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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언론악법 날치기 처리 관련 조중동 23, 24일 사설에 대한 논평(2009.7.24)국민들은 87년 6월 항쟁을 통해 피와 땀으로 만들어낸 민주주의가 하루아침에 국회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치를 떨고 분노했다. 하지만 언론악법의 최대 수혜자인 조중동은 ‘방송에 진출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표정관리에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조중동은 한나라당의 언론악법 변칙처리를 ‘미디어산업 선진화’라며 적극 환영했다.
조선일보는 23일 사설 <지상파독과점 유지시킨 미디어법이 남긴 숙제>에서 “미디어법 통과는 어떤 분야든 개방과 경쟁이 상식인 글로벌시대에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구시대적 진입장벽 하나가 일부라도 무너졌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도 같은 날 사설 <공정하고 다양한 미디어를 향해>에서 “미디어산업 선진화를 위한 첫 단추를 꿰었다는 성과를 결코 폄하할 수 없다”며 노골적으로 환영했다.
동아일보 역시 이날 사설 <미디어산업, 장벽 허물고 미래로 도약한다>에서 “국내 방송시장에 새로운 사업자들이 진입할 수 있게 돼 시청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제공되었다”며 심지어 “진정한 방송민주화가 가능해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선일보는 24일 사설 <이렇게 가면 18대 국회는 역대 최악으로 기록될 것>에서 18대 국회가 시작부터 여야 충돌로 파행을 빚어왔다고 예산안 처리, 비정규직법 등을 거론하며 “이대로 가면 18대 국회는 역대 최악으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고 여야를 싸잡아 비난했다. 그러나 언론악법을 변칙 처리하는 의회쿠데타의 주역이자, 그동안 각종 반민주적 ‘MB악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며 국회파행을 불러왔던 한나라당의 문제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양비론을 펴는 것이야말로 사실상 한나라당의 의회쿠데타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다.
동아일보도 23일 사설 <아수라장 국회를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에서 “의원들이 뒤엉켜 몸싸움을 벌이고 욕설을 주고받는 모습은 익숙한 풍경이었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후진적이고 추한 ‘난장판 국회’를 지켜봐야 할까”라면서 민주당이 “‘여론 수렴 후 6월 국회에서 표결처리한다’고 약속하고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사실상 민주당을 비난했다. 동아일보는 24일 <의회민주주의 짓밟은 언론노조의 국회 난입>에서는 언론노조가 국회에 들어간 것을 두고 “폭력을 동원해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표결을 방해하는 것은 국회를 모독하고 헌정을 유린하는 행위”라고 비난하며 ‘친북편향 논란’, ‘노무현 정부 홍위병’ 운운하는 색깔론까지 들먹이고 나섰다. 그러나 정작 언론악법을 처리한다며 재투표로 법까지 어긴 한나라당의 ‘의회민주주의 파괴행위’는 제대로 비판하지 않았다.
중앙일보는 23일 사설 <퇴행적 민주당, 미숙한 한나라당>에서 “미디어법은 선진화를 위한 대표적인 개혁법안인데 국회는 이를 가장 후진적인 방법으로 처리해야 했다”며 “제1야당 민주당은 법안이 제출된 이래 7개월여 동안 상임위 토론과 협상을 위한 절차를 거의 모두 거부해왔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본회의 직권상정뿐인데 당은 이마저 물리적으로 방해해 어제의 소동을 빚고 말았다”고 날치기 상정의 책임까지 민주당에게 돌렸다. 그리고는 24일 <국회, 비정규직 피눈물은 끝내 외면할 건가>에서 한나라당의 의회쿠데타에 항거해 장외투쟁을 선언한 민주당을 향해 “정말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면 임시국회를 다시 열든지, 아니면 상임위를 열어서라도 비정규직 근로자를 보호할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며 ‘민생’ 운운하며 민주당의 장외투쟁 선언마저 발목을 잡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23일 사설에서 “기득권자의 권익을 유지시켜주고 각 정파 주장을 반영하다보니 법논리와 법조항이 모순투성이가 돼버렸다”, “세계적 미디어기업을 육성한다는 얘기가 공허하다”, “현재의 지상파독점체제가 준영구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을 내세우며 불만을 토로했다. 지분 소유 등과 관련해 규제를 더 풀라는 압박이다.
중앙일보도 같은 날 사설 “독과점 해소는 물건너 가버렸다”, “누더기법” 등의 표현으로 애초 법안에서 후퇴했다며 투정을 부렸다. 동아일보도 이날 사설에서 “법안 저지를 노렸던 야당과 오랜 줄다리기를 하는 과정에서 당초 안에서 크게 후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강행하려는 법안의 사전 사후규제는 국민을 우롱하는 단순한 숫자놀음에 불과하다. 신문 구독률 20% 이상이면 방송진입을 제한 한다고 하지만 구독률이 가장 높다는 조선일보가 기껏 10% 남짓이어서, 사실상 조중동은 아무런 제한 없이 방송산업에 진출할 수 있다. 또 사후 ‘시청점유율 30% 이상의 방송사는 광고나 편성규제를 한다’는 것도 MBC나 SBS의 시청점유율이 기껏 10%를 넘는 수준이고 새로운 방송사업자가 등장하면 점유율은 더욱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의미 없는 숫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조중동은 마치 법안이 후퇴라도 한 양 규제를 풀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어리석기 짝이 없다. 변칙과 위법으로 처리된 법을 ‘통과되었다’고 우기는 꼴도 참 가관이다. 그러나 현명한 국민들은 결코 속지 않는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시도 때를 돌아보라. 기뻐서 어쩔 줄 모르던 한나라당이 국민들의 거센 저항에 며칠 지나지 않아 후회하며 쩔쩔 매는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한나라당과 조중동은 앞으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임을 명심하라. 온갖 요상한 거짓으로 국민을 속여서 ‘조중동 방송’을 만들려고 했지만 모두 허사가 될 것이다. 한나라당의 반민주적 폭거에 대한 범국민적 분노가 곧 조중동을 향할 것이다. 한나라당을 부추겨 헌정질서를 유린하게 하고 민주주의의 초상집에서 환호하고 춤춘 댓가를 반드시 치르게 할 것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