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정치권의 사학법 재개정 움직임’ 관련 중앙·동아일보 사설에 대한 민언련 논평
사학법 개악 위해 국회파행까지 남 탓 왜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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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사학법 무력화 시도와 여기에 휘둘리고 있는 열린우리당으로 인해 개정사학법이 다시 개악될 위기에 처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일보와 동아일보가 노골적으로 한나라당을 ‘편들기’하면서 사학법 개악을 압박하고 나섰다.
연초부터 ‘사학법 재개정’을 요구하며 국회를 파행으로 몰아왔던 한나라당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지난 1일 국회기능을 정상화한다는 명목으로 ‘사립학교법 재개정안’을 발의, 사실상 한나라당에 ‘굴복’했다.
열린우리당의 이 재개정안은 이사장 친인척의 교장 취임 허용, 유치원장 임기 제한 폐지 등을 골자로 해 시민사회와 교육계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이마저 거부하고 ‘개방형 이사제’에 대한 개정을 고집하자, 결국 “로스쿨 법안 처리에 협조하면 사학법을 양보하겠다”며 또다시 후퇴를 선언하고 말았다.
열린우리당의 이 같은 태도는 한마디로 한나라당과 수구기득권세력에 대한 ‘항복선언’이며, ‘개혁’을 바라며 열린우리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까지 등을 돌리게 하고 있다.
한나라당 역시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법안들이 산적해 있는데도 ‘사학법 연계처리’만을 고집하며 국회의 기능을 1년 내내 마비시켜왔다는 점에서 정상적인 정당이라고 할 수 없다.
한편 개정사학법에 거세게 반발해 왔던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개정사학법을 완전히 무력화시키기 위해 노골적인 한나라당 편들기, 개정사학법 왜곡하기에 나섰다. 이들 신문은 개정사학법을 ‘코드’ 운운하며 폄하·왜곡하고, 열린우리당을 압박하는 데에서 나아가 헌법재판소를 향해 사립학교법 위헌 판결을 서둘러 줄 것을 압박하고 나섰다.
중앙일보, 국회 파행 책임 열린우리당에게 떠넘기며 사학법 재개정 종용
중앙일보는 14일 사설 <자율 보장한 사학법 재개정 서둘러라>에서 사학법의 취지를 왜곡하는 한편, ‘국회 파행’의 책임을 열린우리당에게만 떠넘기며 한나라당의 요구를 들어주라고 압박했다.
이 사설은 “개정사학법은 심각한 사학 자율 침해 등 위헌 소지가 많은 조항을 다수 포함시켰다. 강제로 개방형 이사제를 도입하고 관선이사 파견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사학을 권력의 손에 넣고 정권의 코드에 맞춰 사학을 뒤흔들겠다는 속셈이란 비판도 많았다”며 사학법의 취지를 왜곡했다.
또한 “논란 많은 사학법으로 인해 우리 정치권은 올해 허송세월을 보냈다”, “열린우리당 집행부가 개정 사학법은 대표적인 개혁입법이라며 재개정을 거부해, 국회는 올해 내내 사학법의 늪에서 허우적거렸다”며 국회파행의 책임을 열린우리당에게 전가했다.
이 사설은 “양당이 모두 사학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슬쩍 ‘양비론’을 거론했지만, “국정을 책임지는 정당답게 두 당은 무조건 사학법의 본질적인 문제들을 고치는 데 적극 나서라”고 주장해 결과적으로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요구하는 한나라당에 힘을 실어주었다.
아울러 이 사설은 “헌법재판소도 사학들이 개정사학법의 위헌 여부를 물은 헌법소원에 대해 빨리 결론내리라”고 압박했다.
동아일보, ‘코드’ 내세워 사학법 폄하·왜곡
15일 동아일보도 사설 <헌법과 코드의 갈등 속에서 저무는 한해>를 싣고 ‘개정사학법’의 취지를 폄하·왜곡하면서 헌재에 ‘사학법 위헌 판결’을 압박했다.
이 사설은 “국가가 특정 정파의 지향성을 달성할 방편으로 사학에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것”, “현 정권은 자신들의 이념 코드를 관철하고 이른바 ‘국가 주도세력’을 교체하기 위해 헌법 적합성 여부를 중시하지 않은 채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입법을 남발해 왔다”며 개정사학법의 취지를 ‘정파’와 ‘코드’에 따른 것으로 왜곡했다.
또한 열린우리당 재개정안에 대해서도 “개방형 이사제를 통해 사학을 설립자로부터 ‘빼앗을 수도 있게 하는’ 독소조항을 그대로 두고 있다”며 개방형 이사제의 취지가 ‘사학을 빼앗는 것’이라고 왜곡했다. 이어 “한나라당은 사학법 재개정에서도 개방형 이사 추천 범위를 넓힌다는 명목으로 타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개방형 이사제의 취지를 무력화시키는 한나라당의 재개정안에 대해서까지 불만을 드러냈다.
더 나아가 동아일보는 “헌재가 개정사학법에 대한 위헌 여부 결정을 1년 가까이 미룬 것이나 한나라당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들에게 과연 헌법 수호 의지가 있는지를 묻게 한다”고 헌재까지 압박했다.
이들 신문은 입만 열면 사립학교법이 ‘사유재산 및 사학의 자율성에 대한 침해’이며, 정권의 ‘코드’에 맞춘 법안이라고 왜곡해 왔다.
개정사학법에 대한 이들 신문의 반복되는 억지에 일일이 반박하는 것조차 입이 아플 지경이다. 더욱이 현행 개정사립학교법은 애초 시민사회단체들이 요구했던 내용에서 대폭 후퇴한, 사학재단의 비리를 막고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일 뿐이다. 개방형 이사는 전체 이사의 1/4을 학교운영위의 추천을 받아 선임하는 것으로, 이사장이 최종 임명권을 갖고 있어 이들 신문의 주장처럼 개방형 이사가 사학재단의 운영을 좌지우지 할 수 없다. 이런 ‘최소한의 견제장치’마저 ‘자율성 침해’라고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이야 말로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다.
개정사립학교법을 ‘코드’로 몰아붙여 마치 정권의 입맛에 맞는 법안인 양 폄하하는 행태도 지겹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무조건 ‘정권의 코드’인가?
더 나아가 중앙일보가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요구하며 국회 파행의 모든 책임을 열린우리당에게 떠넘기며 한나라당을 두둔하는 것도 문제다. 중앙일보의 이 같은 보도태도는 개정사학법을 무력화해 우리 교육을 망치는 것일 뿐 아니라, 한나라당의 ‘떼쓰기식’ 국회 파행에 대한 면죄부를 부여해 의회민주주의를 망치는 것이다.
한편 우리는 열린우리당이 더 이상 한나라당과 수구언론의 농락에 휘둘려 국민들로부터 더욱 철저히 외면당하지 않으려면 사학법 개정안을 폐기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 ‘개혁입법’이라고 통과시킨 법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그 취지를 무력화시키겠다니 이것이 과연 국민들로부터 과반수 의석을 받은 여당의 태도라 할 수 있는가.
한나라당 또한 소수 기득권 세력의 입장만을 대변하며 의회민주주의를 파행으로 끌고 가는 행태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 지금과 같이 ‘생떼쓰기’로 일관하면서 수권정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끝>
2006년 12월 1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