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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사원행동 소속 직원 부당징계에 대한 규탄 논평(2009.1.18)
등록 2013.09.25 13:27
조회 290

KBS, 국민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
- 사원행동 소속 사원들에 대한 징계를 즉각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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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KBS가 이명박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에 맞섰던 사원행동 소속 양승동 PD와 김현석 기자를 파면하고 성재호 기자를 해임했다. KBS는 이들 외에도 직원 4명에게 정직과 감봉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KBS가 내놓은 징계 사유는 시위주도 및 참여, 기물파손, 근무기강 문란, 취업규칙상 성실·품위유지 위반 등이라고 하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사원행동 소속 직원들의 투쟁이 얼마나 정당한 것이었는지는 지난 4개월여 동안 ‘청부사장’ 이병순 씨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이병순 체제의 KBS는 더 이상 ‘국민의 방송’이 아니었다. 비판적인 시사프로그램들은 모두 폐지됐고, 정권의 KBS 장악에 반대했거나 걸림돌이 될만한 사원들은 모두 ‘숙청’ 되었다. 뉴스는 일찌감치 권력에 대한 비판 기능을 상실한 채 ‘정권옹호’, ‘정권홍보’로 나아갔으며, 이제 비정치적인 휴먼다큐프로그램에서조차 낯 뜨거운 ‘대통령 찬양’이 등장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은 이명박 정권이 정연주 사장을 해임하려들었을 때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KBS이사회, 방통위는 물론이고 감사원, 검찰, 경찰까지 총동원해 임기가 보장된 사장을 몰아낸 의도가 무엇이었겠는가? 공영방송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KBS를 정권홍보 수단으로 삼기 위해 정권의 뜻대로 움직일 ‘청부사장’, ‘꼭두각시 사장’이 필요했던 것이다. 정권의 KBS 장악 의도가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시민들은 촛불을 들어 맞섰고 양식있는 KBS 사원들은 ‘사원행동’을 결성해 싸웠다. 방송국 내부에까지 공권력이 투입되는 등 그야말로 야만적인 방송장악 시도에 맞서 몸을 던져 저항한 KBS 사원들에게 ‘기물파손’, ‘근무기강 문란’ 운운하는 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다.
공영방송 KBS의 신뢰와 품위를 떨어뜨린 사람들이 누구인가?
다름아닌 이명박 정권의 ‘청부사장’ 이병순 씨와 그 동조세력들이다. 이병순 씨야말로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이라는 공든탑을 단 몇 개월만에 무너뜨린 장본인이다. 이 씨가 ‘KBS 출신’으로서 KBS를 망가뜨린 데 대한 일말의 부끄러움이 있다면 정권으로부터 KBS를 지키고자 했던 후배들을 파면하는 만행은 차마 저지를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저지른 비판프로그램 죽이기, 숙청인사, 노골적인 정권홍보만으로는 이명박 정권에 바칠 ‘충성’이 부족했던 것인가?
이번 징계는 ‘이병순 체제 KBS’의 실체를 다시 한번 국민 앞에 드러내 주었다.
지금 KBS에 대한 국민의 인내심은 바닥나고 있다. 비판 프로그램의 실종, 정권을 방어하고 홍보하는 데 앞장서는 뉴스, 뜬금없는 대통령 홍보가 튀어나오는 프로그램…. 그래도 국민들은 KBS 내부의 건강한 세력들에게 일말의 희망을 걸면서 참고 또 참아왔다. 그런데 이들마저 KBS에서 쫓아내겠다니 국민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다. 이병순 씨는 즉각 사원행동 소속 사원들에 대한 징계를 철회해야 한다. 그것이 그나마 현명한 처신이 될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KBS 내부 구성원들에게 촉구한다.
이명박 정권의 실체, ‘청부사장’의 실체를 냉정하게 보라. 그리고 정권의 KBS 장악 시도가 어디까지 나아갈 것인지 명확하게 인식하고 이제라도 부당징계에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 애초 정연주 사장 축출은 그저 ‘사장 한 사람’ 바꾸는 데에서 끝나지 않을 일이었다. 이제 내부 비판 세력의 싹마저 자르겠다는 시도를 막지 못하면 그 부작용은 조직 구성원 전체에게 미치게 될 것이다.
지난 여름 KBS 앞 촛불시민들은 정권의 방송장악 시도에 ‘사원행동만 싸워서는 안된다’고 호소했다. KBS 구성원들이 더 이상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기 바란다. KBS 구성원들이 ‘이명박의 방송’을 거부하고 공영방송을 지키고자 싸운다면 국민들이 KBS를 지켜줄 것이다.
<끝>



2009년 1월 18일

(사)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