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전작권 환수 관련 조선·중앙·동아일보 사설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6.8.31)
등록 2013.08.2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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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볼모로 한 비열한 '안보장사' 중단하라
- '전작권 환수가 세금올린다' 선동 말고 '한반도 평화보장 방안' 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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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수구 보수 신문들의 감정적인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흔들기'가 참으로 가관이다. 연일 쏟아내는 조선, 동아, 중앙일보의 사설을 보노라면 신문인지 전쟁 위협을 부추기며 생존하는 '안보 장사꾼'인지 분간할 수 없을 지경이다.


지난 28일 조선일보는 <럼즈펠드는 2009년에 전작권 가져가라는데>라는 사설을 게재했다. 이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2009년에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 받으려면 "2008년까지 국방비 150조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때문에 국민 부담이 늘어났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30일자 사설 <한국군 추어올리며 미군 빼겠다는 미 국방장관>에서도 조선일보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가 "주한미군 빼내기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한국이 혼자 힘으로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해묵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것인지 동아일보도 똑같은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28일자 사설 <작전권 환수 비용, 대통령은 얼마나 내놓을 건가>에서 동아일보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시기가 앞당겨져 "국민의 세금 부담은 더욱 늘어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동맹 잃고, 세금 더 내고, 불확실한 미래까지 떠안게 된 우리 국민만 어렵게 됐다"며 "노 대통령은 늘어나게 될 국민 부담 중에서 얼마나 낼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기까지 했다. 30일자 사설 <작전권, 아마추어 정권이 전문가 의견 외면하나>에서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주한미군을 더 빨리 뺄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가 방위비 증액으로 연결된다는 조선, 동아의 주장에 중앙일보도 주파수를 맞췄다. 28일자 사설 <미국에서 오기 시작한 '안보청구서'>에서 중앙일보는 "앞으로 3년 남짓 남은 시일 내에 우리가 전작권을 단독행사할 만큼의 전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보는 군사전문가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자신들의 주장을 기정사실화 했다. 미국의 주한미군 주둔비 분담 비용 인상 요구 역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결부시켰다.
그러나 30일자 사설 <전작권 환수시기 늦추도록 미국 설득해야>는 조선, 동아일보와는 약간 다른 입장이 나타났다. "전작권 환수 자체는 이미 기정사실이 돼 버렸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보유한 공격 능력에 대한 우리 군의 억지 능력이 충분치 않다"는 주장은 조선, 동아일보와 동일했다. 그러면서 중앙일보는 "전작권 환수 시기를 최소한 우리 군의 능력이 충분히 갖춰지는 시기로 늦추기 위해 미측을 적극 설득하라"고 제언했다.


반면에 한겨레신문은 앞의 세 신문들과는 달리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와 평화 구축에 도움이 되어야 함을 역설했다. 28일자 사설 <평화 촉진해야 할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에서 한겨레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가 "한-미 두 나라의 이해관계가 기본적으로 일치한 사안"이라고 논평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직도 사격장, 미군 반환기지 환경오염 치유 문제 등은 작통권 환수와 별개 사안"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또한 "전시 작통권 환수는 동북아 평화를 위한 노력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미국제 무기 구입을 통한 군비 증강을 넘어서 우리 스스로 평화를 위한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30일자 사설 <럼스펠드 발언과 한나라당의 '안보장사'>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논의를 정략적으로 활용하며 국론 분열과 국민 불안을 부추기는 한나라당을 비롯한 일부 세력의 속셈을 비판했다. 이 사설에서 한겨레는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의 발언을 인용하며 "오랫동안 계속된 북한 경제난과 지난 30여년 동안 남한의 절반 수준이었던 북한 국방비 규모 등을 생각하면 한국군의 군사력은 북한보다 강하다"고 전제하고 "정부내 친북세력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작통권 환수를 추진한다"며 구시대적 색깔론에 입각하여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가로막는 공성진 의원의 행태 등 한나라당의 구태를 비판했다. 한겨레는 한나라당의 이같은 행태를 "불안감을 조성하고 사실을 왜곡하면서까지 미국에 매달릴 것을 요구하는 정파적 이익만 챙기면 된다는 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 동아, 중앙일보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연일 흔들어대는 속셈은 뻔하다. 한나라당 집권을 위해 '안보위기론'으로 선거 의제 설정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한-미 FTA', '사회양극화' 문제 등 주요 현안의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 못하는 수구 보수 신문들로서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를 건드려 구태의연한 색깔론에 편승하며 국민들의 불안 심리를 부추겨 '한나라당 표몰이'를 하겠다는 발상을 할만도 하다.


하지만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이미 한-미 양국이 합의하여 기정사실화 된 지 오래다. 이미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합의했을 때부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결정된 거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조선일보 등은 몰랐단 말인가.
문제는 조선, 동아, 중앙일보가 그들이 선전한 150조원의 군사비 증액 없이는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 받을 수 없다고 기정사실화 한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부추긴 불안 심리에 동요된 국민들이 군사비 부담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끔 하자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 책임은 교묘히 현 정권에게 돌리고 있다. 혹시 한나라당의 차기 집권을 염두에 두고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빌미로 한 군사비 증액의 책임을 한나라당이 지게 될까봐 미리부터 정지작업을 벌이는 것은 아닌가.


이러한 조선, 동아, 중앙일보의 행태는 한 마디로 "국민을 인질로 삼은 비열한 안보장사"다.
그러나 조선, 동아, 중앙일보는 이 과정에서 자신들이 중대한 실책을 저질렀다는 점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위해서는 막대한 군사비 증액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역설적으로 천문학적 군사비로 유지되는 분단체제가 결과적으로 예산의 군사비 편중을 심화시켜 민생복지 향상을 얼마나 제약하고 있는지 반증했으니 말이다. 사회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성역'이었던 군사비를 예산 논쟁의 대상으로 끌어들인 조선, 동아, 중앙일보의 행태는 한 마디로 "제 꾀에 제가 넘어간" 격이 아닐 수 없다.<끝>

 


2006년 8월 3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