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KBS 관련 동아, 조선일보 기사’에 대한 민언련 논평 (2007.9.11)
등록 2013.09.0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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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까지 왜곡하며 ‘KBS 때리기’ 나선 <동아>,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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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조선일보가 사실까지 왜곡하며 ‘KBS 때리기’에 나섰다.
동아일보는 10일, 1면과 8면의 상당부문을 할애해, KBS이사회가 반대의견을 묵살하고 의결을 강행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TV 수신료 인상’ 의결 절차에 문제가 있으며 앞으로 법적논란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조선일보도 11일 사설에서 “KBS이사회가 인상안을 의결하면서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찬·반 표결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KBS 흠집내기’에 동참했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언급한 KBS이사회는 7월 9일 개최됐다. KBS이사회는 수신료 인상안을 당일 처리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갈리자 찬반 투표를 벌였고, 8대 3으로 당일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인상안 당일처리를 반대했던 한 이사가 기왕 당일 의결하기로 한 만큼 그냥 표결 없이 인상안을 처리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반대의사를 밝혔던 또 다른 이사가 이에 동의하는 발언을 했다. 그래서 김금수 이사장이 이사들에게 이견이 있는지 여러 번 확인하고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수신료 인상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고 한다.
그런데 의사봉을 두드리는 데 갑자기 한 이사가 문제제기를 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이 이사도 이날 이사회 회의결과에 찬성한다는 서명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동아일보는 이날 회의결과에 대해 여러 가지 사실을 왜곡했다. < KBS이사회, 반대의견 묵살-의결 강행>(1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KBS이사회가 현재 2,500원인 TV수신료를 4,000원으로 올리는 인상안을 처리하면서 일부 이사의 의견을 묵살하고 의결을 강행해 적법성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사회 의결이 절차적으로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처럼 주장한 것이다.
또 같은 기사에서 “김금수 이사장은 의결 연기를 주장한 이사 3명에게 “의견을 철회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다른 이사들까지 나서 문제를 제기하자 표결 끝에 이날 인상안을 처리키로 했다”며 “김 이사장은 표결 없이 인상안을 의결하자는 일부 이사의 의견을 받아들여 수신료 인상안이 KBS 원안대로 의결됐다고 공표했다”고 보도했다. KBS이사회가 TV 수신료 인상안을 당일 처리하는 것에 대해 표결에 부치면서 일부 이사의 반대의견을 묵살하고, 일부 이사의 의견만을 취합해 김금수 이사장이 독단적으로 수신료 인상안을 처리한 것처럼 왜곡한 것이다.
KBS이사회는 이사 전원의 찬성으로 의결하는 전원합의체가 아니라 재적이사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는 과반수 의결체이다(방송법 제46조 7항). 수신료 당일 처리여부에 대해 의견이 엇갈려 표결을 한 것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 또한 수신료 인상안을 표결 처리하지 말고 통과시키자는 의견을 낸 것도 반대의견을 냈던 이사들이다. 또한 이에 대해 이사장이 일일이 이의가 없음을 확인한 뒤 의결했고, 모든 이사가 수신료 인상안을 통과시킨 의사록에 동의서명을 했기 때문에 법적 문제도 없다. 동아일보는 반대의견이 있었다는 일부 사실을 부각하고 표결처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교묘하게 연결해 이사회 결정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왜곡한 것이다.


또 동아일보 8면 <김금수 이사장 “의결연기 의견 철회해달라”>에서는 수신료 인상안 당일처리 반대 의견을 낸 이사를 A, B, C 이사로 표기한 뒤 “돌연 E 이사는 “그냥 표결 없이(의견을) 통일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며 표결 없는 처리를 제안했고” F 이사도 찬성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그들이 문제 삼는 ‘표결 없는 처리’가 반대의견을 낸 두 이사가 제안했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사가 졸속처리를 요구한 것처럼 보도해 사실을 호도했다.
이어 이 기사는 “이에 일부 이사들은 의결절차를 문제 삼으며 ‘졸속처리’를 강력히 비판했다”며 수신료 처리에 반대했던 두 이사가 “법적하자가 생기면 어떻게 될지 알아서 하라”, “왜 법적 하자가 없느냐”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결정을 반박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간 이사는 한 명이었고 이후 이 이사도 결정에 동의하는 서명을 했다. 동아일보는 최소한의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또한 동아일보는 < KBS이사회, 반대의견 묵살-의결 강행>(1면)에서 “KBS에 우호적인 일부 이사는 인상안 의결이 지연되면 노무현 대통령 임기 내 국회 처리가 불투명해진다는 이유로 의결을 밀어붙인 것으로 밝혀졌다”며 교묘하게 노 대통령과 연결시켜 보도했다. 하지만 KBS이사회는 어떤 이사도 ‘노무현 대통령 임기 내 국회 처리가 불투명해진다’고 언급 하지 않았다고 밝혀 이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는 동아일보의 악의적인 왜곡보도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KBS를 공격하기 위해 최소한의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았으며, 상당 지면을 할애해 반대의견이 있었다는 사실을 부각해 이사회 의결에 문제가 있었던 것처럼 교묘하게 조작한 동아일보의 왜곡보도 솜씨가 놀라울 뿐이다.


동아일보의 ‘KBS 때리기’는 이뿐이 아니다.
보수단체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KBS 수신료 인상 저지 국민행동’이 지난 3일 발족한 이후, 동아일보는 사설 < KBS 수신료 인상 저지 ‘국민행동’ 시작됐다>(3일), <“무책임한 KBS에 ‘국민의 힘’ 보일 것”>(3일), <“수혜자 스스로 수신료 인상 주도 곤란”>(6일) 등의 보도에서 이들의 발족식과 토론회 등을 중계하며 수신료 인상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부각했다. 또 동아는 탄핵방송, 미디어포커스 등 몇몇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KBS가 편파적인 방송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동아는 11일에도 2면 < KBS, 수신료인상 설문 ‘쇼카드’ 논란>에서 “KBS가 TV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기 위해 5월 일반인 면접 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 ‘쇼카드’(사전 설명자료)가 KBS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비중 있게 보도했다. 하지만 동아일보가 제시한 KBS 설문의 ‘쇼카드’를 살펴보면, 디지털 전환 재원 필요성, 독일이나 영국처럼 재정수요와 물가를 반영한 수신료 책정의 필요성, 공익적 역할 강화를 위한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 등을 간단히 고지한 뒤 설문을 한 것이다. 시청자들이 왜 수신료 인상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설문을 시작하기 전에 설문의 배경을 알려주는 수준이다. 별 문제가 없는 내용을 동아일보는 ‘논란’이 일고 있고 “유도설문을 해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 사사건건 ‘KBS 흠집내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도 동아일보처럼 심각하진 않지만, KBS 때리기에 빠지지 않았다.
조선은 11일 사설 < KBS 수신료 올리려면 좌파(左派) 후원모임한테서 받아라>에서 “KBS 이사회가 지난 7월 9일 수신료를 월 2,500원에서 4,000원으로 60% 올리는 인상안을 의결하면서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찬·반 표결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의결에 문제가 있었던 것처럼 주장했다.
이어 반대의견을 이야기한 이사들의 의견을 한 문단 싣고, “인상안을 이번 정기국회에 상정하려면 오늘 의결해도 아슬아슬하다” 등 찬성 쪽 이사의 발언과 “일부 이사가 정연주 사장 선임과정에서 표결을 했다가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지 않았느냐며 표결 없이 가자고 주장하자 그대로 인상안 가결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전체 맥락은 생략한 채 반대의견과 찬성의견 중 입맛에 맞는 부분만을 부각해 이사회 결정이 문제가 있고 졸속 처리인 것처럼 비춰지게 보도한 것이다.
KBS이사회는 2월부터 7차례 회의를 거쳐 수신료 문제를 논의해 왔고, TV 수신료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수신료를 인상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사 전원이 찬성했다고 한다. 다만 ‘의결 시기’에 대해 소수 이사가 반대의견을 냈고, 7월 9일 이사회에서 표결로 당일 처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조선일보는 수신료 논의가 어떻게 이뤄졌고 무엇에 대한 찬반 의견인지 정확히 밝히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인상안을 의결하면서 반대의견이 있었다고 규정하고 반대의견을 부각해 이사회가 수신료 인상안을 졸속처리한 것처럼 보도한 것이다.
또 조선일보는 이 사설에서 “KBS는 이 정권 출범과 함께 국민의 건전한 기본 상식과 어긋나는 좌파적, 편집적, 시대착오적 생각들을 국민에게 주입하면서 대한민국 건국의 정당성을 흔들고 대한민국이 성취한 업적을 훼손하며 국민을 분열시키고 상호간의 적대감을 부추겨왔다”며 그 근거가 건국원로들을 인신공격하고, 차베스를 선전한 것이라는 설득력 없는 논리를 펴며 저주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었다.


동아, 조선일보의 왜곡된 ‘흠집 내기’로는 공영방송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방송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수신료 제도를 개선할 수 없다. TV 수신료 인상문제는 KBS의 공영성 제고 방안과 경영혁신 등이 이루어진다는 전제하에 국민적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사안이다. 따라서 지금은 공영방송의 재원이 왜 필요한지, 방송의 공공성 강화가 국민들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냉철한 판단과 논리적 접근이 모아져야 할 때이다.
수신료 인상에 대한 동아, 조선의 감정적·악의적 접근은 방송의 공영성 강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방송의 공영성 강화를 위해서라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악의적인 ‘KBS 때리기’는 중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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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1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