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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잇따른 ‘보복성’ 기자·PD징계에 대한 논평(2010.2.17)
등록 2013.09.2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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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보사장’의 적반하장 기자징계
 
 
KBS가 ‘MB특보사장’ 김인규 씨의 전두환·노태우 정권 시절 ‘찬양 리포트’를 공개했다는 이유로 기자를 징계한 사실이 11일 알려졌다.
KBS 기자협회에 따르면 KBS는 지난 8일 ‘성실 의무 위반’, ‘콘텐츠 유출’ 등을 이유로 김진우 KBS 기자협회장에게 감봉 2개월의 징계를 내렸다고 한다. KBS 기자협회는 지난해 11월 이명박 캠프 방송전략실장 출신 김인규 씨가 사장으로 임명되자 총 5회에 걸쳐 ‘기자 김인규를 말한다’는 제목으로 김씨의 ‘독재정권 찬양리포트’ 동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KBS기자협회가 공개한 김 씨의 리포트는 그가 공영방송 수장이 될 자격이 있는 인물인지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였다. 따라서 KBS 기자협회는 공영방송 구성원으로서 국민에 대한 성실 의무를 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그러나 KBS 경영진은 이를 ‘유출’ 운운하며 기자협회장을 징계하고, 관련 사실을 보도한 다른 매체에 동영상 삭제를 요청하는 졸렬한 행태까지 보였다. 독재정권 찬양에 앞장섰던 인물이 공영방송 사장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부끄럽고도 부당한 일인지 스스로 확인시켜 준 셈이다.
KBS는 지난 10일에도 김덕재 KBS PD협회장(현 한국PD연합회장)을 보복징계 한 바 있다. 김 PD협회장은 지난해 1월 양승동 PD와 김현석·성재호 기자에 대한 부당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제작거부에 앞장섰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방송과 관련해 본부장 신임투표를 주도했는데, KBS는 이를 두고 ‘성실·품위유지의무 위반’, ‘업무방해’, ‘근무기강 문란’ 등의 트집을 잡아 감봉 2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공영방송의 품위와 사회적 책임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KBS에서는 ‘근무 기강이 문란하고 품위를 떨어뜨린 직원’으로 몰려 ‘특보사장’에게 징계를 당하는 것이다.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
KBS가 잇따라 기자‧PD를 징계하는 것은 내부 비판의 씨를 말리겠다는 의도다. 그동안 KBS에서 기자협회와 PD협회는 그나마 비판 목소리를 내왔던 조직이다. 이들의 비판에 어김없이 징계로 보복하는 것은 공영방송을 정권에 갖다 바치고 나아가 구성원 모두를 ‘순종’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김인규 씨를 비롯한 KBS 경영진은 과거 김 씨가 그랬던 것처럼 기자와 PD들이 ‘정권의 나팔수’ 노릇이나 하기 바라는 것 아닌가? 
그러나 KBS가 적반하장격의 보복징계를 거듭 할수록 국민들은 KBS가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잃고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뿐이다. 아울러 방송장악에 혈안이 된 이 정권과 정권의 편에 서서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하수인들의 행태는 고스란히 역사로 남을 것이며 국민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KBS 구성원들에게도 거듭 당부한다.   
바로 지금,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똘똘 뭉쳐 싸우지 않는다면 KBS는 정권의 나팔수 행태에 누구 하나 맞서지 못하는 굴종의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역사는 정권이 방송을 장악하고 공영방송이 망가져갈 때 KBS 구성원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맞섰는지도 기억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주기 바란다. <끝>
 
 
2010년 2월 1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