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조중동 광고기업 불매운동’ 탄압에 대한 논평(2008.6.27)
‘낡은 억압’으로 ‘새로운 운동’을 이길 수 없다
-‘조중동 광고기업 불매운동’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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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검찰까지 동원해 ‘조중동 광고기업 불매운동’을 탄압하는 가운데 다음 카페 ‘언론 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구 조중동폐간 국민운동본부) 회원들이 27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정연한 논리로 자신들의 운동이 왜 정당한지, 왜 평범한 시민으로서 그 자리에 나올 수 밖에 없었는지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조중동이 언론의 기능을 되찾을 때까지 계속해서 ‘조중동 광고기업 불매운동’을 벌일 것”이라고도 밝혔다. 우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누리꾼들의 힘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이명박 정부가 이들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볼 것이라는 점을 거듭 알려주고자 한다.
지금 이명박 정부와 조중동이 싸우고 있는 상대는 우리와 같은 언론운동단체들도 처음 만나는 합리적이고 창조적인 ‘집단지성’이다. 그러나 누리꾼들과 전면전을 선포하고 ‘조중동 구하기’에 나선 이명박 정부는 웹2.0시대의 창조적인 누리꾼들을 70년대식 억압수단으로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 듯 하다. 지난 23일 대검형사부장, 형사1과장, 첨단수사범죄과장, 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장, 방송통신위원회 네트워크윤리팀장 등이 모여 ‘관계기관회의’를 열고 누리꾼들의 ‘조중동 광고기업 불매운동’ 등에 대한 실태파악과 구체적인 단속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24일 국무회의에서 김경환 법무부장관은 “일부 누리꾼들의 신문광고물 압박은 광고주에 대한 공격”이라며 “이런 유해 환경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검찰도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특정 개인정보 유포로 협박유도 △허위사실유포 △모욕성 댓글 게재 △집단적 협박 및 폭언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 아래 조선일보는 24일 포털사이트 다음에 ‘조중동폐간 국민캠페인 카페 폐쇄 요청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 이 카페의 폐쇄를 요청했다. 동아일보도 같은 날 다음 측에 ‘조중동 광고기업 불매운동’과 관련한 100여 건의 게시물 삭제를 요청했다. 다음 측은 동아일보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날 오후부터 해당 게시물에 최대 30일까지 열람을 제한하는 임시삭제조처를 취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정부와 조중동의 탄압에도 누리꾼들의 ‘조중동 광고기업 불매운동’은 수그러들기는커녕 더욱 확산되고 있다. 조선일보의 카페 폐쇄 요청이 알려진 후 ‘조중동 광고기업 불매운동’에 지지의사를 밝히며 ‘언론 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카페에 가입하는 누리꾼들이 줄을 이었고 며칠 만에 회원 수가 2만 명 이상 급증했다.
누리꾼들의 ‘조중동 광고기업 불매운동’은 조중동의 왜곡보도 때문에 시작됐다. 누리꾼들은 ‘내가 구매하는 상품가격에 포함된 광고비용이 이들 신문들에게 쓰여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자신들의 활동이 소비자로서의 정당한 권리행사라고 주장한다.
27일 기자회견에서 누리꾼들은 “카페 도우미들은 조중동에 게재된 광고목록을 올리는 것 외에는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고 있다”며 “조중동은 자사 신문에 실린, 버젓이 공개된 정보를 올리는 것이 불법이라 규정하고 심지어 협박 전화를 하라고 독려했다고 하지만 관련 글 어디에도 전화하라는 취지의 내용을 적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조중동 광고기업 불매운동’이 기업들에게 유리한 기회라는 지적도 나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카페 회원은 “조중동이 ‘업무방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를 증명하려면 독자가 얼마나 줄었는지 밝혀야 한다”며 “이제까지 기업들은 열독률이 가장 높다는 조중동의 주장만으로 일방적으로 광고비를 지불해야했지만 이제 광고주로서 신문의 열독률과 광고효과 등을 정확히 알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에 마케팅적 관점에서 볼 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또 60년대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 권리장전’에는 “소비자는 그릇된 의사결정에 도달하게 하는 매체에 대해 개인적 형태의 저항하거나 소비자단체와 함께 기업에 저항의사를 밝힐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며 ‘조중동 광고기업 불매운동’이 정당한 소비자 운동임을 재차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난 93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사의 마케팅 이사였던 제임스 스나이더는 ‘경제력·계층·지역에 상관없이 올바른 제품 정보를 얻기 위한 정보 인프라에 접근하는 것이 모든 미국인의 권리’라는 내용의 정보시대의 소비자 권리를 선언했고 이는 ‘소비자행동론’이라는 MBA 교과서에 수록돼 있다”며 조중동이 카페 회원들의 권리를 침해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렇게 똑똑한 소비자들을 향해 이명박 정부와 검찰은 소비자들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업무방해’니 ‘명예훼손’이니 하며 겁박하고 있으니 국민과 ‘소통’이 될 리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기회만 있으면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가 진정 국민과 소통하려면 ‘조중동 살리기’에서 손을 떼야한다. 소비자들로부터 ‘불량신문’이라는 판정을 받은 조중동의 앞날은 ‘시장원리’에 맡겨 두라. 설령 이명박 정부가 무리수를 써가며 일시적으로 ‘조중동 구하기’에 성공한다 해도 결국 조중동은 ‘촛불정국’에서 입은 신뢰도의 상처를 씻지 못하고 도태될 것이다. 그러니 쓸데없는 일에 공권력을 남용하지 말고 누리꾼들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현명하게 처신해야 할 것이다. 지난 25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동아일보가 삭제요청한 ‘조중동 광고기업 불매운동’ 게시글의 위법성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정하지 못하고 7월 1일로 연기했다. 만약 방통심의위가 이명박 정부의 ‘조중동 살리기’에 부역해 누리꾼들의 활동을 탄압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조중동 반대운동은 일파만파 확산될 것이다.
조중동에게도 경고한다. 누리꾼들의 ‘조중동 광고기업 불매운동’을 멈출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광우병 관련 말바꾸기 보도’, ‘촛불문화제 왜곡보도’를 포함해 그동안 조중동이 저질러온 온갖 왜곡·편파보도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새롭게’ 태어나는 것 뿐이다. “이번을 기회삼아 국민의 부축을 받아 바른언론으로 거듭나라”는 누리꾼들 충고를 부끄럽게 받아들여라. <끝>
2008년 6월 2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