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28일 촛불집회에 대한 경찰의 강경진압과 29일 정부의 ‘과격폭력시위 대국민 발표’에 대한 논평(2008.6.29)
경찰폭력이 ‘과격시위’를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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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9일) 정부가 이른바 ‘과격폭력시위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법무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노동부 장관과 조중표 국무총리실장 공동으로 연 기자회견에서 발표에 나선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시민들의 촛불집회를 “과격 폭력시위”로 규정하며 최루액 살포를 비롯한 초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김 장관은 ‘정부가 그동안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서 추가협상에 최선을 다해 국민이 정부에 요구했던 사항들도 대부분 반영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불법폭력시위”가 국민에게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고 있다며 “법과 질서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전의경들의 고충에도 관심을 갖고 보도해 주실 것을 거듭 요청드린다”고 언론계의 ‘협조’를 요구하기도 했다.
우리는 정부의 이같은 발표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28일 저녁부터 29일 새벽까지 촛불집회 현장은 계엄상황을 방불케 했다.
경찰은 작정을 한 듯 비무장한 시민들을 곤봉으로 때리고, 방패로 찍고 군홧발로 짓밟았다. 또 돌덩이와 쇠뭉치, 톱과 소화기 등을 시민들에게 던지는 야만적인 강경진압으로 시민들을 자극했다. 이 과정에서 수 백명의 시민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는데, 우리 단체의 여성 회원 한 명도 머리를 찍혀 응급실로 후송되었다. 대학 신입생인 그는 물건을 던지는 전경에게 항의하던 중 느닷없이 인도를 덮친 전경이 휘두른 방패에 머리를 찍혀 실신했다. 이 회원은 이마에 길이 5cm 정도의 상처가 깊이 패여, 머리 뼈의 골절로 의심되며 앞으로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고, 어떤 물리적인 행동도 하지 않은 여대생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른 경찰들이야 말로 시민들을 ‘과격시위’로 내몬 주범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 정부와 경찰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말살하는 폭력 진압을 즉각 중단하라. 폭력 진압으로 성난 민심을 다스릴 수 없다. 이명박 정부의 고위 관료들은 촛불집회가 소수의 ‘운동권’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것처럼 주장하지만 촛불집회에 단 한번이라도 참석한 사람이라면 이 말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인지 알 수 있다. 이명박 정부가 아직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시민을 ‘폭도’로 매도해 폭력 진압하고 언론을 통제해 위기를 돌파하려 든다면 사태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언론들에게도 당부한다.
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한 듯 폭력진압을 자행하고, 언론을 통제하는 이명박 정부를 제대로 비판하라. 우리가 볼 때 이명박 정부는 최소한의 현실 판단 능력도 상실했다. 그러면서 오직 구시대적인 탄압과 ‘경제를 살리자’는 약효 떨어진 선동으로 국민의 마음을 잡아보겠다고 나섰다. 이런 이명박 정부의 오판과 공안정국 시도를 막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의 후퇴와 경제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정부에 의해 억압적으로 통치되는 사회가 어떻게 희망과 활력을 갖고 발전할 수 있겠는가?
모든 양심적인 언론들이 진실 보도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함께 나서주기를 당부한다. <끝>
2008년 6월 29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