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 PD수첩 > 김보슬 PD 체포에 대한 논평(2009.4.16)김 PD는 오는 19일 결혼식을 앞둔 예비신부다. 정부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결혼을 나흘 앞둔 예비신부가 약혼자가 보는 앞에서 검찰에 끌려간 것이다.
‘막가파식 언론탄압’이자 인륜마저 저버린 공권력의 만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우리 단체를 비롯해 수많은 언론단체, 시민사회단체들은 < PD수첩 > 수사의 부당성을 입이 아플 정도로 누차 지적해왔다. 초기 < PD수첩 > 수사를 맡았던 부장검사조차 언론의 정부 정책 비판을 ‘공직자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처벌할 수 없다며 사의를 표하지 않았는가.
그런데도 검찰은 < PD수첩 >에 대한 억지 수사를 밀어붙여 이춘근 PD를 체포하더니, 이제 결혼을 앞둔 김보슬 PD까지 끌고 간 것이다. 무엇을 위해 < PD수첩 > 수사에 이토록 광분하는 것인가?
< PD수첩 >에 대한 억지 수사가 정권 차원에서 벌어지는 일임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정권의 시녀’가 되어 언론탄압에 앞장서는 검찰의 행태는 분노를 넘어 안쓰러움마저 느끼게 한다. 검찰은 우리 사회의 가장 막강한 ‘권력집단’ 중 하나이자 ‘엘리트 집단’으로 꼽힌다. 그런 검찰이 명예도, 자존심도 국민의 신뢰도 다 던져버리고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정권에 부역해야 하는 것인지 참담하기 짝이 없다. 검찰에게 일말의 자존심과 양심이 남아 있다면 지금이라도 권력의 요구를 거부하고 <PD수첩>에 대한 억지 수사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다.
지금 이명박 정권이 벌이는 언론탄압, 여론통제 행태는 자신들의 무능을 웅변할 뿐이다.
도대체 국정운영에 얼마나 자신이 없으면 정부에 쓴 소리 하는 공영방송 앵커를 갈아치우게 하고, 검찰을 동원해 언론인들을 잇달아 체포, 구금하게 만든단 말인가?
당장은 이런 야만적인 언론탄압이 통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정부의 무능과 실정은 언론을 통제한다고 가려지는 게 아니다.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언론인을 탄압하고도 ‘성공한 정권’은 없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