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서울지역 주요 신문 지국 신문고시 위반 실태조사」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6.4.3)
포상제 1년, 공정위는 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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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 독자감시단이 3월 27일부터 28일까지 서울지역 4개 신문(동아, 조선, 중앙, 한겨레) 지국 160개를 대상으로 신문고시 준수 실태를 조사한 결과, 공정위의 신고포상금 상향 조정 방침을 비웃는 듯이 신문지국들의 불법 무가지·경품 제공 실태가 더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신문지국들의 신문고시 평균 위반율은 78.8%로 지난 1월 조사 때의 66.3%보다 10% 정도 높아졌으며, 신문지국별 위반율은 동아·조선·중앙일보가 92.5%, 한겨레는 37.5%를 나타냈다.
위반 내용도 심각한 수준이다. 4개월 이상의 무가지와 경품을 함께 제공하는 지국이 동아 12곳, 중앙 10곳으로 나타났으며, 4개월 이상의 무가지를 제공하는 조선일보 지국은 22곳에 달했다. 심지어 동아일보 한 지국은 6개월의 무가지에 5만원 백화점 상품권까지 제공하고 있었다. ( <표1> 참조)
한편, 신문지국들의 신문고시 위반 실태를 고발하는 시민들의 제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오늘(3일) 우리 회 독자감시단은 시민 제보로 강동구의 한 신문지국이 자전거를 경품으로 내걸고 판촉에 나선 현장을 포착하기도 했다. ( 사진자료 참조) 또 대단위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거대신문사 지국들의 불법 판촉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제보도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신고포상제'가 도입된 후 만 1년이 지난 지금 신문시장은 고가의 백화점 상품권이 판을 치는 무법천지가 되고 말았고, 자취를 감추었던 자전거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우리 회는 지난 해 신고포상제가 도입된 이후 이와 같은 상황을 우려해 공정위의 적극적인 단속을 거듭 촉구해왔으나 '쇠귀에 경 읽기'였다.
신문지국들이 공정위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정식 구독계약서를 쓰지 않는 등의 편법을 총 동원해 고가의 경품과 무가지를 제공하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공정위는 이에 대한 단속 대책은커녕 시민들이 '명백한 위반의 증거'를 가져오기만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공정위는 포상금 액수만을 올리는 일이 능사가 아니다. 신문지국들은 구독계약서조차 제대로 써 주지 않는데다, 평범한 시민이 불법의 현장을 사진 등으로 담는 일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공정위가 지금과 같은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한다면 불법 무가지와 경품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이미 우리 회는 신고자가 모든 구체적 증거자료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신고자의 이름과 주소, 연락처가 확실하고 위반지역, 위반행위가 발생한 날짜와 경품 내용만 확인된다면 공정위가 구체적인 증거를 수집하고 적극적으로 조사에 나서서 신고포상제의 실효성을 높여 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공정위는 '신고포상제가 효과를 거뒀다'고 주장하지만, 우리 회에 제보해 오는 시민들은 일상생활에서 목격하게 되는 신문지국의 각종 불법 행위, 불법 경품을 미끼로 한 구독 강요에 대해 '신문지국과 구독계약을 맺지 않고도 관련 기관에 신고할 수는 없느냐'며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또 '구독계약을 맺고 신고를 했을 때 지국으로부터 해코지를 당할 염려는 없느냐'며 신고를 꺼리고 있다.
시민들의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문지국들의 신문고시 위반 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실효성 있는 단속 방안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신문지국들의 편법적인 경품 제공을 더욱 부추기고, 나아가 주무 기관으로서의 신뢰마저 땅에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우리는 공정위가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줄 것을 거듭 촉구하며, 아울러 경품을 금하고 무가지를 유료신문 대금의 5%까지만 허용하는 방향으로 신문고시를 개정하는데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 <끝>
2006년 4월 3일
(사) 민주언론시민연합