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 PD수첩 > 이춘근 PD 체포에 대한 논평(2009.3.26)‘PD수첩’ 탄압은 민주주의 유린이다
25일 밤 검찰이 MBC < PD수첩 > 이춘근 PD를 체포했다. 이른바 ‘광우병 왜곡보도’를 수사하겠다며 현직 언론인을 또 붙잡아 간 것이다. 검찰은 조능희 CP를 비롯한 나머지 제작진들에 대해서도 수사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다.
이명박 정권 아래 우리 사회는 ‘어제는 기자가 구속되고, 오늘은 PD가 체포되는 세상’이 되었다.
정부 정책을 비판한 시사프로그램을 두고 ‘명예훼손’ 운운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언론은 정부를 감시 비판하고, 정부는 언론의 감시와 비판에 귀를 열어두는 것, 그것이 민주주의다.
< PD수첩 >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문제를 다른 언론보다 성실하게, 좀 더 비판적으로 다뤘을 뿐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언론의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기는커녕 고위관료들을 앞세워 < PD수첩 >에 ‘본때’를 보이겠다고 나섰다. ‘명예훼손’이라는 허울을 쓰고, 정권에 거슬리는 주장을 틀어막겠다는 독재적 발상을 드러낸 것이다.
검찰은 삼성특검에 맞먹는 대규모 수사팀을 차리고 야단법석을 떨었지만 일사천리로 나아가지 못했다. 수사팀을 이끌던 임수빈 부장검사가 ‘중도하차’ 한 것이다. 검찰 수뇌부의 뜻을 거슬러 ‘정부 비판을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기소할 수 없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입장을 견지한 임 검사는 사의를 표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달 수사팀을 새로 꾸리고 < PD수첩 > 수사를 밀어붙이더니 결국 25일 이춘근 PD를 잡아갔다.
검찰이 내부의 반대와 외부의 거센 비난여론을 무릅쓰고 이토록 노골적인 언론탄압에 나선 것은 ‘정권의 의지’가 관철됐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유능한 정권, 국민 앞에 당당한 정권, 국정운영에 자신 있는 정권이라면 이 경제위기에 언론탄압에 열을 올릴 틈이 없다. 민생을 살려 국민의 마음을 잡는데 매진할 것이다.
그러나 이 무능 정권은 < PD수첩 > 한 편에도 수백만의 국민이 촛불을 들고 일어날지 모른다는 두려움, 또 한번 국민적인 저항이 벌어지면 그 때는 그야말로 ‘식물정권’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고 있는 게 틀림없다. 그래서 어떤 비난과 비판을 받더라도 일단은 비판언론의 입을 틀어막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려야 한다는 강박증에 사로잡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