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사회양극화해소 국민연대 논평> KBS노조는 ‘사회양극화 해소’라는 대의마저 짓밟으려 하는가?
KBS노조는 ‘사회양극화 해소’라는 대의마저 짓밟으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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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BS 노조가 ‘정연주 사장 연임 반대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엉뚱하게도 그간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해 활동해온 시민사회단체와 시민운동가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사회양극화 해소’라는 우리사회의 대의마저 짓밟는 결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매우 개탄스러운 일이다.
더구나 노조의 주장은 잘못된 사실관계(팩트의 오류)에 근거해서 논리 비약과 무리한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실망스러운 일이다. 이에 전국 133개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사회양극화해소 국민연대’는 이 문제와 관련한 사실관계와 입장을 밝혀서 향후 팩트의 오류에 기초해 벌어지는 잘못된 논란을 종식시키고자 한다.
우선, KBS 노조의 ‘커넥션’, ‘외압’ 주장은 잘못된 팩트에 근거해서 시민단체 간부들을 잘못 비난한 주장으로,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되지 않는 수준이다. KBS 노조는 한 피디의 ‘양심선언’을 근거로 정 사장과 시민단체 인사들 사이의 ‘커넥션’, 제작진에 대한 부당한 ‘외압’을 주장하고 있다.
문제의 ‘양심선언’에 따르면 지난 해 9월말 정 사장이 KBS 신관 8층 화장실 옆에서 제작본부의 간부들에게 시민운동가 두 사람의 자문을 받아 ‘사회양극화’ 시리즈를 제작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후 두 사람의 시민운동가가 제작진들에게 사회양극화 문제에 관해 “강의”를 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정 사장이 제작본부의 간부들에게 어떤 내용의 지시를 하였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잘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접촉한 경험이 있는 사회양극화 관련 프로그램의 진행 경과에 비추어 볼 때 KBS노조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우선, 위 ‘사회양극화’ 시리즈 제작팀과 우리 ‘사회양극화해소 국민연대’의 공동집행위원장들이 만난 것은 정연주 사장의 지시로 만난 것이 아니다.
당시의 실제상황은 KBS스페셜팀장인 이규환 팀장이 KBS시청자위원인 박석운 위원(사회양극화해소 국민연대 공동집행위원장, 전국민중연대 집행위원장)에게 사회양극화 문제 관련 KBS스페셜 프로그램 기획관련 자문간담회에 참석해 달라는 부탁을 하였고, 이에 박석운 공동집행위원장은 총 7명(박석운 전국민중연대 집행위원장, 이혜선 민주노총 부위원장, 정광호 한국노총 사무처장, 박민웅 전농 사무총장, 하승창 함께하는시민행동 사무처장,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으로 구성된 사회양극화해소 국민연대 공동집행위원장단 중에서 당일 시간이 되는 2사람의 공동집행위원장(최민희, 김기식)과 함께 자문간담회에 참석한 것이 실제 상황이다.
그러므로 정 사장의 지시로 위 2사람이 자문간담회에 참석하였다는 주장은 실제 사실과 전혀 다름이 분명하다. 익히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박석운 위원장은 KBS시청자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줄곧 신자유주의세계화 정책의 폐해와 이로 인한 사회양극화 문제를 KBS방송에서 다뤄 줄 것을 요구하여 왔고, 또 당시 KBS노조가 발행하는 노보에도 사회양극화해소에 KBS방송과 KBS노조가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하는 기고를 한 바도 있다.
둘째로, 당시 자문간담회에서는 위 두 사람이 강의를 한 것이 아니라 박석운 위원장을 비롯한 3인의 공동집행위원장들이 총 7개 부문, 21개 과제로 구성된 사회양극화해소 국민연대의 주요 정책의제(별첨 목차 참조)의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당시 설명한 주요 정책의제는 우리 국민연대에서 수차례의 정책 워크숍을 거치면서 각 참가단체들의 의견을 통합ㆍ조정하여 총 13페이지로 요약 작성한 정책의제인데, 목차만 살펴보더라도 이런 의제들이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필수적인 정책의제들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문간담회에 참석한 3사람의 공동집행위원장들은 국민연대 내에서 개최하였던 수차례의 정책 워크숍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위 정책의제를 통합·조정해 내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실질적인 전문가들이다.
따라서 우리가 경험한 위 2가지 사실에 비추어 보더라도, “지난 해 9월말 정 사장이 제작본부의 간부들에게 김기식, 최민희 두 사람의 자문을 받아 ‘사회양극화’ 시리즈를 제작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후 두 사람의 시민운동가가 제작진들에게 사회양극화 문제에 관해 장시간 ‘강의’하는 촌극이 빚어졌다”는 주장은, 팩트의 오류에 근거해 추론된 잘못된 주장임이 분명하다고 하겠다.
우리들 시민사회단체들은 KBS를 비롯한 지상파 방송사들이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한 프로그램 제작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 왔으며, 여러 경로를 통해 이런 견해를 표현해 왔다.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도 우리 시대 최대의 현안중의 하나인 사회양극화해소를 위해서 KBS 등 지상파방송사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사회양극화해소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줄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사회양극화해소를 위한 우리의 이런 노력은 시민운동가로서, 그리고 시청자의 일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본연의 임무를 다하는 길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는 KBS 노조가 정 사장 반대운동을 벌이는 자체에 대해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최근 사회양극화해소 관련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KBS 노조가 보이는 일련의 행태는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는 생각이다.
특히 KBS 노조가 사회양극화해소국민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이었던 세 사람이 제작진에게 사회양극화 해소 문제와 관련한 자문을 해 준 것을 두고, ‘정 사장과의 커넥션’ 운운하며 비난하고, 이를 제작진에 대한 부당한 압력으로 몰아가는 행태를 접하며 참으로 기가 막힐 지경이다.
더욱이 지극히 자의적인 잣대에 따라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을 ‘친 정연주’로 재단하고, 이들에 대한 음해와 공격을 ‘정 사장 반대’에 악용하는 것은, 오로지 ‘정연주 연임 반대’라는 눈앞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회양극화해소”라는 우리 사회의 대의조차 훼손시키는 행태라 아니할 수 없다.
이참에 우리는 KBS 노조가 양극화 해소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엄중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사회양극화해소라는 과제는 그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 사회의 핵심과제임이 분명하고, 지금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가에 대해서는 KBS 노조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KBS 노조가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한 프로그램 제작에 힘을 보태지는 못할망정 시민운동가들의 프로그램 자문까지 공격하는 상황은 실로 참담한 상황이라 아니할 수 없다.
지금 KBS 노조가 해야 할 일은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에 대한 근거없는 공격이 아니라, 사회양극화 해소, 한미FTA 저지, 경찰의 살인진압 근절 등 우리 사회의 핵심 과제들을 KBS가 프로그램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회적 의제화 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일일 것이다.
KBS 노조의 성실한 반성과 진심어린 시정조치를 촉구한다. <끝>
2006년 8월 17일
사회양극화해소 국민연대 www.peopleaction.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