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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규 검찰 총장의 ‘출입기자 500만원 촌지’ 제공 관련 방송3사 보도에 대한 논평(2009.11.10)
등록 2013.09.2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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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 ‘검찰총장 촌지’ 왜 침묵하나
 
 
 
방송3사가 ‘김준규 검찰총장 500만원 촌지 사건’에 침묵하고 있다.
지난 3일 김준규 검찰총장이 출입기자들과의 회식자리에서 현금 500만원을 촌지로 뿌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 등은 6일 김 총장이 ‘경품’ 명목으로 기자 10명에게 50만원씩 들어간 돈 봉투를 돌렸다고 보도했다. 이들 신문의 보도 이후 다른 신문과 인터넷매체 등도 관련 기사를 실었다. 그러나 방송3사는 사건이 알려진 6일부터 9일까지 메인뉴스에서 관련 보도를 일절 하지 않고 있다.
 
방송3사는 왜 김 총장의 촌지 사건에 굳게 입을 다물고 있는가? 검찰총장이 언론을 ‘돈과 향응’으로 길들이려 한 사건이 자연경관과 행락객들의 모습을 전하는 주말 스케치 보도보다도 ‘뉴스가치’가 떨어지는 일인가?
거듭 지적하지만, 이번 사건은 자격미달의 검찰총장이 ‘돈과 향응’이라는 구시대적인 방식으로 언론 길들이기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그냥 덮고 갈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도 김 총장은 형식적인 ‘유감 표명’으로 어물쩍 넘어가려 하고 있고, 검찰은 ‘돈 봉투는 돌렸지만 뇌물이 아니다’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
검찰이 이렇게 배짱을 부리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그 자리에서 ‘돈 봉투 잔치’를 함께 벌였던 사람들이 언론인들이기 때문이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말이 있다. 이번 일은 이 정권 사람들의 비뚤어진 언론관을 보여준 사건이자, 권력과 긴장관계를 유지하기는커녕 ‘경품 촌지’에 ‘호응’한 기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드러낸 사건이다.
그러니 검찰은 언론들이 이번 사건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흐지부지 국민들이 잊어주기만을 기다리는 것이다. 어쩌면 언론사들에 대해 직간접적인 압력을 휘둘렀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분명한 사실은 방송3사가 ‘언론이 보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검찰의 ‘기대’에 완벽하게 호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부끄럽고 참담하다.
 
방송3사는 지금이라도 김준규 검찰총장의 500만원 촌지 사건을 보도하라. 아울러 자사 기자들이 문제의 회식자리에 있었다면 국민들에게 사과하라.
방송3사가 이 정도의 일조차 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사회적 공기(公器)를 자처할 수 있으며, 다른 분야의 부정과 비리를 비판할 수 있단 말인가? 방송3사의 후속 조치를 예의주시 하겠다. <끝>
 
 
2009년 11월 10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