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MBC 연말 가요시상식 폐지’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6.11.16)
MBC 연말 가요시상식 폐지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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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MBC가 연말 가요 시상식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MBC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형식으로 여러 가수들이 참여하는 라이브 무대를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그동안 각 방송사들이 주최하는 이른바 ‘가요대상’에 대해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았다.
공신력 있는 국내외 음악 시상식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음악 장르를 기준으로 시상내역을 구분하고, 대중음악계 전문가들로 심사위원단을 구성하는 한편 음반판매량 등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심사기준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방송사들이 주최하는 연말 가요 시상식은 10대 중심의 운영, 상의 남발 등으로 인해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심사기준에 있어서도 ‘네티즌 인기투표’와 같은 방식은 충성도가 높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대형 기획사 가수들에게 유리하다는 점 때문에 심사의 공정성 논란을 일으켰다.
일각에서는 방송 3사가 이런 비판을 받으면서도 연말 가요 시상식의 문제점들을 확실하게 개선하지 못하는 이유가 ‘상’을 통해 대중음악계와 가수들에 대한 방송사의 영향력을 확보하고 자사에 기여도가 높은 가수들을 ‘관리’하기 위해서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그러나 방송사들의 부실한 가요 시상식은 대중음악계에 대한 영향력은커녕 상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일부 가수들은 방송사들이 주는 상의 신뢰성을 문제 삼아 시상식 불참을 선언하거나, 국내 가요시장의 불황, 개인적인 스케줄 등의 이유를 대면서 시상식 불참을 통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MBC의 경우 이런 사정으로 지난해 행사를 본의 아니게 취소하기도 했다.
그래서 MBC가 가요 시상식을 폐지하기로 결정한 데에는 시상식을 둘러싼 이와 같은 배경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그럼에도 MBC가 논란이 계속되어 왔던 가요 시상식을 폐지하기로 한 것은 늦었지만 바람직한 일이다.
우리는 다른 방송사들도 연말 가요 시상식의 폐지를 심사숙고 해주기 바란다. 연말 분위기에 맞는 다양한 형식의 음악프로그램을 마련하거나, 보다 객관적인 선정 기준과 합당한 시상 내역을 갖춰 방송사들 공동의 시상식을 기획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스타급 연기자 관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연기상을 비롯해 방송 3사가 쏟아내는 각종 연말 시상식들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재검토 해주기 바란다. 논란만 일으키고 권위는 떨어지는 시상식의 남발은 자칫 방송사 전체의 신뢰를 실추시킬 수 있는 만큼 결코 가벼이 볼 문제가 아니다.<끝>
2006년 11월 1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