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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수첩 > 김보슬 PD 체포에 대한 논평(2009.4.16)
등록 2013.09.2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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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검찰’, 참담하다
 
 
  15일 < PD수첩 > 김보슬 PD가 검찰에 체포됐다.
  김 PD는 오는 19일 결혼식을 앞둔 예비신부다. 정부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결혼을 나흘 앞둔 예비신부가 약혼자가 보는 앞에서 검찰에 끌려간 것이다.
  ‘막가파식 언론탄압’이자 인륜마저 저버린 공권력의 만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우리 단체를 비롯해 수많은 언론단체, 시민사회단체들은 < PD수첩 > 수사의 부당성을 입이 아플 정도로 누차 지적해왔다. 초기 < PD수첩 > 수사를 맡았던 부장검사조차 언론의 정부 정책 비판을 ‘공직자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처벌할 수 없다며 사의를 표하지 않았는가.
  그런데도 검찰은 < PD수첩 >에 대한 억지 수사를 밀어붙여 이춘근 PD를 체포하더니, 이제 결혼을 앞둔 김보슬 PD까지 끌고 간 것이다. 무엇을 위해 < PD수첩 > 수사에 이토록 광분하는 것인가?
  < PD수첩 >에 대한 억지 수사가 정권 차원에서 벌어지는 일임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정권의 시녀’가 되어 언론탄압에 앞장서는 검찰의 행태는 분노를 넘어 안쓰러움마저 느끼게 한다. 검찰은 우리 사회의 가장 막강한 ‘권력집단’ 중 하나이자 ‘엘리트 집단’으로 꼽힌다. 그런 검찰이 명예도, 자존심도 국민의 신뢰도 다 던져버리고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정권에 부역해야 하는 것인지 참담하기 짝이 없다. 검찰에게 일말의 자존심과 양심이 남아 있다면 지금이라도 권력의 요구를 거부하고 <PD수첩>에 대한 억지 수사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다.
 
  이명박 정권에게도 거듭 경고한다.
  지금 이명박 정권이 벌이는 언론탄압, 여론통제 행태는 자신들의 무능을 웅변할 뿐이다.
도대체 국정운영에 얼마나 자신이 없으면 정부에 쓴 소리 하는 공영방송 앵커를 갈아치우게 하고, 검찰을 동원해 언론인들을 잇달아 체포, 구금하게 만든단 말인가?
  당장은 이런 야만적인 언론탄압이 통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정부의 무능과 실정은 언론을 통제한다고 가려지는 게 아니다.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언론인을 탄압하고도 ‘성공한 정권’은 없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끝>
 
2009년 4월 1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