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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경기도 교육감 선거’ 관련 조중동 사설에 대한 논평(2009.4.10)조중동, ‘김상곤 흔들기’ 중단하라
10일 조중동은 일제히 경기도 교육감 선거와 관련한 사설을 싣고 김 당선자가 ‘전체 유권자 4.9% 지지를 받은 임기 14개월짜리 교육감’이라고 폄하하는가 하면 ‘전교조·민주노총·민주노동당 등 ‘좌파’의 지지를 받았다’고 이념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면서 김 당선자에게 사실상 ‘MB교육’에 따르라고 ‘겁박’했다.
이어 “김 당선자는 학생들을 무한경쟁시킨다며 전국단위 학력평가에 반대했다”고 언급한 뒤 “김 당선자가 주장하는 공교육 회복이 가능하려면 학력평가의 일면만 보고 전체를 보지 않으려는 교사들을 설득해 선생님들 간에 잘 가르치기 경쟁이 벌어지게 해야 한다”며 사실상 김 당선자에게 일제고사 실시를 수용하라고 주문했다.
나아가 “교육 분야에 방향을 엉뚱하게 잡은 대못이 박혀버리면 국가 장래에 두고두고 짐이 된다”며 “김 당선자는 대못 정책으로 평지풍파를 일으키기보다 ‘4.9%지지’ ‘14개월 임기’ 교육감에 알맞은 처신을 해야 한다”며 김 당선자에게 노골적으로 ‘MB교육’에 순종하라고 압박했다.
동아일보도 사설 제목을 <경기도 학생들을 전교조 이념 실험대상 삼지 말라>로 뽑았다. 이 사설에서 동아일보는 “경기도 교육감에 민주노총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민주노동당 등 좌파진영이 단일후보로 추대한 김상곤 씨가 당선됐다”며 “그가 당선된 것은 낮은 투표율에다 우파진영의 후보가 4명이나 난립해 표가 갈린 탓이 크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투표율은 교육감 직선이 시작된 2007년 이래 가장 낮은 12.3%였다. 40.8% 득표율로 당선됐다지만 전체 유권자로 따지면 5% 정도가 김 당선자에게 찬성표를 던졌다”며 낮은 투표율을 강조했다. 이어 김 당선자가 “평등교육의 이념 아래 수월성 교육을 차단하면 그 피해는 곧바로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며 “경기도만 무(無) 경쟁지대로 역주행해서는 이 지역 초중고교생만 전국 무대, 세계 무대에서 낙오자가 될 우려가 크다. 184만여 명의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낡은 이념을 실험하지 말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김 당선자의 공약이 실현되면 경기 지역 학생들이 ‘낙오자’가 된다며 겁박한 것이다.
이어 “역대 최저인 12.3%의 투표율을 기록한 이번 선거에서 김 당선자가 얻은 표는 전체 유권자의 4.9%에 불과하다”, “교육감으로서의 대표성을 인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라며 김상곤 후보 당선의 의미를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김 당선자를 향해 “전체 유권자의 뜻을 헤아려 신중한 교육행정을 해야 한다”, “학교 현장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 실험을 한다는 이유로 교육과 학생을 망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고 압박했다.
나아가 중앙일보는 “교육감 직선제를 고집하는 한 공교육의 미래가 답답하다”며 “교육감 선출방식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처방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사실상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작년 7월 서울시 교육감 선거일까지 한달 동안 관련 기사는 조선일보 36건, 중앙일보는 28건, 동아일보는 35건이었다.(키워드: ‘서울시 교육감 선거’) 반면 2009년 경기도 교육감 선거일까지 한달 동안 관련 기사는 조선일보 9건, 중앙일보는 3건, 동아일보는 3건에 불과했다.(키워드: ‘경기도 교육감 선거’)
그러면서 “공 당선자는 ‘전교조 교육감만은 안 된다’고 한 유권자 뜻을 잘 새겨야 한다”며 “특히 교원평가제는 되도록 빨리 시행할 필요가 있다”, “국제중, 자사고, 과학고, 영재고도 많이 만들어 수월성 교육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는 등 경쟁 만능만을 앞세우는 ‘MB교육’을 하루 속히 밀어붙이라고 주문했다.
같은 날 동아일보도 사설 <공정택 교육감, 교육선진화 발판 만들어야>를 싣고 “색깔 논쟁으로 교육의 중립성이 훼손되고 저조한 투표율로 교육감의 대표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면서도 “이번 선거 결과는 유권자 다수가 전교조의 이념적 노선에 대한 거부와 함께 현 정부와 공 교육감이 추진해온 학교 자율화 정책을 지지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덧붙여 “주 후보와 전교조는 선거 패배를 시인하고 이명박 교육정책의 발목을 잡기보다는 서울 교육을 한 단계 올리는 일에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공정택 당선자에게는 “교육 현장에 경쟁과 자율의 숨결을 불어넣어야 한다”며 “2010년 상반기까지의 두 번째 임기 중에는 특목고 및 자사고 확대, 학력진단평가, 수준별 수업 확대 등 평준화를 보완하고 학교 현장에 자율화를 확대하는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역을 막론하고 교육감 선거의 투표율이 낮은 것은 우리 사회가 제도적인 개선을 통해 극복할 문제이지 ‘특정 후보 흔들기’에 악용될 일이 아니다.
오히려 김상곤 당선자의 경우, 투표율이 낮으면 ‘보수성향의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통설을 뒤집고 2위 득표자 보다 7% 이상 앞섰다. 이는 김 당선자가 낮은 투표율이라는 불리한 조건에서도 경기도 유권자들에게 ‘MB식 교육’의 폐해를 설득하는데 성공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그럼에도 조중동이 계속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호도하면서 김 당선자를 흔든다면 자신들의 이중성만 폭로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