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KBS의 김미화 씨 퇴출 움직임에 대한 논평(2010.4.7)전국언론노조 KBS본부와 여러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날 열린 KBS 임원회의에서 김인규 씨 등은 ‘일부 프로그램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내레이터가 잇따라 출연해 게이트키핑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3일 방송된 <다큐멘터리 3일>의 내레이터를 맡았던 김미화 씨를 문제 삼았다고 한다.
이날 임원회의에서는 ‘내레이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프로그램의 경우 내레이터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적임자를 선정하는 방안’까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이 같은 회의 결과는 ‘임원회의 결정사항’이라는 형식으로 제작현장에 하달됐다고 한다.
한마디로 김미화 씨를 ‘논란이 되고 있다’는 지극히 자의적인 이유를 들어 방송에서 퇴출시키고, ‘내레이터 선정위원회’라는 해괴한 조직을 꾸려 앞으로 정권에 밉보인 사람들은 목소리 출연조차 막겠다는 의도다.
참으로 극악하고도 집요하며 용렬한 방송장악 행태다.
‘논란’ 운운하는 것은 그를 몰아낼 어떤 명분도 없는 상황에서 나온 억지 주장일 뿐이다. 이번 시도는 2008년 정연주 사장 축출 이후 KBS에서 벌어진 윤도현, 정관용, 김제동 씨 퇴출에 이어 이 정권에 찍힌 방송인들의 씨를 말리겠다는 발상으로 국민의 비난만 초래할 것이다.
‘내레이터 선정위원회’ 운운한 대목도 기가 막힌다.
임원회의가 프로그램 출연자의 캐스팅을 논의하는 자리인가?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프로그램의 내레이터를 두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명백한 월권이며 제작 자율성 침해다. 나아가 무슨 ‘위원회’까지 만들어 프로그램 내레이터를 고르겠다는 건 방송인들을 정치적으로 ‘편가르기’ 하고, ‘정권의 편’이 아닌 사람들은 제도적으로 걸러내겠다는 발상이다.
심지어 문제의 임원회의에서는 2일 방송된 ‘특별기획 천안함 침몰’ <국민의 마음을 모읍시다>에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면서 저도 기도 열심히 해드리겠습니다”라는 명진 스님의 인터뷰가 나간 것조차 “부적절하다는 심의지적이 있었다”, “객관성 있는 섭외가 필요하다”는 말이 오갔다고 한다. 인터뷰 대상도 시시콜콜 따지겠다는 얘기다.
‘MB특보사장’ 아래서 제작 자율성과 편성권이 어디까지 무너질지 참담하다. 만의 하나 KBS가 김미화 씨를 완전히 퇴출시키고, 나아가 ‘내레이터 선정위원회’를 만든다면 시청자들로부터 거센 역풍을 맞을 것임을 명심하라.
김인규 씨는 김미화 씨를 두고 ‘논란’ 운운했다지만 ‘논란’으로 치자면 KBS에서 김인규 씨를 따라올 사람이 있겠는가? 이명박 대선후보의 ‘국밥광고’를 만들다가 공영방송 사장으로 내려앉아 KBS를 ‘정권의 방송’으로 만들고 있는 김인규 씨야말로 KBS ‘퇴출대상 1호’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김인규 씨는 더 이상 KBS를 망치지 말고 당장 물러나라.<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