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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방송3사의 ‘WBC 올인’ 보도 및 주요현안 보도 태도에 대한 논평(2009.3.24)
등록 2013.09.2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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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WBC ‘예고보도’ 14건·YTN 기자체포 ‘단신’

 
 
 
  23일 방송3사가 한국과 일본의 WBC 결승경기를 ‘예고’하는 내용만으로 각각 10-14건의 보도를 쏟아냈다. 이는 전체 보도에서 48.3%(KBS), 46.4%(MBC), 38.5%(SBS)를 차지하는 분량이다.
  우리는 방송사들이 주요 스포츠경기가 열릴 때마다 보이는 ‘집중호우식 보도’ 행태를 누차 지적해왔다. 특정 이슈에 ‘올인’하는 과정에서 우리사회의 중요한 현안들은 소홀히 다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WBC에 관심이 많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준다는 데 토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상파 방송3사들이 저녁 메인뉴스시간을 WBC 보도에만 집중하는 것을 합리화 할 수는 없다. 특히 23일은 경기가 없는 날이었는데도 방송사들은 전체 보도의 40-50%에 이르는 분량을 일본과의 결승전 ‘예고 보도’에 쏟았다.([표] 참조)
  그 중에는 “지난 경기에서 일본 투수에게 머리를 맞은 이용규 선수가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KBS <설욕다짐>)거나, “결승전이 열리는 다저스타디움이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깊다”(MBC <추억의 스타디움>)는 등의 ‘가쉽성’ 내용을 별도 꼭지로 다룬 보도들도 있었다.
  반면, ‘독재정권 때나 있었던 언론인 탄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YTN 기자들의 긴급 체포와 언론계의 반발은 22일에 이어 23일에도 방송3사 모두 ‘단신’으로 취급됐다. 정부가 ‘중산층을 살리겠다’고 내놓은 이른바 ‘휴먼뉴딜’은 정부의 실제 정책들과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방송3사 모두 정부 방침을 단순 전달하는 데 그쳤다. 심각한 재정적자가 우려되는 정부 여당의 ‘29조 수퍼추경’의 경우 MBC가 그나마 문제점을 언급했을 뿐 KBS는 ‘단신’으로 다뤘고 SBS도 단순 전달에 그쳤다.
 
  정권의 노골적인 언론탄압, 정부의 위험한 ‘추경예산’, 권력층의 부패와 비리 등이 국민들에게 반가운 뉴스일 리 없다. 그러나 국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문제인 것은 분명하다. 지상파 방송사, 특히 공영방송은 ‘국민들에게 즐거운 뉴스’ 뿐 아니라 ‘국민이 꼭 알아야 할 뉴스’, ‘국민과 함께 생각해야 할 뉴스’를 제공할 책임이 있다.
  방송3사가 WBC 경기를 보도하는 데 쏟은 노력만큼 국민 생활과 직결된 정치, 사회, 경제 현안들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심층 보도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2009년 3월 24일
(사)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