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은 하루라도 초법적·탈법적으로 공권력을 동원하지 않으면 지탱할 수 없는 정권인가?
오늘(13일) 새벽 0시 40분경 우리단체 박석운 공동대표(한국진보연대 상임운영위원장)가 민주노총 건물 앞에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불법 연행됐다. 당시 박 대표는 진보연대 후원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경찰은 체포영장도 없이 박 대표를 강제 연행하면서, 함께 있던 진보연대 활동가들이 영장 제시를 요구하자 ‘긴급체포’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한다. 체포영장도 없이, 현행범도 아닌 사람을 ‘긴급체포’하는 것은 명백히 불법이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박 대표를 체포한 것인가? 경찰은 그동안 진보연대가 촛불집회의 ‘배후’인 양 몰면서 진보연대 간부들을 체포, 수배했으며 박 대표에게도 출석요구서를 보내왔다. 진보연대를 ‘배후’로 몰아 박 대표를 잡아들이려는 시도 자체가 불순한 것이지만 그럼에도 박 대표는 경찰의 출석 요구에 대해 문서로 연장사유를 제출했다. 그러나 경찰은 현행법도 아닌 박 대표를, 체포영장도 없이 불법연행한 것이다.
경찰이 비난을 무릅쓰면서 박 대표를 불법연행한 이유는 뻔하다. 오는 8월 15일 열리는 100차 촛불문화제에서 이명박 정권의 경제파탄, 무능외교, 방송장악 등등에 대해 국민의 분노가 폭발하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시민사회단체 인사에 대한 마구잡이 연행으로 공안분위기를 조성해 시민들의 촛불 참여를 위축시키고 나아가 촛불을 완전히 꺼보겠다는 의도 아닌가?
경찰은 지난 7일에도 이와 유사한 행태를 보인 바 있다. KBS 이사회의 정연주 사장 ‘해임제청안’ 처리를 앞두고, KBS 앞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언론단체 인사들과 시민들을 마구잡이로 연행했다. 정권의 실정을 감싸고, 방송장악과 같은 반민주적 폭거를 비호하려다 보니 이와 같은 마구잡이 연행, 불법연행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이명박 정권과 경찰의 행태는 국민의 분노를 억누르겠다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다가 국민의 분노를 더욱 키우는 꼴이다. ‘국민통합’, ‘경제 살리기’라는 미명하에 비리 정치인들과 재벌총수, 족벌언론사 임원들은 사면·복권하면서, 공영방송 사장을 초법적으로 해임·체포하고 시민사회단체인사를 불법연행 한 것은 국민들에게 이명박 정권의 실체를 다시 한번 똑똑히 보여준 것이다.
불법연행한 박석운 대표를 즉각 석방하고, 헌법파괴와 민주주의 유린을 중단하라.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국민들은 다 잡아가두겠다는 이명박 정권, ‘국민의 경찰’이 되기를 포기하고 5년짜리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하는 어청수 청장은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