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홈쇼핑사업자 추가 승인 의혹’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7.4.24)
홈쇼핑사업자 추가 승인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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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위원회가 신규 홈쇼핑사업자를 선정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방송계 안팎에서 일고 있다. 이와 같은 의혹은 지난 17일 전자신문이 방송위 ‘고위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중소기업을 위한 홈쇼핑이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방송위 제2소위원회에서 추가로 홈쇼핑사업자를 선정하는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보도함에 따라 더욱 증폭되었다.
또 방송위 사무처가 외부 연구진과 공동으로 ‘TV홈쇼핑 시장분석 및 정책방안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로운 사업자 선정을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TV홈쇼핑 시장의 수급체계, 수요조사 및 예측 등에 대한 이 연구 결과는 6월말 경 위원회에 제출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말 방송위가 롯데쇼핑의 우리홈쇼핑 인수를 승인하는 과정에서 ‘중소기업 몫이었던 우리홈쇼핑이 대기업으로 넘어가게 된 만큼 중소기업을 위한 홈쇼핑을 추가적으로 승인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보도된 방송위원이 홈쇼핑 정책을 담당하는 제2소위원회에 속해있다는 점도 ‘신규 홈쇼핑 승인추진 가능성’의 배경이 되고 있다.
우리는 홈쇼핑사업자의 추가 선정이 산업적인 측면에서나 시청자의 권익 차원에서 부작용만 낳을 것으로 본다.
이미 5개의 홈쇼핑 채널만으로도 TV홈쇼핑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것이 관련 업계의 진단이며 채널이 추가될 경우 홈쇼핑채널 간의 출혈경쟁 심화가 우려된다. 또 SO들의 저가형 서비스에 홈쇼핑 채널을 주로 편성함으로써 다른 채널사용사업자(PP)들이 SO의 채널편성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는 홈쇼핑 채널의 추가 승인이 전체 PP들의 경쟁 격화와 SO의 송출 수수료 인상을 등을 초래하게 됨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SO들이 케이블 저가형 서비스에 홈쇼핑 채널을 주로 편성하게 되면 시청자들은 다른 채널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줄고, 자신이 원하는 채널을 보기 위해 보다 고가형 서비스에 가입해야 되는 상황이 벌어질 우려가 크다.
일부 방송위원들은 ‘중소기업을 위한 홈쇼핑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새로운 홈쇼핑사업자 승인을 제기했다고 하지만 이는 홈쇼핑채널을 늘여야 하는 설득력 있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그동안 ‘중소기업’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중소기업에 홈쇼핑사업을 승인해도 결국 대기업에 인수합병 되는 과정이 반복돼왔다. ‘중소기업 제품 판매를 위한 홈쇼핑이 필요하다’는 논리 역시 설득력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기존 홈쇼핑채널에서 판매하고 있는 대부분 상품들이 중소기업 제품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런 빈약한 근거를 내세워 실효성은 없고, 부작용만 우려되는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특정 집단에게 홈쇼핑 사업권의 특혜를 주려는 시도’로 비난만 초래할 것이다.
우리는 일부 방송위원들이 더 이상 홈쇼핑사업자 추가 선정을 위한 석연치 않은 행보로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키지 말 것을 촉구한다. 방송위원회가 뜬금없이 ‘홈쇼핑사업자 추가 선정’ 시도를 공식 의제로 다루는 것 자체가 무리한 일이다. 만의 하나 방송위원회가 무리수를 쓰면서까지 신규 홈쇼핑사업자를 승인한다면 ‘정권말기 특혜 시비’ 논란을 일으키며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것이다. <끝>
2007년 4월 24일
(사)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