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이명박 대통령 제20차 라디오 연설 방송에 대한 논평(2009.7.27)이날 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미디어법 날치기 처리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하기는 했다. 사회자는 국민적 관심에는 아랑곳없이 핵심 쟁점은 아예 질문조차 하지 않고 변명의 기회만 주는 질문으로 일관했다. 심지어 사회자는 “평소에 라디오 연설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신다고 들었다”거나 “방송 전문가로서 생각을 해 보면 목소리가 탁하시지만 전달력은 좋은 것으로 평가”를 하고 있다는 둥 낯간지러운 질문들을 하기도 했다.
역시 우문에 우답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야당, 시민사회, 국민들이 미디어법을 반대하는 이유와 관련해서도 엉뚱한 답변을 늘어놓는 등 그야말로 함량미달에 일방적인 발언만을 쏟아냈다.
이 대통령은 “국회가 합의를 했으면 참 좋았겠지만, 더 늦출 수 없는 현실이라고 저는 생각한다”며 직권상정을 통해 미디어악법을 날치기한 한나라당의 반민주적 폭거를 두둔했다. 하지만 국민이 정작 듣고 싶어 하는 날치기, 대리투표 등 의회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일체의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선진된 기술을 앞세워 세계에서 방송 통신이 융합되는데 있어서 우리가 표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것을 통해 우리가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미 근거없는 것으로 밝혀진 산업발전이나 일자리 창출 논리를 여전히 되풀이 했다.
국민들은 ‘이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에 많은 신경을 쓰는지’ 또는 ‘이 대통령 연설이 전달력이 좋다’는 앵커의 개인적 평가가 듣고 싶은 것이 아니다. 또 대통령의 언론관을 듣고 싶은 것도 아니다. 정작 국민들이 듣고 싶은 것은 미디어법 날치기 처리과정에서 발생한 재투표, 대리투표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이 궁금할 따름이다.
소통은 국민들의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주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그런데 KBS는 라디오 연설을 통해 미디어악법에 대한 일방적 홍보기회만을 대통령으로 내주었다. 국민들이 알고 싶은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을 하도록 한 것이다. 이쯤되면 KBS가 한국정책방송(KTV)과 다른게 무엇인가. KBS는 언제까지 국정홍보방송만 할 것인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