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기자회견문]‘적반하장’·‘오만방자’, 조선일보를 규탄한다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에 언급된 언론사 대표의 이름을 공개한 이종걸, 이정희 의원과 인터넷언론 서프라이즈 대표를 고소한 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시민단체 대표들과 진보신당 당직자까지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나아가 조선일보는 이 사실을 ‘기사’로 포장해 17일 1면에 실었다. <본사, 고 장자연씨 사건 관련 김성균·박석운·나영정씨 고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조선일보사는 조선일보 특정 임원이 자살한 탤런트 장자연 씨로부터 부적절한 접대를 받은 것처럼 집회와 언론 인터뷰에서 공표해 조선일보와 특정 임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김성균 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 대표와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나영정 진보신당 대외협력실 국장을 16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은 지난해 촛불시위 당시 조선일보 광고 불매운동을 주도한 세력들이 만든 단체이고,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좌파 성향의 단체”라는 설명까지 붙였다.
조선일보는 고소한 3명의 인사들이 누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인지부터 명확하게 밝히라. 조선일보 17일 기사를 보면 김성균·박석운 대표와 나영정 국장은 “조선일보와 특정 임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나와 있다. 명예를 훼손당했다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밝히지 못하면서 ‘명예훼손’ 운운하는 자체가 한 편의 블랙코메디다. “특정 임원”의 일에 ‘조선일보사’가 고소의 주체가 된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아무리 ‘족벌신문’이라지만 개인 차원의 문제를 전사(全社)적으로 발벗고나서 수습하는 행태가 참으로 꼴불견이다.
김성균·박석운 대표와 나영정 국장의 발언에 대해 ‘명예훼손’ 운운한 자체도 어이없다. 지난 8일 조선일보 앞에서 개최된 여성·언론·인권단체의 기자회견은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어떤 정치인, 어떤 시민단체 인사들도 ‘장자연 리스트’에 언급된 인사들이 고 장자연 씨에게 “부적절한 접대를 받았다”고 단정한 바 없다. 다만 장씨가 남긴 문건에 언급된 사람이라면 고관대작이든 ‘유력 언론사 대표’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했던 것이다. 최초로 ‘장자연 리스트’의 실명을 공개한 이종걸 의원의 발언을 돌이켜보라.
국회 동영상회의록에 따르면 이종걸 의원은 행안부 장관에게 “장자연 문건에 따르면 당시 조선일보 방 사장을 술자리에 만들어 모셨고 그 후로 며칠 뒤에 스포츠조선 방 사장이 방문했습니다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보고 받으셨어요?”라고 질의했었다.
조선일보가 ‘본사 임원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한 나머지 사람들도 경찰에 ‘장자연 리스트’에 언급된 인물들을 철저하게 조사하라고 주장하거나, 언론들을 향해 최소한의 사실보도라도 충실하라고 촉구한 정도였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이런 지극히 당연한 주장에 발끈해 국회의원, 언론사 대표, 시민단체 인사를 가리지 않고 고소함으로써 제 얼굴에 먹칠을 하고, 제 발등을 계속 찍고 있다. 조선일보는 아마도 이런 사실이 국민들에게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목적에서 고소와 추가고소를 강행했을 것이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이러한 기도는 필경 실패할 수밖에 없는 헛된 패착으로 귀착될 것임이 분명하다. 조선일보의 강력한 협박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많은 국민들이 이 사실을 전파하고 확산시키는 대열에 계속 합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조선일보가 고소한 인물들을 면면을 살펴보면 조선일보의 교활함이 드러나기도 한다.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는 수 십개의 여성단체, 인권단체가 한 목소리로 ‘철저한 수사’를 외쳤다. 기자회견을 주관한 여성단체를 포함하여 기자회견에 참석한 다른 단체들은 빼고, 민언련과 진보신당, 언소주만을 걸고 넘어졌다. 조선일보는 17일 1면기사에서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은 지난해 촛불시위 당시 조선일보 광고 불매 운동을 주도한 세력들이 만든 단체이고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좌파 성향의 단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것이 색깔공세가 아니고 무엇인가?
조선일보가 정치인, 시민단체, 심지어 언론사들의 입까지 틀어막겠다고 고소를 남발하면 할수록 조선일보의 모습은 더욱 추해질 뿐이며, 국민들의 의구심은 점점 더 커갈 뿐이다. 거듭 지적하지만 조선일보가 진정으로 진실 규명을 바란다면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현명한 처사다. 조선일보가 ‘장자연 리스트’의 ‘장’자만 나와도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며 날뛸수록 국민들은 뭔가 있는 것 아닌가하고 의아해 하지 않겠는가?
조선일보가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명예훼손 고소’를 밀어붙이겠다면 우리도 협박에 굴하지 않고 이 사실을 더욱 적극적으로 알려 나가는 것은 물론이고 나아가 조선일보의 ‘표현의 자유 침해 행위’에 정면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 아울러 고 장자연씨의 사건을 둘러싸고 조선일보가 보여준 행태를 통해 거대족벌언론의 권력화가 얼마나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초래하는지 적극적으로 폭로할 것이다. 그리고 조선일보가 방송까지 장악하게 된다면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에 실로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는 생생한 사례로 국민들에게 알려 나갈 것이다.
2. 조선일보는 국민 앞에 진상을 낱낱이 고백하고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
3. 경찰과 검찰은 성역없는 수사를 진행하고 국민 앞에 진상을 공개하라!
4. 국회는 이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특검법을 통과시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