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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학교 규정 변경 관련 주요신문 보도에 대한 논평(2009.1.30)
조중동, ‘부자정부’의 ‘귀족학교’ 만들기에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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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달라진 ‘외국인 학교 및 외국인 유치원 설립·운영에 관란 규정(대통령령)’을 발표했다. 이 규정은 외국인 학교의 내국인 학생 비율을 30%에서 50%까지 늘리고, 입학 요건도 ‘외국 거주기간 5년 이상’에서 ‘3년 이상’으로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지금까지는 외국인 학교 졸업자가 국내 학력인정을 받을 수 없었지만 달라진 규정에 따르면 국어와 사회 교과를 각각 연간 102시간 이상 이수하기만 하면 국내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에게만 허용했던 외국인학교 설립을 비영리 외국법인과 국내 사립학교법인에게도 허용했다. 즉 부유층에게는 자녀들을 외국인 학교에 보낼 수 있는 요건을 완화해주고, 국내 사학들에게는 부유층을 겨냥한 ‘새로운 종류의 특목고’, ‘귀족학교’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결국 이번 외국인 학교 규정은 이명박 정권이 또 한번 ‘부자만을 위한 교육정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9일 주요 신문들은 정부의 달라진 외국인 학교 규정을 모두 기사로 다뤘고,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30일 관련 사설을 실었다. 한겨레는 29일 <내국인 입학 50%까지 허용 ‘무늬만’ 외국인학교>(1면)에서 “외국인 학교가 국내 거주 외국인의 교육여건 개선이라는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또다른 형태의 국제중·외국어고로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이를 비판하는 시민교육단체의 목소리를 실었다. 이어 30일 사설 <차별교육의 완결판인 외국인학교 정책>에서는 이명박 정권이 새로 내놓는 학교 형태가 “특기·적성이 아니라 경제적 능력에 따라 차등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라며 이번에 제정된 외국인 학교는 “외국인 학교가 아니라, 외국인도 다니는 한국인 학교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외국인 학교의 등록금이 연 1800만~2000만원 수준인 점, 입학하려면 3년 동안 외국에서 학교를 다녀야 한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사실상 ‘귀족학교’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정권은 출범 이후 지금까지 계층간 차별 교육을 제도화하는 데 주력했다”며 “언제까지 이런 분열 정책을 계속할 것이냐”고 이명박 정권의 교육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경향신문도 정부의 외국인 학교 규정을 비판적으로 다뤘다. 29일 <정원 절반 내국인 허용 외국인학교 귀족화 우려>(11면)에서 외국인 학교는 “연간 학비가 1000만원이 넘어 내국인 증원은 자칫 귀족학교 양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해외 체류기간을 ‘3년 이상’으로 완화한 조항도 조기 해외유학을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교육시민단체의 비판 목소리와 교과부의 ‘해명’ 주장을 실었다. 이어 30일 사설 <외국인학교를 부유층 특목고로 만들겠다는 건가>에서는 “정부의 이 정책이 지향하는 목표와 목적이 무엇인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며 “외국인학교가 부유층을 위한 또다른 특수학교로 변질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명박 정권이 “초·중·고 영어교육 강화, 국제중 설립, 자사고 확대 등 경쟁에만 초점을 맞춘 일련의 정책으로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외국인학교의 정체성까지 흔들면서 부자들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으니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반면, 조중동은 정부의 외국인 학교 규정을 단순 보도하는 데 그쳤다. 29일 조선·중앙일보는 각각 <외국거주 3년 넘으면 외국인학교 입학>(10면), <외국인학교에 내국인 50%까지 입학 허용>(12면)라는 2단짜리 스트레이트 기사를 실었다. 기사의 내용은 달라진 규정을 소개하는 수준이다. 동아일보는 <외국인학교, 내국인 비율 50%까지 허용>(13면)에서 외국거주 조건이 3년으로 줄어든 데 대해 “외국인학교 입학을 위한 새로운 조기유학 수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짧게 언급했을 뿐이다. 그러면서 국내 학교법인에게 외국인학교 설립을 허용한 데 대해 “경쟁을 통해 외국인학교를 늘리고 교육의 질을 놓이기 위한 조치”라는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전했다. 이명박 정권은 국제중 설립, 자사고 확대, 3불제도 폐지 등 교육에도 막무가내 ‘시장 논리’를 밀어붙이며 ‘돈 많은 사람이 질 좋은 교육을 받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이번에 내놓은 외국인 학교 규정 역시 이런 교육정책의 연장이며, 이명박 정부가 ‘1% 부자 정권’이라는 사실을 거듭 확인시켜준다. 그러나 ‘부자신문’ 조중동은 ‘부자정권’이 내놓은 ‘부자만을 위한 교육정책’에 대해 어떠한 비판도 하지 않는다. 조중동의 이런 행태가 왜 부자신문들이 방송뉴스까지 진출하면 안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끝> |
2009년 1월 30일
(사) 민주언론시민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