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조선일보의 우리 단체 박석운 대표 명예훼손 고소에 대한 논평(2009.4.17)17일 조선일보는 1면에 <본사, 고 장자연씨 사건 관련 김성균․박석운․나영정씨 고소>라는 기사를 싣고 시민단체, 정당 인사들에 대한 고소 사실을 밝혔다.
기사는 “조선일보사는 조선일보 특정 임원이 자살한 탤런트 장자연 씨로부터 부적절한 접대를 받은 것처럼 집회와 언론 인터뷰에서 공표해 조선일보와 특정 임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김성균 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 대표와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나영정 진보신당 대외협력실 국장을 16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은 지난해 촛불시위 당시 조선일보 광고 불매운동을 주도한 세력들이 만든 단체이고,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좌파 성향의 단체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조선일보가 한 일들을 스스로 한번 돌아보라. 조선일보는 명색이 ‘언론사’다. 언론사 간판을 달고 있으면서 ‘이러이러한 내용을 보도하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따위의 이른바 ‘보도 참고 자료’를 다른 언론사 기자들에게 돌렸다.
국회의원의 대정부 질의와 방송 토론 발언을 문제 삼아 명예훼손 운운하며 고소하더니, 엊그제는 ‘성매매 예방교육 확대필요성’을 제기한 국회의원의 발언까지 트집 잡아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인신공격성 사설을 실었다. 지면을 통해서는 ‘리스트 작성과 배포의 배후를 수사하라’는 등의 물타기 보도가 이어졌다.
이것만으로도 조선일보는 자칭 ‘1등신문’의 체면을 구길 대로 구겼다. 많은 사람들은 ‘조선일보가 왜 저렇게 오버하는지’ 더 큰 의구심을 갖게 됐다. 지금 조선일보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는 것은 조선일보 스스로의 비상식적이고 미숙한 태도인 셈이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이런 제 발등찍기 행태를 중단하기는커녕 급기야 ‘장자연 리스트’의 모든 진실을 철저하게 밝히라고 촉구한 시민단체 인사들까지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이 사실을 사고(社告)도 아닌 ‘기사’로 포장해서 1면에 떡 하니 내놨다. 고소의 당사자가 사주 개인이 아니라 ‘조선일보사’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조선일보가 왜 ‘족벌신문’, ‘사익추구집단’이라고 불리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으로, ‘지면 사유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될 일이다.
지금 조선일보의 모습은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더욱 더 깊이 빨려 들어가는 형국이다. 조선일보가 소송을 남발하고, 대상을 가리지 않고 인신공격을 퍼부을수록 조선일보에 대한 세간의 의혹은 깊어질 뿐이다.
조선일보가 우리 단체 박석운 대표를 고소한 것으로 우리를 조금이라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착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조선일보가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해 벌이고 있는 비상식적인 행태를 더 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알리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데 앞장설 것이다.
아울러 ‘장자연 리스트’를 통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는 사실, 즉 견제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언론권력 조선일보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이런 언론권력이 방송뉴스까지 진출했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를 더 많은 국민들과 공유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덧붙인다.
조선일보는 우리 단체를 두고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좌파 성향의 단체다”라고 소개했다. 정상적인 이념의 스펙트럼에 낄 수조차 없는 사익추구집단 조선일보가 휘두르는 색깔론에 별 의미를 두지는 않지만 어디 우리 단체의 정체성이 ‘좌파성향’ 하나로 설명되겠는가?
오늘 조선일보가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을 소개했듯 앞으로는 우리 단체를 언제, 누가 설립했는지 정도는 덧붙여주기 바란다. “민언련은 독재정권 시절 언론자유를 외치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서 해직된 기자를 비롯한 언론민주화 주도 세력들이 만든 단체” 정도면 되겠다. <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