우룡 씨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하겠다던 방침에 대해서도 “소송이 급한 일은 아니다. 급하게 생각하지 않겠다”며 당장 소송할 뜻이 없음을 드러내는 한편, “그 문제는 지금도 고민 중인데 노조가 먼저 파업을 풀어야 한다”며 엉뚱하게 노조 파업을 걸고 넘어졌다.
나아가 김 씨는 MBC노조의 출근저지에 맞서 회사 근처에 별도 사무실을 얻겠다면서 “노조가 두 가지 요구(황희만 부사장 임명 철회 및 김우룡 고소)를 계속하는 한 여의도에 단풍이 들고 겨울이 와도 내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 “우선은 어려움이 있어도 참을 생각이지만 불법파업에 대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철저히 적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씨의 주장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다.
김우룡 씨의 이른바 ‘큰집 조인트 발언’은 이명박 정권의 MBC 장악 실상을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사건이다. 그 구체적인 진상을 명명백백 밝혀야 한다는 노조의 요구는 너무나 당연하다. 만약 김 씨가 ‘김우룡 씨를 고소하겠다’던 공언을 뒤집고 어물쩍 넘어간다면 스스로가 MB 정권의 낙하산 사장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셈이다.
또 김 씨는 낙하산 논란을 초래한 황희만 씨의 보도본부장 철회를 노조에 약속해 놓고 이를 뒤집어 그를 부사장에 임명했다. 사실상 노조를 파업으로 몰아넣은 사람은 김재철 씨 자신이다.
솔직히 MBC 노조가 요구하는 ‘황희만 씨 임명 철회와 김우룡 씨 고소’는 너무나 점잖은 주장이다. 정권의 방송장악 시도로 진통을 겪는 MBC가 정상화되려면 김재철 씨 스스로가 ‘큰집 조인트’의 진상을 털어 놓고, 사장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 김 씨가 노조를 비난하고 “불법파업”, “무노동 무임금” 운운하며 강경대응을 주장하고 있으니 도대체 이 정권의 사람들은 어쩌면 이토록 뻔뻔스러운지 기가 막힌다.
MBC파업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국민들은 ‘공영방송 지키기’에 나선 MBC 노조를 성원하고 있다. MBC 내부에서도 노조원이 아닌 국장급(84년 입사 사원들)과 부국장급(85년 입사 사원들) 사원들까지 나서 ‘김우룡씨 고소 및 황희만 부사장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MBC 출신이라는 김재철 씨에게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위기에 처한 MBC를 구하기 위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후배들의 요구에 응하는 것이 도리다. 파업 사태 장기화에 따른 모든 책임은 김재철 씨에게 있음을 명심하라. <끝>
 
 
 
2010년 4월 19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