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일부신문의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 지분소유 및 관련 보도태도에 대한 민언련 논평
등록 2013.08.29 14:09
조회 317

 

 

 

일부신문, 윤리경영 말할 자격없다
.................................................................................................................................................

 

 


최근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의 언론사가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6일자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경품용 상품권을 발행했던 티켓링크의 지분을 동아일보와 문화일보가 1.24%, 중앙일보가 1.1%, 서울신문이 0.6%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티켓링크 측에서는 “정보통신에 대한 투자열기가 뜨거웠던 1999년과 2000년 사이에 이들 언론사가 주주로 참여했다”고 밝히고 있다.


해당 신문사들은 ‘사업을 위해’ 주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앙일보는 “자회사인 조인스닷컴 등의 사업을 위해 티켓링크 주식을 보유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으며, 서울신문은 “2002년에 감액손실 처리를 해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러나 언론사가 ‘투자’라는 이름으로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의 지분을 사들인 것이 적절한 처신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해당 신문사들은 26일과 28일, 29일에 걸쳐 청와대 전 행정관의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 주식보유를 비판하며 발행업체 지정과정의 의혹을 제기하는 데는 앞다투어 나서면서도 자신들의 주식보유와 관련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또 중앙일보는 홍석현 중앙일보 전 회장의 막내동생인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의 로비의혹에 대해서도 소극적 보도로 일관했다. 중앙일보는 26일 <무허가 상품권 유통 20억 로비 의혹 추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는데 홍석규 회장의 이름은 ‘19개 상품권 업체 순익변화’ 표에 한국문화진흥의 주요 주주로 거명만 하고, 다음커머스 등 다른 기업들에 대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홍석규 회장이 출국금지 당한 사실은 아예 보도되지 않았다.


우리는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 비리 의혹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의 지분을 일부 언론사들까지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사주 동생의 의혹도 소극적으로 보도하는 신문이 자사와 연루된 업체들의 문제를 얼마나 제대로 다룰 수 있겠는가?


전국을 도박공화국으로 만든 사행성 게임에 대해서 언론은 온갖 의혹 보도들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언론들이 과연 이번 논란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지 묻고 싶다. 그동안 언론들은 ‘사행성 게임’의 문제를 곪을대로 곪아 터져나올 때까지 외면했다. 더 나아가 일부 언론이 경품용 상품권 발행사의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언론들의 ‘도덕불감증’과 ‘사회적 무책임’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사건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병폐를 도려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더불어 이 과정에서 ‘언론사 경영의 윤리’도 공론의 장에서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고 본다. 다른 기업들에 대해 ‘윤리경영’을 요구하는 언론사들이 자신들의 경영윤리를 허술하게 다뤄서는 안될 일이다. <끝>

 


2006년 8월 29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