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관련 신문 보도에 대한 민언련 논평
등록 2013.08.2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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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의심 소’ 수입재개, 언론은 왜 방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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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정부는 3년 가까이 중단되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면서 “미국 현지 36개 수출작업장의 위생 및 광우병 안전관리에 이상을 없다고 판단해 최종적으로 수입을 승인하게 됐다”며 수입대상은 생후 30개월 미만 쇠고기로 그 중 뼈와 부산물을 제외한 살코기에 한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생후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는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본, 영국, EU 등에서 최소한 24건의 광우병이 발생했고, 살코기에서도 광우병 위험물질이 들어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또 미국 정부가 1998년부터 소에게 소뼈를 갈아 만든 사료를 먹이는 것을 금지했다고는 하나 미국 축산농가에서는 소와 돼지의 사료를 구분 없이 먹이기도 하고, 닭으로 만든 사료의 경우 닭이 먹은 소뼈 사료성분이 남아있을 수도 있어 안전을 확실하게 보장할 수 없다고 한다.
또 일본이 24개월 이상, 유럽은 30개월 이상 전체 도축 소에 대해 광우병 검사를 실시하는 반면 미국은 도축 소 1%만 광우병 검사를 하고 있어 검역시스템도 믿을 수 없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와 달리 일본은 30개월 미만 소의 광우병 발생 사례를 들어 2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입하기로 했으며, 한국 정부가 받아들인 미국식 ‘치아감별법’에 대해서도 일본은 그 방식이 과학적이지 않다며 출생기록이 없는 소는 12~17개월짜리 쇠고기만 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면서 여론 수렴을 위한 공청회 한번 열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기 위해  각종 공청회·토론회·설명회를 열고 이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그 흔한 공청회 한번 열지 않았으며, 논의 과정도 철저히 비밀로 하고 있다. 


이렇듯 국민 건강과 직결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가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음에도 언론들은 너무나도 무관심했다. 지난 6일 농림부 차관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피력한 후 7일부터 13일까지 한겨레신문이 사설 1건을 포함 총 5건의 보도를 내보낸 것을 제외하고는 경향(2건), 동아(2건), 조선(1건), 중앙(2건)을 보도하는 데 그쳤다.


한겨레는 7일, 8, 9, 13일 기사와 사설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 문제를 지적하고, 정부가 수입재개를 논의하면서 제대로 된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2건의 기사 중 7일자 기사에서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앞두고 미국측 압력에 밀려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서두르고 있다”는 농민단체의 주장을 전한 것 외에는 어떤 비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중앙일보도 2건의 기사를 보도했는데, 9일자 기사에서 낙농육우협회 이승호 회장이 “미국은 도축한 소의 1%만 광우병 검사를 하고 30개월 미만의 소가 안전하다고 보장하는 전문가는 없다”는 발언을 전하는 데 그쳤다.


나아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우리는 정부가 한미FTA 체결을 위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할 우려가 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강행한 데 대해 엄중 규탄한다.


아울러 언론들의 무관심한 태도 역시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광우병이 의심되는 쇠고기가 국민들의 밥상에 오르게 됐는데도 왜 이토록 무관심한 것인가?


특히 자칭 ‘비판언론’이라는 수구보수신문들은 왜 정부의 위험한 섣부른 쇠고기 수입재개를 일언반구 비판하지 않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한미FTA 협상에 악영향이 미칠 것이 두려워 쉬쉬하는 것인가? 아니면 미국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알아서 침묵하는 것인가? <끝>

 


2006년 9월 13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