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방송인 김제동씨 하차 통보 및 KBS 가을개편에 대한 논평(2009.10.12)이번에는 방송인 김제동 씨를 <스타골든벨>에서 하차시켰다. 지난 9일 KBS는 김 씨에게 전화를 걸어 ‘12일 녹화를 마지막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할 것’을 통보했다고 한다. ‘마지막 방송’ 3일 전에 전화로 하차를 통보한 것은 관례에도 벗어날 뿐 아니라 4년간 프로그램을 진행한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않은 처사다.
KBS의 비상식적인 ‘김제동 하차’에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 김 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노제 사회를 맡았고 ‘노무현 재단’ 출범 기념콘서트에 참여하는가 하면 쌍용차문제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발언을 하는 등 사회참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이미 <심야토론>의 진행자 정관용 씨, <윤도현의 러브레터>의 진행자 윤도현 씨도 이병순 체제의 KBS에서 석연찮은 이유로 물러난 바 있다. 이 정권에 ‘밉보인’ 사람들은 KBS에서 하나 둘 쫓겨난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KBS는 ‘김씨가 4년 동안 <도전 골든벨>을 진행해 새 인물로 교체할 필요가 생겼고, 정기 개편 때 일반적으로 진행자들을 교체해 왔다’는 등 설득력 없는 주장을 펴고 있다. 단지 ‘오랫동안 진행했다’는 이유만으로 프로그램 정착에 기여해 온 진행자에게 3일 전에야 하차 통보를 했다는 것은 시청자를 우롱하는 수준의 변명이다.
이렇게 공영방송의 사회적 책임을 포기하는 편성으로도 부족해 김제동 씨마저 잘라내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그 정권에 그 방송’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병순 씨에게 묻는다. 김 씨의 하차는 MB를 향한 ‘충성심’의 발로인가, 아니면 정권 차원의 ‘각별한 외압’이라도 받은 것인가? 어느 쪽이든 분명한 사실은 ‘정권의 방송’으로 전락한 KBS가 일말의 염치마저 던져버렸다는 사실이다.
정권을 위해 오락프로그램 진행자마저 ‘코드 맞추기’를 하는 이른바 ‘공영방송’ KBS는 이번 일로 자신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명명백백 드러냈다.
KBS가 이대로 나가면 국민의 심판은 필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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