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방송3사 메인뉴스 및 조중동의 ‘4대강 사업’ 관련 보도에 대한 논평(2010.3.17)지난 2월 4대강 공사 중 강바닥에서 긁어낸 오니토로 인한 수질오염 문제가 제기됐다. 야당 의원들이 낙동강 달성보 오니토에서 비소 등 발암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토됐다는 시료 채취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이후 함안보 지역의 오니토 오염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또 남한강 강천보 공사현장에서 암반 발파작업을 한 뒤 ‘화약성분’을 강으로 무단 방류해 수질을 오염시켰다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로 침수피해가 발생한 지역도 있었다. 지난 2월 12일 4대강 공사가 진행 중인 나주 죽산보 건설현장에서 강이 범람해 농경지 10ha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KBS는 천주교의 “4대강 사업 반대” 성명을 전한 단신을 제외하면, 담양 쑥부쟁이 군락지 파괴를 다룬 단 한건의 관련기사를 실었을 뿐이다.
이처럼 침수피해, 퇴적토 오염, 수질오염, 수리모형 실험 문제 등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던 KBS는 3월 12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낙동강 달성보 수리모형 실험 장면을 공개하고 ‘대형 홍수가 발생해도 강이 범람하지 않았다’는 실험 결과를 밝히자 이 소식은 보도했다. 그러면서 ‘실험이 부실하게 진행됐다’, ‘실험 결과가 나오기 전에 공사를 서둘렀다’는 주장을 반론 형식으로 그제야 다뤘다.
한편 MBC는 6건의 관련 기사를 실었으나, 4대강 사업의 부작용을 적극적으로 다뤘다고 보기는 어렵다.
조선일보는 2건 모두 2∼3단의 짧은 스트레이트 기사였다. 팔당 유기농 단지 문제를 다룬 2월 25일자 보도는 28B면 2단 기사였고, 천주교의 “4대강 사업 반대” 성명을 다룬 보도 역시 3월 13일 A10면에 3단으로 간단하게 다뤄졌다.
반면 이날 조선일보는 법원이 ‘4대강 사업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한 사실은 A10면 5단 기사로 크게 보도했다.
동아일보의 관련 기사 두 건 가운데 하나는 천주교의 4대강 반대 목소리에 딴죽을 거는 기사였다. 3월 10일 동아일보는 <기자의 눈/천주교 주교회의 앞의 ‘정치의 강’>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하고, 선거의 특정 후보에게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이라면 교인들 각각의 신앙과 판단에 맡기는 게 교단 전체에 대한 오해와 부작용을 멀리할 수 있는 길이 아닐지”라며 못마땅한 심기를 드러냈다.
‘친MB신문’ 조중동은 논외로 하더라도, KBS와 SBS의 행태는 충격적이다.
아무리 ‘MB특보 출신’이 사장자리에 앉았다지만, 명백한 문제점에 대해 스트레이트성 보도 하나 제대로 내놓지 못한다는 것은 KBS가 ‘뼛속까지 정권의 방송’이라고 웅변하는 꼴이다.
SBS의 행태도 상식 이하이기는 마찬가지다. SBS는 올해 초 박수택 환경전문기자를 논설위원실로 발령해 ‘보복성 인사’라는 의혹을 받았다. 박 기자가 지난 해 경인운하와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여러 차례 지적해 ‘미운털’이 박혔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4대강 사업의 부작용을 단 한 건도 보도하지 않고 있는 SBS의 행태는 이런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권이 애써 ‘장악’하지 않아도 알아서 ‘MB코드’에 맞춰주는 SBS의 행태가 참으로 한심스럽다.
조중동과 방송3사는 비판과 감시의 기능을 포기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4대강 사업이 ‘강을 죽이는 일’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조중동과 방송3사에 엄중하게 묻는다. 4대강 사업이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을 내고 국토를 파괴할 때까지 입을 꽉 다물고 있을 것인가? 아니면 지금이라도 최소한의 사실보도에 나설 것인가?
국민들은 4대강 사업이 초래할 결과에 대해 정권 뿐 아니라 언론에도 책임을 물을 것이다. 지금과 같은 보도 행태로는 조중동과 방송3사가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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