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0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마련해 11월에 입법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통위가 마련한 정보통신망법 가운데 ‘모니터링 의무 부과’, ‘임시조치위반 과태료 부과’ 등 일부 개정안은 누리꾼들의 ‘표현의 자유’를 크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
그동안 포털 등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들은 자체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왔고, 정보통신망법 44조의2에 따라 ‘사생활 침해 및 명예훼손을 당한 자가 삭제 등을 요청하면 그에 해당하는 삭제 또는 임시조치’를 해왔다. 그러나 방통위의 개정안은 ‘포털 등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주말, 야간시간대에 모니터링 등 자정노력이 부족했다’며 모니터링을 의무 강제하고 있다. 또한 ‘임시조치를 위반하면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졌다’며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했다. 게시물 게재자가 이의신청을 할 경우 7일 이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 심의를 거쳐 삭제나 임시조치를 판단하게 함으로써 방통심의위가 사법부의 역할을 하겠다고 나섰다.
따라서 이번 개정안은 이용자를 보호하고, 사생활 침해 및 명예훼손을 방지한다는 미명 아래 포털을 겁박하고 길들여 정부에 비판적인 누리꾼들의 목소리를 포털 스스로 차단하게 만들려는 조치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지난 7월 1일 방통심의위가 포털 ‘다음’에 올라온 ‘조중동 광고기업 불매운동’ 관련 게시물에 대해 ‘삭제권고’ 결정을 내리자 포털은 관련게시물 뿐만 아니라 유사사례까지 무작위 삭제해 누리꾼들의 표현의 자유를 훼손했다. 이는 현행 제44조의2 제6항 “(삭제 및 임시조치 등)규정에 따른 필요한 조치를 한 경우에는 이로 인한 배상책임을 줄이거나 면제받을 수 있다”라는 조항에 따라 배상책임을 면하기 위해 포털이 일종의 ‘자기검열’을 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하고 처벌 조항까지 만든다면 누리꾼들의 표현의 자유는 심각하게 위축될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입만 열면 ‘규제완화’, ‘비지니스 프렌들리’를 내세웠다. 그러나 이번 방통위 개정안은 이명박 정권이 내세운 ‘규제완화’ 기조에도 모순된다. 누리꾼들의 비판 여론이 그토록 두려웠는가. 국정운영에 얼마나 자신이 없으면 방송장악과 인터넷 통제에 이토록 열을 올리는 것인가?
거듭 말하지만 인터넷은 통제 가능한 공간이 아니며 통제하려고 하면 할수록 오히려 거센 저항에 부닥치게 될 것이다.
방통위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를 앞세운 인터넷 여론 통제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아울러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인터넷 통제를 위해 그야말로 발 벗고 뛰고 있는 최시중 씨는 즉각 방통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