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관련 주요 일간지 보도에 대한 논평(2009.4.30)유가족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유가족에 대한 배상, 살인진압 부른 도심 재개발 정책 전면 전환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단 한 가지도 이뤄진 게 없다. 철거민들의 유해는 아직도 차디찬 병원 영안실에 안치되어 있고, 유가족들은 살인진압 현장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석 달이 넘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정부는 공권력의 만행을 책임지기는커녕 최소한의 수습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공권력은 추모집회 등에 참여하는 시민들을 연행하는 등 적반하장의 탄압을 계속 벌이고 있다.
우리는 4월 한 달 동안 주요 일간지들이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과 관련한 기사를 얼마나 다뤘는지 살펴보았다.
특히 한겨레신문은 29일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100일을 맞아 사설 <아무것도 변한 게 없는 ‘용산 참사 100일’>에서 “비극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며 “(살인진압으로 숨진 철거민들의) 넋은 검찰이 씌운 ‘가해자’의 멍에를 지고 외롭게 이승을 떠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과연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용산 참사를 외면할 것인가. 그저 집회·시위만 막으면서 세월이 흐르길 기다리면 세입자들과 유족들이 지쳐서 떨어져나갈 것으로 생각하는가”라고 묻고, “더 늦기 전에 희생자들의 명예회복, 이주보상비 문제 등 실타래처럼 얽힌 사태 해결에 발벗고 나서라”고 주문했다.
중앙일보는 4월 10일 <용산 재개발조합, 철거민 상대 8억여원 손배소>란 단신 기사를 실었는데, 용산재개발조합이 용산 철거민들을 상대로 8억여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는 소식이다.
동아일보도 4월 28일 <‘조합원 폭행-합의금 갈취’ 전철련 간부 3명 입건>이라는 기사에서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당시 시위를 주도했던 전철연 간부 3명이 경찰에 입건됐다는 소식을 전했을 뿐이다.
한편 정부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일이 터질 때마다 ‘모른 척하고 기다리면 된다’, ‘지칠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는 식으로 버틸 수 있는 배경에는 언론의 무관심과 직무유기, 그리고 ‘공권력 감싸기’ 행태가 자리 잡고 있다. 언론들이 무책임한 정부를 끊임없이 질타하고, 사태의 책임을 질 것을 촉구한다면 정부가 이토록 수수방관할 수 있겠는가?
이들은 철거민들을 ‘폭도’인 양 몰아붙여 망자를 두 번 죽이고 유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질을 했다. 또 경찰의 살인진압을 ‘정당한 법 집행’ 운운하며 노골적으로 옹호하는 적반하장 행태를 저질렀다. 나아가 ‘경기서남부 살인사건’이 터지자 연쇄살인범의 얼굴을 공개하는 등 연쇄살인사건을 선정적으로 집중보도 함으로써 국민들의 관심을 용산에서 돌리려는 의도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았다.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에 대해 최소한의 사실보도조차 하지 않고 있는 지금 조중동의 행태는 반인륜적인 왜곡편파보도와 함께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