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KBS 독립영화관 폐지검토’에 대한 민언련 영화비평분과 논평
등록 2013.08.2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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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KBS 독립영화관’을 계속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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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올 가을 개편에서 ‘KBS 독립영화관’(이하 ‘독립영화관’)의 폐지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폐지 검토의 이유는 ‘낮은 시청률’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독립영화관’이 여러 측면에서 폐지되어서는 안 될 프로그램이라고 판단하며, KBS가 이 프로그램을 유지, 발전시켜 줄 것을 촉구한다. 


첫째, ‘독립영화관’은 시청자들이 지상파 방송을 통해 독립영화를 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2001년 5월에 정규 편성된 ‘독립영화관’은 지금까지 450여 편의 국내외 독립영화를 방송해왔다.
시청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독립장편영화, 독립다큐멘터리, 저예산예술영화, 해외 독립장편영화, 애니메이션영화 등을 볼 수 있었고, 독립영화계의 소식도 알 수 있었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영화 관련 프로그램들은 많지만 대부분 상업 영화를 소재로 삼고 있기 때문에 이들 프로그램에서 독립영화와 관련된 정보를 얻기는 어렵다. 주말의 영화 프로그램들 역시 마찬가지다. 따라서 ‘독립영화관’을 폐지한다면 독립영화의 관심이 있는 시청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프로그램이 사라져버리는 셈이다.  


둘째, 방송프로그램의 다양성 보장 차원에서도 ‘독립영화관’은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독립영화들은 기존의 방송프로그램들이 다루지 않는 다양한 소재를, 다양한 방식으로 담아내고 있다. 따라서 공영방송들이 이런 독립영화를 그대로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셋째, ‘독립영화관’은 우리 영화 전반의 질적 성장을 이끄는 토대를 다지는 데 기여하고 있다.


독립영화는 상업영화들이 시도할 수 없는 다양한 주제와 형식을 실험하고 창조함으로써 영화발전의 ‘전초기지’ 역할을 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한국 영화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봉준호, 임순례, 허진호 등등의 감독들도 독립영화를 통해 성장해 왔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실력 있는 감독들이 어렵게 독립영화를 완성한다 해도 일반 관객들을 대상으로 작품을 상영할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다. 독립영화 전용관이 하나도 없는 우리 현실에서 재능 있는 영화인들이 관객의 관심 속에서 성장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이다. 이런 상황에서 ‘독립영화관’은 신인 영화인들의 참신한 독립영화들이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됨으로써 이들의 창작 의지를 북돋아주는 역할을 했다고 본다.
따라서 ‘독립영화관’을 폐지하는 것은 독립영화가 대중들과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다시 한번 좁힘으로써 독립영화의 발전 기반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 우려가 크다.


우리는 공영방송 KBS가 비록 소수라 하더라도 독립영화에 관심이 있는 시청자들의 욕구를 외면하지 않기를 거듭 당부한다. 아울러 ‘독립영화관’이 독립영화의 발전, 더 나아가 한국 영화 전반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이 프로그램을 더욱 발전시켜주기 바란다.
만약 이와 같은 우리의 당부에도 KBS가 ‘독립영화관’을 폐지한다면 공영방송이 심야시간의 의미 있는 프로그램들마저 시청률 경쟁에 희생시켰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끝>

 


2006년 9월 2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영화비평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