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KBS 직원 중징계에 대한 논평(2009.8.14)
등록 2013.09.2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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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영근 씨에 대한 징계를 즉각 철회하라
 
 
 
KBS가 다음 아고라 게시판과 사내 게시판에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을 비판한 글을 올린 직원에게 중징계를 내려 파문이 일고 있다.
 
징계를 받은 황보영근 씨는 지난 해 8월 3일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ID ‘아옥련’의 ‘KBS 노조위원장 이하 3명은 국민이 제명했다’는 게시글에 “KBS 노조원이고 엔지니어입니다. 죄송스러운 말 뿐입니다. 만약 정 사장 보내고 낙하산 못 막는다면 수신료 거부운동에 광고 불매운동도 추가하십시오. 현재 조중동 광고불매식으로 하는 겁니다. 한 놈만 팬다는 생각에 조선보다 KBS를 제일 먼저 패겠다고 하십시오”라는 댓글을 단 바 있다. KBS는 이 댓글에 더해, 7월 16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펌-KBS수신료 거부 길라잡이’를 문제 삼아 취업규칙 제4조(성실)와 제5조(품위유지)를 위반했다며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 3개월에 처한다고 통보했다.
 
이는 양심과 이성을 무참히 내던진, 야만적인 정치깡패식 보복인사의 전형이다. 이명박 정권이 법을 유린하면서 정연주 전 사장을 쫓아내고 KBS의 공영성을 훼손한 반민주적 작태를 아고라나 사내게시판을 통해 질타하는 것은 KBS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법률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능히 할 수 있는 일이자 의로운 일이다. 또한, 국민의 방송이어야 할 KBS가 집권세력의 통치도구로 전락해 스스로 파멸의 길로 가는 데 대해 그 위험을 경고하는 것은 해사행위가 아니라 용기 있는 애사행위이며, ‘성실’(취업규칙 4조)과 ‘품위’(취업규칙 5조)를 온전히 구현하는 모범적인 행위다.
KBS는 황보 씨에게 상을 주기는커녕 중징계를 내려 정의와 상식을 다시 한 번 유린했다. 이는 조직의 잘못을 질타하는 목소리는 일절 용납하지 않겠다는 야만적 깡패논리에 다름 아니다. 사내게시판이든 외부 포털이든, 기명이든 익명이든, KBS가 정권의 시녀로 전락하는 것을 비판하는 내부 구성원의 목소리는 법과 원칙을 넘어 무조건 차단하고 보겠다는 어리석고 치졸한 아메바적 작태가 아닐 수 없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언론관련법에 대해 국민의 다수가 원천무효라고 답하고 있다. 국민의 다수가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KBS에 실망하고 있다. 반성과 시정이 없다면, 수신료 거부운동은 필연적이다. KBS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황보 씨는 인사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기로 했다. KBS는 황보 씨에 대한 중징계를 철회해야 한다. KBS는 가장 중요한 자신의 존재원리, 즉 ‘방송의 독립성’에 대해 돌아보고, 그로부터의 일탈이 야기할 국민의 분노를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끝>

 
2009년 8월 1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